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비비]2018년 6월 13일자 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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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의 회고록은 구체적인 사안의 진위 여부를 떠나 철저히 계산적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인식을 재확인하는데 손색이 없다. 국익 보다는 사익을, 공식적인 관계 보다는 사적 친밀함을 더 많이 강조하는 그의 외교 스타일은 그의 책에 온전히 녹아 있었다.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전후로 검색을 하던 중 뉴욕타임스(NYT)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를 한꺼번에 파악할 수 있는 기사 두 건을 찾았다. 2018년 6월13일자 1면에 실린 기사 중 하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나란히 회담장을 떠나면서 그의 등에 손을 댄 사진과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으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맹세를 받아냈지만 보장을 얻지는 못했다"는 헤드라인이었다. 또 다른 하나는 1면 하단에 실린 "캐나다 국경마을에 평화와 페튜니아(화초의 일종)가 긴장감에 얹혀졌다"는 자그마한 분량의 기사였다.

두 기사는 적대국에는 친절을, 동맹에는 공격수위를 높이는 식으로 전혀 다르게 대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을 여실히 보여줬다. NYT는 싱가포르 정상회담 결과를 보도하면서 "정치인 보다는 세일즈맨에 가까웠다"면서 "아첨과 감언이설을 사용하면서 북한 지도자를 평화의 파트너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비판했다. 볼턴 전 보좌관이 1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김정은에게 완전히 낚였다"고 묘사한 것도 무리는 아니었던 셈이다.


반면, 캐나다 기사에는 버몬트주 국경마을인 더비라인의 캐나다 국경에 화분이 설치되면서 가장 가까운 양국간 갈등이 더욱 엄중해졌다는 내용이 담겼다. 미국이 캐나다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관세를 부과하자 캐나다가 미국산 유제품에 보복관세를 매긴 게 발단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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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북미정상회담이 열리기 이틀 전인 2018년 6월10일 캐나다에서 G7 정상회의가 열렸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 뿐 아니라 회의에 참석한 각국 정상들과도 갈등을 빚었다. 볼턴 전 보좌관은 회고록에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 가운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함께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도 정말 좋아하지 않는다고 썼으며 앙겔라 메르켈 독일총리 등 G7 정상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에워싼 사진에는 "서방 동맹에게 좋은 순간이 아닌 것으로 판명났다"고 서술했다. 이는 곧바로 만난 김 위원장과의 브로맨스와 겹치면서 더욱 극명한 대비효과를 연출했다.

2년 후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전략은 결과적으로 실패의 길을 걷고 있다. 무엇보다 공을 들인 북한의 비핵화는 물건너갔고, 한반도에는 또다시 긴장이 찾아들 조짐이다. 국익 보다는 사익, 다시 한번 대통령을 하고 싶다는 큰 그림이 미국 외교의 근간을 흔든 결과다.


경제도 마찬가지다.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가 '미국 유일(America Alone)'이 아니라는 게 트럼프 행정부의 일관된 입장이다. 하지만 결과는 '미국 유일'로 흐르고 있다. 자유무역 대신 관세장벽을 선택했고 다자무역협상에서도 빠졌다. 이는 전 세계 경제 뿐 아니라 궁극적으로 미국 경제에 부메랑으로 다가오고 있다. 미국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논의과정에서 탈퇴한 후 CPTPP라는 경제협력체가 탄생한 것은 '세계 리더'에 적잖은 충격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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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의 길은 험난하다. 어떤 그림을 내놓을지도 미지수다. 하지만 재선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에 대한 답은 트럼프 대통령을 제외한 모두가 알고 있을 것이다. 전 세계가 그의 재선 여부를 답답하게 지켜보고 있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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