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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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석진 기자] ‘검언유착’ 의혹과 관련 17일 구속영장이 발부돼 구속수감 된 이동재 전 채널A 기자 측이 영장재판부가 ‘불고불리의 원칙’에 반해 검찰이 구속영장 청구서에 기재하지도 않은 사실들을 전제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불고불리의 원칙(不告不理 原則)이란 형사소송법상 ‘소추(訴追)가 없으면 심판 없다’는 형사재판 개시와 관련된 원칙으로, 법원은 검사가 공소를 제기해야지만 심리를 개시할 수 있고, 공소장에 기재된 범죄사실에 한해서 판단할 수 있다는 원칙이다.

특히 이 전 기자 측은 검찰이 구속영장 청구서에 기재하지 않은 한동훈 검사장과의 공모관계를 전제로 ‘사안이 중대하다’며 영장전담판사가 구속영장을 발부하고, 이를 영장 발부사유로 공표한 것의 부당성을 문제 삼았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전 기자의 변호인은 전날 ‘이동재 기자 구속영장 발부에 대한 입장’이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통해 “사법부에 대한 존중 차원에서 구속영장 발부 등 판단에 대해서는 별도의 입장을 내지 않는 것이 원칙이나, 영장 발부 사유와 관련한 구체적인 공표와 이에 따른 언론보도가 이었기에 '피의자의 인권 보장 차원'에서 입장을 밝힌다”며 이 같은 주장을 펼쳤다.

이 전 기자 측은 “영장에 한동훈 검사장과의 '공모관계'가 명시되지도 않았는데 영장재판부가 '검찰 고위직과 연결하여 협박하였다고 의심할만한 자료'가 있다고 공표한 것은 '수사 및 영장심사의 밀행성', 검찰이 청구한 범위 내에서 판단해야 하는 '불고불리의 원칙'에 비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검찰 수사팀 스스로도 이동재의 단독 범행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데, 영장재판부가 '검언유착'이 있었음을 전제로 '사안이 매우 중대하다'고 판단한 것도 이례적”이라고 덧붙였다.


이 전 기자 측은 또 “피해자와 직접 대면하지 않고 주로 편지를 보냈고, 피해가 실현되지 않은 강요미수 범행은 '사안이 중하지 않다고 보는 것'이 법조계의 일반적인 견해이며, 영장이 발부된 유사 사례를 본 적이 없다”고 반발했다.


이 전 기자 측은 “(이동재 기자가) 본건 수사 착수 이전에 휴대전화 및 노트북을 초기화한 것 외에는 어떠한 증거인멸행위를 한 적이 없으면, 다른 관련자들과 말을 맞추거나 증거인멸을 교사한 사실이 없다”며 “채널A 진상조사 이후로 검찰 고위직과의 공모관계를 입증할 직접 증거가 새로이 확보되지 않았으며, 피의자는 여전히 혐의를 다투고 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 전 기자 측은 “향후 이동재는 검찰의 소환 조사에 성실히 응할 것이며, '수사' 및 '공개된 재판'에서 형사소송법 원칙과 증거에 따른 판단이 내려지기를 바란다”며 “검찰수사심의위원회 등 관련 절차에도 참여해 의견을 밝히겠다”고 밝혔다.


김동현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7일 ‘강요미수’ 혐의로 검찰이 이 전 기자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을 발부하며 이례적으로 상세한 발부사유를 밝혔다.


당시 김 부장판사는 “피의자가 특정한 취재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검찰 고위직과 연결하여 피해자를 협박하려 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자료들이 있다”며 “이러한 혐의사실은 매우 중대한 사안임에도 피의자와 관련자들은 광범위하게 증거를 인멸하여 수사를 방해하였고, 향후 계속적으로 증거를 인멸할 우려도 높다고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실체적 진실 발견 나아가 언론과 검찰의 신뢰 회복을 위해서라도 현 단계에서 피의자에 대한 구속 수사가 불가피하다고 판단된다”고 영장 발부 이유를 밝혔다.


통상 영장전담 판사가 구속영장을 청구하거나 기각할 때 ▲범죄 혐의의 소명 정도 ▲도주 내지 증거인멸의 가능성 등을 각 사유로 언급했던 것과 비교하면 이번에 김 부장판사가 밝힌 영장 발부사유가 이례적으로 상세하고 구체적이었던 건 사실이다.


특히 김 부장판사가 이 전 기자의 구속영장을 발부하며 ‘검찰 고위직과 연결’을 언급한 것은 검찰이 이 기자와의 공모관계를 의심하고 있는 한동훈 검사장의 혐의까지도 충분히 소명됐음을 암시하는 표현으로 해석될 수 있어 법조계에서도 ‘통상적이지 않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정진웅)는 전날 오후 이 전 기자를 구치소에서 불러 면담하며 향후 조사일정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기자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됨에 따라 24일 개최되는 검찰수사심의위원회(수사심의위)의 결과는 사실상 의미가 많이 퇴색될 수밖에 없게 됐다.


사법기관인 법원이 영장심사를 통해 ‘혐의가 소명됐고 사안이 중대하다’고 이미 밝힌 상황에서 수사심의위에 참석한 현안위원들이 이 전 기자나 한 검사장에 대한 ‘수사 중단’ 내지 ‘불기소’ 의견을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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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기자의 구속영장 발부로 그동안 검찰 소환에 불응해온 한 검사장에 대한 검찰의 압박도 한층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최석진 기자 csj040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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