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소와 싸우는 남자'…백혈병 환자가 깨우쳐준 '미래의 꿈'
항균기능 강화 필터 샤워기 개발한 김경환 데일리차이 대표 인터뷰
데일리차이의 멀티필터샤워기는 손잡이 부분의 세그먼트 필터와 헤드 부분의 5중 ACF필터가 수돗물 속 염소와 불순물을 걸러주는 역할을 한다. 사진 = 데일리차이
[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최근 존스 홉킨스대 카르슈텐 프라세 환경보건 교수팀은 수돗물 살균 처리 중 염소를 사용하면 암을 유발할 수 있는 독성 부산물이 다량 생성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장티푸스, 콜레라와 같은 수인성 전염병을 예방한 염소 살균법이 의도치 않게 맹독성 부산물을 만든다는 내용이다. 몇 해 전 붉은 수돗물 파동 이후 마시는 물에 대한 엄격한 기준은 일상화됐지만, 씻는 물에 대한 고민은 깊지 않았다. 김경환 데일리차이 대표는 수돗물 속 염소 성분으로 인한 피부 건강 보호를 위해 샤워 필터 개발에 나섰다고 소개했다.
수돗물에 잔류한 염소 성분은 피부가 약한 아이들의 아토피를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 여드름과 탈모와 같은 피부질환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김 대표는 “수돗물에 함유된 염소 성분은 4㎎/ℓ의 소량이지만 피부에 닿으면 건조를 유발하고 트러블을 악화시키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씻는 물속 염소 제거를 위해 개발에 나선 김 대표는 40년간 정수기 필터를 연구한 구산하이텍과 함께 ‘멀티필터샤워기’를 개발했다. ACF(Activated Carbon Filter)는 구산이 가진 특허기술로 섬유 원단 카본을 정수기 필터와 함께 롤링해 물이 닿는 표면적을 최대로 넓혔다. 면적은 넓고 무게는 가벼운 5중 카본 필터가 샤워기 헤드 안에 있어 필터링 성능은 극대화되고 사용은 더 편리해졌다.
멀티필터샤워기 헤드부 앞판은 반도체 에칭(금속가공) 기술로 잘 알려진 중원전기에서 제조한다. 잘나가는 마케팅 회사를 이끌던 김 대표는 아토피로 고생하던 아이로 인해 접한 필터 샤워기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했다. 그는 “샤워기 부품 하나하나가 제조업 기술의 집약체였다. 더 좋은 제품을 위해 높은 기술력의 부품을 찾고,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하면서 시장의 지속 가능성을 확인해 직접 개발과 제작에 나섰다”고 말했다.
샤워기 헤드 속 교체가 가능한 비타민 필터에는 특별한 향을 첨가했다.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고급 향수나 캔들의 향을 넣어 소비자의 선호도를 높였다. 피부 보습 효과가 높은 비타민 소재에는 건선으로 고생하던 비타민 필터 개발 업체 대표의 경험이 반영됐다.
필터가 보이는 투명한 외형을 갖추기 위해 김 대표는 사출 금형 과정에서 반복을 거듭했다. “손잡이 부분의 세그먼트 필터가 1차로 불순물을 거르고, 헤드 부분의 ACF·비타민 필터가 2차로 염소를 제거하고 비타민C를 제공하는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게 제작했다”는 설명이다. 실제 약 60일의 교체 주기가 되면 샤워기 필터 속 걸러진 불순물의 색상을 눈으로 즉각 확인할 수 있게 제작됐다.
멀티필터샤워기 출시 후 홍보를 위해 펀딩을 진행하던 중 뜻밖의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김 대표는 “전주에 사는 한 어머니께서 딸이 백혈병 투병 중인데 감염에 민감해서 미국산 의료용 샤워기를 쓰고 있다면서, 가격은 비싼데 수명은 한 달이라 우리 제품 사양을 보고 연락했다고 조금 빨리 받아볼 수 있겠느냐는 문의가 왔었다”고 말했다.
전화를 받고 김 대표는 의료용 샤워기라는 목표가 생겼다고 했다. 그는 “당장 우리 제품은 의료용 허가는 아니어서 항균 수준이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고 설명 드렸지만, 괜찮다고 써보겠다고 하셔서 보내드렸고 사용 후 만족스럽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의료용 멤브레인 필터를 탑재한 샤워기를 개발해 중증 질환 환우들께도 도움을 줄 수 있는 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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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계획에 대해 김 대표는 “마시는 물에 대한 관심 못지않게 씻는 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길 기대한다”며 “필터 샤워기가 갖는 확장성을 바탕으로 구독 모델을 만들어 소규모의 전문성 있는 플랫폼을 통해 안정적인 가격으로 제품을 공급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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