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400만명에 백기‥트럼프, 공화당 전대 전격 취소
플로리다 등 미 전역 확진자 증가에 입장 바꿔
가을학기 개학 일부 연기도 시사
[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대선 출정식이 될 공화당 전당대회를 전격 취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수많은 관중이 참석하는 전당대회를 고집해왔지만 미국 내 코로나19 환자 수가 400만명을 넘어서자 결국 백기를 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19 브리핑에서 "대규모 전당대회를 열 적절한 시점이 아니다"고 언급하며 "전당대회 주요 일정을 취소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공화당 전당대회는 다음 달 24~27일 플로리다 잭슨빌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다. 이어 "나는 다른 형태로 전대 수락 연설을 하겠지만 사람이 꽉 들어찬 전대는 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것을 하기엔 적기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대 취소 결정의 배경으로 안전을 강조했다. 그는 브리핑에서 "나는 미국 국민을 보호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미 존스홉킨스대학에 따르면 이날 오후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400만5414명, 사망자 수는 14만3820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전대가 예정된 플로리다주에서는 이날 173명이 코로나19로 사망해 하루 기준 최다를 기록했다. 또 하루 확진자 수는 1만249명이었다. 잭슨빌이 속한 듀발카운티의 누적 확진자는 1만8357명이다.
그의 결정은 그동안의 행보를 비춰볼 때 파격적 변화로 읽힌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우려에도 현장 전대를 고집해왔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는 "깜짝 발표"라면서 "코로나19의 위협에 고개를 숙였다"고 평가했다.
현장 전대를 강행할 경우 대선을 앞두고 심각한 후폭풍을 맞을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사태 후 첫 대규모 유세지이던 오클라호마 털사에서의 전염병 확대를 목격한 상황에서 대선 출정식까지 치르기가 부담스럽다는 얘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마스크 사용에 대한 입장을 바꾸는 등 코로나19 브리핑을 재개한 후 연일 기존 입장과 다른 대책을 내놓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초 전당대회 예정지이던 노스캐롤라이나 샬럿에서 공식 후보 지명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구체적 방법이나 일정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샬럿은 주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의무화해 대규모 전당대회를 치를 수 없었다. 미 언론들은 공화당 대의원들만 샬럿에 모여 트럼프 대통령을 대선 후보로 지명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 수락 연설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로써 오는 11월3일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정상적 전대를 치르지 못하게 됐다.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전대 일정을 한 달 미룬 민주당은 내달 17일부터 20일까지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비대면 화상회의 방식으로 전대를 진행하기로 일찌감치 결정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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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가을학기 개학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에서도 한발짝 물러났다. 그는 이날 브리핑에서 코로나19 재확산이 심각한 일부 주에서는 가을 학기개학을 몇주 연기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해당 주에서는 주지사가 통계에 근거해 개학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면서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안전한 개학을 위한 추가 지침을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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