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설 숙의과정, 27일 150명 시민참여단 OT
'7월 결론-8월 증설'돼야 월성 2~4호기 셧다운 막는다
월성 2~4호기, 대구·경북 전력 21.9% 생산
"사회적 수용성 낮고 정부 바뀌면 원칙 바뀌는데 신뢰얻겠나" 비판

월성맥스터 증설논의 지연가능성↑…정부는 "문제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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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시설은 지어야 하는데 위원장은 나가고 지역 주민 갈등은 커지고 있다. 논의를 이끌어야 할 정부의 리더십은 희미하다. 경주 월성 원자력발전소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시설(맥스터) 증설을 두 달 안에 시작하지 않으면 월성 2~4호기가 멈춰설 수도 있다. 증설을 하지 않으면 사용후핵연료를 저장할 곳이 마땅치 않게 된다. 정부는 '7월 결론-8월 증설'과 관련한 '숙의 과정' 절차를 무리 없이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재검토위에 탈핵 진영도 넣어라"

27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 등에 따르면 전날 정정화 전 위원장은 서울의 한 식당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하면서 '공론화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위원회 구성, 숙의 과정 등 문제가 많다는 것이다. 기자회견엔 정 전 위원장을 재검토위 위원으로 추천했던 한국갈등학회 전 임원 2명이 참석했다.

정 전 위원장은 "탈핵 진영이 빠진 공론화는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며 "현재의 재검토위를 해체하고 새로 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검토위는 원전을 돌리면서 생기는 사용후핵연료를 어떻게 처리할지 등에 대해 시민 의견을 수렴하는 역할을 한다. 정부는 지난해 5월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을 백지화하고 재검토위를 출범시켰다. 지난해 재검토위는 15명으로 출범했으나 2명이 사퇴했고, 2명은 장기 결석해 실질적으로는 정 위원장을 포함해 11명이 그간 회의에 참석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들이 월성원전 핵폐기물 임시저장시설 추가건설 반대를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하는 모습./강진형 기자aymsdream@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들이 월성원전 핵폐기물 임시저장시설 추가건설 반대를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하는 모습./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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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설은 급한데 논의 과정은 지지부진하다. 재검토위 인원이 바뀔 가능성이 제기되고, 책임 권한을 늘리는 등 조직 구성을 다시 해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정 전 위원장에 따르면 지난 24일 재검토위 회의에서 공론화를 계속할지 논의한 결과 참석 위원 9명 중 6명이 '그대로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정 전 위원장 등 나머지 3명은 반대표를 던졌다.


정 전 위원장은 "저와 의견을 같이 한 나머지 2분도 사퇴를 고려하는 것으로 안다"며 “산업부가 아닌 대통령 직속 또는 국무총리 산하 기구로 운영해 중립성과 공정성을 담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산업부는 "방사성폐기물관리법상 위원회 기능과 활동기한은 산업부 장관 소관 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정부 "숙의 과정, 더 미룰 수 없다"

정부는 재검토위는 지금도 중립적인 전문가로 꾸려져 있고, 숙의과정을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산업부는 전날 설명자료를 통해 "공정한 의견수렴 관리 기구로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사례를 참조해 중립 전문가로 위원회를 구성했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탈핵 관련 시민사회계가 적극적으로 공론화에 참여하길 희망한다"며 "공론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정작 공론화 과정에 참여를 거부하고 토론장 밖에서 불공정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자기모순"이라고 지적했다. 탈핵 시민사회단체는 그간 토론회 참여 자체를 거부해왔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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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는 위원회 운영 규정에 따라 위원장을 다시 뽑아 공론화 논의를 이어가려 한다. 의사 결정에 차질을 빚는 일 만큼은 막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산업부는 "그간 위원회가 결정한 원칙에 따라 시민참여단 구성 및 숙의 절차가 이미 진행되는 만큼 의견수렴 절차를 차질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전 위원장은 "제가 공정성을 문제 삼아 사퇴한 마당에 나머지 위원 중 과연 위원장을 하겠다고 나설 사람이 있겠느냐"면서 "설혹 공론화 절차가 지금 현 체제로 진행된다고 하더라도 국민이 과연 수용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지난달 21일 재검토위는 "맥스터가 오는 2022년 3월 포화상태가 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한수원에 따르면 현재 사용후핵연료를 저장하기 위한 캐니스터는 100%, 맥스터는 95.4%가 찬 상태다. 증설 작업에는 19개월이 걸린다. 늦어도 오는 8월부터는 증설을 해야 한다고 정부와 한국수력원자력 등이 주장하는 이유다. 논의가 지연돼 맥스터 증설이 지연되면 최악의 경우 월성원전 2~4호기가 멈춰설 수 있다. 월성 2~4호기는 대구·경북 지역 전력 소비량의 21.9%(지난해 기준)를 만든다.


여전한 지역갈등…논의는 안갯 속

이미 지역 주민 반대 등으로 공청회가 세 번 연기되는 등 공론화가 지지부진하기 일쑤였다. 여전히 주민과 시민단체 등 이해관계자들 간의 시각 차는 좁혀지지 않고 있다. 재검토위마저 파행을 겪으며 월성원전 맥스터 증설 논의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에 따라 정부는 주민설명회를 건너뛰고 다음 절차인 '숙의 과정' 이행 방안을 검토 중이다. 숙의 절차를 늦어도 이달 안에는 시작해야 8월 중 맥스터 착공이 가능해질 것으로 본다.


지난해 11월 원자력노동조합연대가 월성1호기 조기폐쇄에 반대하기 위해 서울 광화문 원자력안전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지난해 11월 원자력노동조합연대가 월성1호기 조기폐쇄에 반대하기 위해 서울 광화문 원자력안전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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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의 과정은 이날 오리엔테이션을 시작으로 150명의 시민참여단이 4주간 논의를 하는 절차다. 앞서 지난 22일 월성 지역실행기구와 한국능률컨설팅협회는 경주시 양북면 월성원전민간환경감시센터에서 숙의 과정에 참여할 시민참여단 165명을 추첨을 통해 선정했다. 이 중 15명은 후보군이다.


그 전에 협회는 동경주 2000명과 그 외 지역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 722명의 참여자를 뽑았다. 감포읍 122명, 양북면 79명, 양남면 259명 등 동경주 460명과 그 외 지역 262명 등이 대상이다.


지난해 12월 탈핵시민행동이 '월성1호기 영구정지 의결 촉구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 문제에서도 '탈핵'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하는 쪽이다.(사진=연합뉴스)

지난해 12월 탈핵시민행동이 '월성1호기 영구정지 의결 촉구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 문제에서도 '탈핵'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하는 쪽이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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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뜻대로 '7월 결론-8월 증설' 가능할까

지역실행기구는 이날부터 최종 선정된 150명을 대상으로 오리엔테이션을 연다. 시민참여단의 개인별 자기학습 과정을 거쳐 오는 18, 19일 이틀간의 종합토론회를 한 뒤 같은 달 25~28일 중 결과설명회를 연다. 의견 수렴은 첫 설문조사에서 나온 찬반 의견, 숙의 과정이 끝날 때까지 나타나는 변화를 종합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후 의견수렴 내용을 재검토위에 보고한다.


증설 찬성 쪽이 우세할 경우 재검토위는 산업부에 맥스터 증설 관련 권고안을 제출한다. 정부 공작물 축조 신고 등 단계를 거쳐야 한다.


리더십은 어디에?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모습. /문호남 기자 munonam@

리더십은 어디에?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모습.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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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정부는 사용후핵폐기물 임시저장시설 외에 중·장기관리를 위한 '중간저장시설 및 영구처분시설' 건설 공론화도 하고 있다. 549명의 시민참여단의 의견 수렴을 거쳐 결정된다. 중간저장시설 집중·분산 건설 여부도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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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업계에선 시설 구축과 관련해 사회적 수용성이 낮고 정부가 바뀔 때마다 원칙도 바뀌어 국민 신뢰를 제대로 얻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세종=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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