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인 KB국민은행장의 역발상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고객 신뢰·자산관리 노하우 등 강점
금융 전문성 바탕 서비스 차별화
지역 거점점포에 분야별 전문가 배치
대면·비대면 채널 '경계없는 연계'
AI·빅데이터 활용 '더 케이 프로젝트'
IT 인프라 구축 미래형 시스템 완성
'마이데이터' 먼저 고객 찾는 금융으로
카카오 등 ICT 기반 기업과도 제휴
동남아-선진시장 진출 투트랙 전략

[아시아초대석]"빅테크 기업의 거센 도전…전문성·대면채널로 정면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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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네이버, 카카오와 같은 '빅테크(big techㆍ대형 정보통신기업)'들의 금융권을 향한 공세는 더욱 강해질 것입니다. KB국민은행은 자산관리 노하우, 고객 신뢰 등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강점이 있기 때문에 그들의 공격이 두렵지 않습니다. 차별화된 '고객 중심 디지털 서비스' 로 승부를 볼 생각입니다."


초대형 플랫폼을 무기로 금융 영토에 진격하는 빅테크에 대한 위기의식을 느끼지 않냐는 질문에 허인 KB국민은행장의 표정엔 잠깐의 망설임도 느껴지지 않았다. '난세에 영웅이 난다'는 말처럼 차별화된 '디지털 혁신' 전략으로 KB의 강점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다고 확신했다. 인터뷰 내내 그가 강조한 것은 '디지털KB를 통한 혁신적인 변화'였다.

허 행장은 "빅테크들은 플랫폼을 통해 확보한 고객 기반과 대규모 비금융 데이터 및 고객정보를 기반으로 금융업 진출을 본격화할 것"이라면서 "쉽지 않은 경쟁이 펼쳐질 것이지만 국민은행은 금융 전문성을 바탕으로 통합 자산관리 및 상담 역량 등 경쟁우위 영역을 중심으로 대응하겠다"고 자신했다.


그는 대면채널을 적극 활용한다는 역발상 전략을 내밀었다. 신규 경쟁자들과 차별화 되는 강점인 대면채널을 '고부가가치 창출 중심의 전문상담센터'로 진화시킨다는 설명이다. 일례로 허 행장은 'PG 2.0' 채널 전략에 대해 설명했다. 이는 6~7개의 지점이 파트너십 그룹(PG)이 돼 그룹 내 점포 간 협업을 통해 고객의 다양한 금융 니즈에 대처하고 은행ㆍ증권ㆍPB센터ㆍ연금센터 등이 결합된 지역거점점포를 구축하며 고액자산관리, 기업대출 상담 등 지역별 금융 니즈에 맞춰 각 분야의 전문가를 집중 배치하는 분야별 영업점 운영이 특징이다. 지난 15일 서울 노원종합금융센터와 부산 부전동종합금융센터를 오픈한 데 이어 이달 말까지 부산과 광주지역에 부산종합금융센터, 광주종합금융센터를 추가로 열고 하반기에도 지역거점점포를 확대할 예정이다.

카카오뱅크와 같은 인터넷전문은행과 KB국민은행 같은 전통은행의 가장 큰 차이점에 대해 허 행장은 "인터넷전문은행은 모바일 혁신이 바로 더 나은 고객경험으로 이어지지만, 전통은행 거래고객은 대면채널과 비대면채널을 모두 이용하기에 각 채널에서의 고객경험이 동시에 획기적으로 개선돼야 진정한 고객감동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생각에서 출발한 개념이 바로 대면채널과 비대면 채널간의 '경계 없는 연계'다. 즉, 고객이 어느 채널을 이용하든 동일한 수준의 서비스를 끊김없이 제공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허 행장이 그리고 있는 그림이다.


그는 "콜센터는 인공지증(AI)컨택센터로 진화돼 단순상담을 챗봇과 콜봇이 담당하게 되고, 상담인력은 전문금융상담과, 대면-비대면 연계 서비스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면서 "'더 케이(The K) 프로젝트'가 온전히 자리잡게 되는 10월이면 시스템적 구현이 완성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지난 2월부터 일부 영업점에서 시범 운영되고 있는 '더 케이 프로젝트'는 허 행장이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차세대 전산시스템이다. 이에 대해 그는 "더 나은 KB의 미래를 준비하는 혁신 프로젝트이자 성공적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한 변화와 혁신의 핵심 툴"이라고 소개했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최신기술을 적용해 혁신적인 IT 인프라를 구축하는 한편 미래형 전산시스템으로 마케팅 프로세스와 시스템을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시스템이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면 마케팅허브, 비대면채널, 글로벌플랫폼, IT인프라 고도화 등의 전체 시스템이 완성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허 행장은 신규 경쟁자의 출현으로 경쟁이 치열해지겠지만 한편으론 협업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카카오ㆍ네이버파이낸셜 등 ICT 기반 빅테크 기업과 제휴해 질 높은 데이터 기반 상품을 개발하고 좁은 국내 시장을 벗어나 글로벌 시장에 함께 진출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다.


허 행장은 "핀테크 업체와 협력해 은행 애플리케이션(앱)의 경쟁력을 높이고 비금융 관점에서 데이터 분석을 할 것"이라면서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동시에 질 높은 데이터 기반 제휴상품을 만들고, 글로벌 시장에 동반 진출하는 등 빅테크 기업과 협력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2017년 취임한 허 행장은 당시 '고객과 직원 중심의 역동적이고 혁신적인 디지털 KB'를 전략 방향으로 설정하고 실천해왔다. 지난해 11월 은행권 최초로 선보인 가상이동통신망(MVNO)서비스 '리브엠(Liiv M)'은 KB국민은행의 금융서비스와 디지털 혁신이 결합한 서비스로 허 행장의 자신작 중 하나다. 바이오 생체인증, 비대면 플랫폼 강화, 로보어드바이저 기반의 자산관리 서비스를 확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개인정보를 한곳에 모아 관리하고 이를 통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마이데이터도 그가 주력하는 분야다. 특히 허 행장은 고객이 찾기 전에 먼저 다가가는 금융을 구상하고 있다. 고객이 직접 찾아다니지 않아도 원스톱으로 편리하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통합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또 자사 고객 데이터와 외부 데이터를 결합해 은행만의 데이터에 한정된 사업 한계를 극복하고 타 사업간 비즈니스 결합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공급자 중심의 파편화된 서비스를 고객 중심으로 통합 전환해 금융ㆍ비금융 자산관리 시스템을 설계하는 것이 목표다. 이 같은 선도적 움직임에 최근 금융위원회가 개최한 '마이데이터 포럼'에 은행장 중 유일하게 초대받았다


허 행장은 "KB국민은행은 마이데이터법 통과 전 핀테크사에 API를 개방하는 등 마이데이터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며 "KB차차차(중고차), 부동산 시세 등 기존 디지털 전략 자산과 마이데이터를 병합, 새로운 금융서비스를 개발하는 모습이 높게 평가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신성장동력으로는 글로벌 사업을 꼽았다. 국내 금융시장의 성장 한계를 극복하고 지속적인 성장 및 미래 가치창출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해법이다. 특히 해외사업 확대를 위해 동남아시아와 선진국 시장에 대한 투 트랙 전략을 세웠다. 성장성이 높은 동남아시아에서는 리테일 영업을 중심으로, 금융시스템이 안정된 선진금융시장에서는 자본시장 비즈니스 위주의 수익창출 기반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허 행장은 "캄보디아 프라삭 인수에 이어 지난 4월에는 미얀마현지법인 설립을 위한 예비인가를 부여 받았다"면서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의 추가 지분 인수 논의도 진행 중인데 이를 통해 미얀마-캄보디아-인도네시아로 이어지는 동남아시아 금융벨트 완성이 보다 빨라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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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아시아경제 이초희 금융부장, 정리=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jomarok@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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