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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銀 어려워진 금리결정…부동산 급등에도 "출구전략은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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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금리에 주식·부동산 급등 가운데 금리 동결할 듯
아직 통화정책 출구전략 고민할 땐 아니라고 판단
실물경기 회복시까지 동결 가능성 높아
美 추가 완화정책 나오면 추가 인하도 고민

韓銀 어려워진 금리결정…부동산 급등에도 "출구전략은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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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장세희 기자] 기준금리를 결정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가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급등하는 자산가격이 한은의 셈법을 복잡하게 하고 있다. 아직까지 실물경기와 고용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제 타격에선 벗어나지 못했는데, 낮은 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에 힘입어 자산가격만 급등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7월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가 일단 동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빠르진 않은데다, 이미 기준금리도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낮아져 추가로 내리기엔 시기가 적절치 않다는 판단이다. 다만 향후 코로나19로 인한 경기회복이 더디고, 추가 코로나19 확산 가능성도 있어 하반기 중 금통위 때마다 한은의 고심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저금리, 주식·부동산 가격만 높였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9시56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06%(22.70포인트) 오른 2172.95포인트에 거래되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1457.64(3월19일)까지 떨어지기도 했지만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거의 회복한 모습이다. 올해 들어 코스피 지수 고점은 지난 1월22일 2267.25포인트였다.


코로나19로 언택트·바이오 관련주들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코스닥 지수는 코로나19 직전 수준을 이미 돌파한 뒤 800선을 넘보고 있다. 코스닥 지수는 같은시각 0.34%(2.67포인트) 오른 775.48에 거래 중이다.


한국의 대표적인 자산시장인 부동산 가격도 급등세다. KB리브온에 따르면 지난 1월20일 100.2를 기록하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지난 6일 기준 103까지 올랐다. 코로나19가 국내에서 확산한 후 2.8% 상승한 것이다. 전세가격도 함께 올랐다. 전세가격지수는 같은기간 99.4에서 100.7까지 1.31% 상승세를 보였다.

이처럼 자산가격이 상승하는 요인으로 지목되는 건 바로 '유동성'이다. 코로나19로 침체된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정부와 중앙은행이 시장에 자금을 풀었고, 이렇게 단기간 급증한 자금이 산업 생산과 소비보다 투자 시장으로 대거 흘러들면서 자산 가격만 오르고 월급과 물가는 오르지 않는 현상을 일으켰다는 것이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광의통화량(M2)은 3018조6000억원으로 사상 처음 3000조원을 넘어섰다. 한 달 새 34조원(1.1%) 늘며 월 증가폭도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M2는 협의통화(M1)에 저축성예금을 합한 것으로 언제든지 현금화가 가능한 자금을 의미한다. 통상 시중 통화량을 가늠하는 지표로 쓰인다. M2보다 더 현금 추세에 가까운 M1의 경우도 같은 달 1012조3000억원으로 처음 1000조원대에 진입했다.


어느정도 유동성 장세 용인할 수밖에 없어…"금리 정상화 고민할 땐 아냐"

그러나 정부와 한은 등 관계자들은 아직까지 금리 정상화(통화정책 긴축)를 고민할 시점은 아니라고 말한다. 여전히 매출과 영업이익 부진에 시달리는 기업과 자영업자들이 있고, 해외에서도 코로나19가 잦아들지 않고 있어 수출 부진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의 대출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이유다. 실물경기 타격이 회복되지 않았고 자산시장만 급등했을 뿐인데 이를 이유로 금리를 올릴 수는 없다는 것이다.


한은의 한 고위관계자는 "지금 어떻게 금리를 올릴 수가 있겠느냐"고 반문하며 "(최근 급등한) 부동산 가격은 결국 정책으로 잡아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풀어둔 유동성을 거둬들이긴 어려운 시점이고, 이 돈을 적정한 곳으로 흘러가게 하는 것은 정책으로 풀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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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역시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7·10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뒤 '저금리를 재검토할 시점 아닌가'라는 질문을 받고 "과도한 유동성이 부동산 가격을 올리는 데 대한 우려로 보이는데, 정부도 시중 유동성이 더 생산적인 투자처를 찾아갈 수 있게 하는 대책이 근본적으로 같이 가야 한다고 본다"고 답했다.


그러나 '시중 유동성이 생산적인 투자처를 찾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새로운 투자를 일으킨다는게 쉽지 않은 일이고, 따라서 기업과 개인들이 수익을 좇아갈 수밖에 없다는 것.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한은이 부동산을 보고 경제정책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부동산 정책이 실패하며 서울 일부지역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또 "정부가 정책적으로 개인이 가계대출을 하긴 어렵게 만들었지만 법인 등을 통해 자금이 부동산으로 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며 "추가 자금이 있는 기업들의 상황이 좋지 않아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고, 장기적으로 자금은 부동산으로 이동할 수 있기 때문에 금리를 조정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해외IB·애널리스트 "美 Fed 추가 완화조치 나오면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

그렇다면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은 한은이 움직일 수 있는 시점은 언제일까. 전문가들은 현재 제로(0) 금리를 유지하고 있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완화적인 추가 통화정책을 내놓고, 만약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한다면 한은이 금리를 내릴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실효하한 부담이 있기 때문에 미국의 추가 완화조치가 선제적으로 이뤄져야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할 것 같다"며 "미국이 실질적으로 마이너스금리까지 내리긴 어려울 것이고, 조치가 나온다 하더라도 대선 직전인 11월까지 금리변동은 어려울 것 같다"고 전망했다.


성태윤 교수는 "만약 코로나19로 인한 현재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추가 금리인하가 하반기에 나올 수 있다고 본다"며 "금리를 내리면 노동정책으로 (기업들의) 비용이 올라간 부분을 부담을 덜어줄 수는 있겠다"고 말했다.


이미선 하나은행 금융투자연구원은 "1차 대규모 확산 때와 유사한 정도로 2차 확산이 오면 추가 금리인하 얘기가 나올 수 있을 것 같다"며 "미국에서 코로나19 확산이 어떻게 될 지, 이로 인해 Fed가 어떤 완화조치를 할 지도 변수가 될 것 같다"고 예상했다.


씨티, JP모건 등 해외 투자은행(IB)들은 한은이 3분기 중에 추가 금리인하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코로나19가 연말께 회복세를 보이면 한은이 내렸던 금리를 바로 인상할 수 있다고 봤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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