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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정말 죽으라는 얘기죠 뭐" 폭우에 코로나까지…남대문 상인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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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 반석교회발(發) 코로나19 집단감염 여파
남대문시장 케네디상가서 8명 확진
10일 오후 찾은 남대문시장…인적 드물고 한산
상인들 "장사 안되고 확진자 나와 불안해" 하소연

10일 오후 서울 남대문시장 거리 모습. 상인들은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에 장마까지 겹쳐 매출에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고 입을 모아 토로했다./사진=김슬기 인턴기자 sabiduriakim@asiae.co.kr

10일 오후 서울 남대문시장 거리 모습. 상인들은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에 장마까지 겹쳐 매출에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고 입을 모아 토로했다./사진=김슬기 인턴기자 sabiduria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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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김슬기 인턴기자] "말 그대로 딱 죽겠어요. 폭우에 코로나까지 이게 무슨 일이야."


기록적인 집중 호우가 지속하면서 전국에서 인·물적 피해 규모가 커지는 가운데 서울시와 중구에 따르면 이곳 시장에 있는 '케네디'상가에서는 상인 8명이 잇따라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렇다 보니 상인들 사이에서는 엎친 데 덮쳤다는 하소연이 쏟아지고 있다.

10일 오후 취재진이 찾은 남대문시장은 그야말로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손님과 관광객으로 북적이던 평소와 다르게 인적이 드물고 지나다니는 사람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시장 내 대부분 상점은 한 집 건너 한집 꼴로 문을 닫은 상태였고 문을 연 상점마저도 찾는 손님이 없어 시장 골목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였다.


상인들은 입을 모아 코로나19와 연이은 폭우로 매출에 타격이 크다고 토로했다. 시장에서 의류 잡화점을 운영하는 상인 A(28) 씨는 "코로나에 장마까지 겹쳐 매출이 3분의 1 이상이 줄었다. 지나다니는 손님도 거의 절반 이상 줄었다고 보시면 된다"라며 울상을 지었다.


A 씨는 "가뜩이나 장마에 휴가철까지 겹쳐서 매출이 떨어졌는데 근처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와서 매출에 타격이 크다. 오늘만 해도 찾아오는 손님들이 '확진자 나온 곳이 어디냐' 물어보시기도 하고, 저한테 코로나19 조심하라고 걱정도 해주신다"라고 했다.

서울 남대문시장 케네디상가에서 상인 8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10일 확진자가 발생한 케네디상가 앞에 차단대가 놓여있다. 해당 상가 근처에는 오가는 유동인구를 찾아볼 수 없었다./사진=김슬기 인턴기자 sabiduriakim@asiae.co.kr

서울 남대문시장 케네디상가에서 상인 8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10일 확진자가 발생한 케네디상가 앞에 차단대가 놓여있다. 해당 상가 근처에는 오가는 유동인구를 찾아볼 수 없었다./사진=김슬기 인턴기자 sabiduria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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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케네디'상가 앞에는 출입을 통제하는 차단대가 놓여있었다. 상가 바로 옆 가게들은 문을 닫은 상태였다. 휴가를 간 것 아니냐는 기자 질문에 한 상인은 "휴가는 무슨 휴가. 여기서 (코로나19) 터져서 문 닫은 거지"라고 힘없이 말했다.


케네디상가 맞은편 가게 상인들은 가게 문을 열고 장사를 시작했지만,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상가 맞은편에 있는 의류·잡화점 상인 B(68) 씨는 "장사 경력 30년 만에 이런 불황은 처음이다. 말 그대로 '딱 죽겠다' 손님도 없고 장사가 일체 안된다"라고 하소연했다.


B 씨는 "봄에 코로나19 터지고 매출이 확 줄었다가 다시 서서히 좋아지는가 싶더니 폭우에 장마까지 터졌다. 설상가상 이 바로 앞에서 코로나19 확진자까지 나왔다. 불안하기도 한데 정말 장사가 안돼서 죽겠다. 어쩌면 좋나 살려달라"고 토로했다.


또 근처에서 잡화점을 운영하는 상인 C(71) 씨는 "이 근방 상권은 다 죽었다고 보면 된다. 코로나19 터지기 전에도 상권이 죽어있었지만, 코로나19 터지고 나서는 완전히 전멸 수준이다. 주변을 봐라. 손님이 있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C 씨는 "시장에 개미 한 마리 안 지나다닌다. 경기가 빨리 좋아져야 할 텐데 좋아질 기미도 안 보이고 요 앞에서는 확진자까지 나오니…. 정말 불안해 죽겠다"라고 했다.


일부 상인은 문을 닫고 집으로 들어갈 채비를 하기도 했다. 상인 D(52) 씨는 "지금 매출이 문제겠나. 불안해서 장사할 수가 없다. 구청에서는 자율적으로 하라고 하는 데 영 불안해서 일찍 접고 집에 가려고 한다"라고 불안감을 내비쳤다.


서울 중구 숭례문 앞에 설치된 선별진료소에서 한 남대문 시장 상인이 의료진으로부터 주의사항을 전달받고 있다./사진=김슬기 인턴기자 sabiduriakim@asiae.co.kr

서울 중구 숭례문 앞에 설치된 선별진료소에서 한 남대문 시장 상인이 의료진으로부터 주의사항을 전달받고 있다./사진=김슬기 인턴기자 sabiduria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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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가 발생했다는 불안감 탓인지 중구 숭례문 앞 마련된 임시 선별진료소에서는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마치고 돌아가는 시장 상인들도 볼 수 있었다.


이날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돌아가던 남대문시장 상인 E(52) 씨는 "코로나19 증상은 없는 데 불안해서 검사를 받으러 왔다. 주변 상인들도 다 왔다 갔다"라고 설명했다.


E 씨는 "오늘 구청에서도 나와서 (상인들한테) 검사받으라고 얘기해주기도 했고…. 코로나19도 코로나19인데 장마까지 겹쳐서 안 그래도 좋지 않던 매출이 박살이 났다. 손님도 없다. 코로나19 검사도 받았으니 이대로 돌아가서 장사 접고 집에 가서 쉴까 한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상인 F(31) 씨 역시 "의심 증상이 없긴 한데 불안해서 검사를 받으러 왔다. 이러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이라도 받으면 가게는 누가 보나 걱정된다"고 호소했다.


10일 오후 서울 중구 숭례문 앞 마련된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고 있다./사진=김슬기 인턴기자 sabiduriakim@asiae.co.kr

10일 오후 서울 중구 숭례문 앞 마련된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고 있다./사진=김슬기 인턴기자 sabiduria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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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10일 서울시에 따르면 중구 남대문시장 여성의류 전문상가인 케네디 상가에서 9일 기준 8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이곳 1층에서 의류판매업을 하는 경기 고양시 소재 반석교회 교인 1명이 지난 6일 최초 확진된 뒤 같은 층에서 일하는 상인 7명이 연달아 감염됐다. 반석교회에선 이달 5일부터 지금까지 24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서울시 감염병관리과 관계자는 "고양시 반석교회를 다닌 남대문시장 상인 1명이 6일 최초 확진 후, 근무지인 남대문시장 케네디상가에서 상인 7명이 9일 추가 확진됐다. 이 중 서울시 확진자는 7명이다"라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서울시는 즉각 대응반이 출동해 중구 보건소와 역학조사 및 접촉자 조사를 실시 중이며 해당 상가는 임시 폐쇄 조치하고 긴급 방역을 실시했다"라며 "선제적 조치로 7월30일부터 8월8일까지 해당 상가(회현역 5, 6번 출구)를 방문한 사람은 증상 발생 시 검사를 받도록 전국적 안전안내문자를 발송했다"고 말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김슬기 인턴기자 sabiduria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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