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한동훈 검사장 '공모' 입증 여부에 수사성패 달려

'검언유착'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왼쪽)와 한동훈 검사장.

'검언유착'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왼쪽)와 한동훈 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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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이동재 전 채널A 기자 측이 2월13일 당시 부산고검 차장검사로 있던 한동훈 검사장의 사무실을 찾아가 나눈 대화의 녹취록 전문을 공개했다.


녹취록에는 이 전 기자가 "이철 아파트 찾아다니고 그러는데"라고 얘기하자 한 검사장이 "그건 해 볼 만 하지. 어차피 유시민도 지가 불었잖아. 나올 것 같으니까. 먼저 지가 불기 시작하잖아"라고 말한 내용이 담겨있다.

이는 '이철 측을 협박해 유시민 관련 범죄 정보를 얻어내라'는 취지의 발언이 아니라, 이미 언론을 통해 공개된 유시민 의혹과 관련해 '어차피 유시민도 언론에서 자신이 VIK에서 강연료를 받고 강연한 사실을 먼저 털어논 적이 있다'는 의미로 한 말이라는 게 이 전 기자 측이 녹취록 공개로 밝히고자 하는 바다.


두 사람 사이 협박을 위한 공모(검언유착)가 없다는 증거를 언론에 제시하며 24일로 예정된 검찰수사심의위원회(수사심의위)에 대비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수사심의위는 검언유착 사건의 수사 계속 여부 및 기소 관련 내용을 다뤄 검찰에 제시한다.

◆KBSㆍMBC 보도에 녹취록 공개ㆍ형사고소로 대응=KBS는 18일 이 전 기자와 한 검사장이 "총선을 앞두고 유시민씨의 신라젠 주가 조작 연루 의혹을 제기하자고 공모했다는 정황이 확인됐다"고 보도했지만, 보도에 소개된 발언 내용 중 상당수가 아예 녹취록에 없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보도 하루 만에 사과하는 해프닝이 있었다.


다음날 MBC는 한 검사장이 이 전 기자의 취재계획을 듣고 "그런 것은 해볼 만하다"고 한 발언을 근거로 공모 의혹을 제기했고, 이에 대해 이 전 기자 측은 "녹취록 전체 취지를 왜곡한 편향된 보도"라며 "녹취록 전문을 공개할 테니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해 달라"고 MBC에 촉구했다.


◆공모관계 입증 못하면 '실패한 수사'=17일 이 전 기자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검찰 주변에서는 수사팀이 곧 한 검사장에 대한 신병확보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특히 김동현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영장을 발부하며 두 사람의 공모관계가 인정된다는 식의 발부사유를 밝히면서 검찰의 수사는 급물살을 탈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지난 주말 'KBS 오보 사태'를 거치며 분위기가 반전됐다. 이 전 기자가 녹취록을 공개하고, 한 검사장이 KBS 보도관계자 등을 형사고소하는 등 강력 반발한 데 반해, 정작 '검찰이 공모 증거를 확보했다'고 보도한 KBS가 사실상 오보였음을 인정하고 꼬리를 내리자 시민들도 '과연 두 사람이 공모한 게 맞느냐'는 의문을 갖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상황은 수사심의위에서 이 전 기자와 한 검사장에게 유리한 정황으로 작용할 수 있다.


현재까지 확인된 한 검사장의 녹취록 속 발언 중에는 앞서 MBC가 보도한 "그건 해 볼 만 하지"와 이철 대표에게 편지를 썼다는 이 전 기자의 얘기를 듣고 "그런 거 하다가 한 건 걸리면 되지"라고 말한 정도가 그나마 문제될 수 있는 발언의 전부다.


한편 수사심의위에는 이 전 기자와 한 검사장 측이 각각 의견서를 제출하고 직접 혹은 변호인을 통해 위원들 상대로 설득 작업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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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심의위가 최근 벌어진 일련의 상황들과 심의기일 검찰 측이 제출하는 증거들을 참고해 한 검사장이 이 전 기자와 '강요'를 공모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판단을 내릴 경우, 검찰은 한 검사장에 대한 기소 자체를 재검토해야 될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최석진 기자 csj040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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