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코로나시대 '천일야화(千一夜話)' 쓴다
[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 "사회가 공감하고 신뢰하는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기업이 되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3일 경기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2020 확대경영회의에서 각 사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이같이 주문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지속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사회·구조적 장애물을 탓하기 보다는 이를 넘어 투자자, 고객, 사회가 신뢰하고 응원하는 기업의 스토리를 만들어 달라는 당부다.
최 회장은 "CEO들이 중장기적으로 되고 싶은 기업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거둔 경제적 성과를 시장에 알리는 데 그치지 않고 모두가 공감하는 스토리를 완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이 이번 회의에서 새롭게 던진 '스토리'라는 화두는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가 힘든 시기에 사회적 문제를 적극 해결하고, 고객들이 기업의 미래가치를 소비하도록 유도할 수 있는 기업만이 생존할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실제 최 회장은 각 계열사 신사업을 통해 '아라비안나이트'의 셰에라자드처럼 고객과 투자자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끄는 '천일야화(千一夜話)'를 쓰고 있다. 7월 상장을 앞둔 SK바이오팜의 경우 올해 기업공개 최대어로 꼽힌다. 23일 진행된 SK바이오팜 청약 첫날에만 6조원에 육박하는 청약증거금이 몰렸다. 과거 제일모직의 최다 청약증거금 기록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성장가능성이 높은 신약 개발사인데다 공모시장의 풍부한 유동성, 저금리 기조, 코로나로 인한 바이오 사업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맞물린 결과다.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 또한 최 회장의 이야기 속 중요한 테마다. SK케미칼의 경우 코로나19 신약 후보물질의 임상 진전으로 인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자회사인 SK바이오사이언스는 사노피 파스퇴르와 글로벌 폐렴구균백신을 공동개발하고 있으며, 국내서는 코로나19 백신 개발업체로 선정돼 오는 9월께 임상실험에 돌입할 전망이다. SK그룹의 지주사인 SK㈜의 자회사인 SK팜테코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미국 정부의 필수 의약품 비축사업에 원료의약품을 공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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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회장이 올해 풀어낼 이야기 보따리 속에는 글로벌 신성장 분야인 전기차 배터리 기술을 보유한 SK이노베이션도 포함된다. 다음달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과 최태원 회장의 만남이 이뤄질지 여부와, 이를 통해 진일보한 배터리 협업사례가 나올지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다. 이미 SK그룹의 배터리 부문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는 최재원 수석부회장의 조력하에 최 회장과 정 부회장 간의 긴밀한 소통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현대차그룹과 SK그룹은 폐배터리 재활용 분야를 중심으로 배터리를 새로운 플랫폼으로 만드는 'BaaS(Battery as a Service)' 분야 협력을 확대해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기아자동차는 SK이노베이션과 폐배터리 재활용 및 비즈니스 모델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기아차는 전기차의 폐배터리를 SK이노베이션에 제공하고, SK이노베이션은 기아차와 공동으로 친환경 생태계 구축을 위한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과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나서는 방식이다. 정부 한 관계자는 "국내 완성차 기업을 중심으로 국내 배터리 3사가 각 분야별 전략적 제휴를 이뤄낼 지에 대해서 정부에서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며 "침체된 분위기 속에서도 총수들이 직접 나서 뛰는 모습에서 기업들의 미래 성장 에너지를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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