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무중 LCC M&A…이스타 주총 추진에 제주항공 "이해 안 돼"
제주항공 "딜 클로징 시점도 확정 안됐는데" 당혹감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저비용항공사(LCC) 간 첫 인수·합병(M&A) 사례인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이스타항공은 인수 종결시점인 이달 말을 앞두고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키로 한 반면, 제주항공은 딜 클로징(deal closing·거래 종결) 시점을 특정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오는 26일 임시 주총을 개최한다고 주주들에게 공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달 말로 추정되는 인수 종결 시점을 앞두고 관련 절차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이스타항공은 주총에서 발행주식 총수를 1억주에서 1억5000만주로 확대하는 내용의 정관개정안, 신규 이사(3인) 및 감사(1인) 선임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계약에 따라 임시 주총에서 논의될 신규 이사·감사 후보자는 인수주체인 제주항공이 지명하는 인물로 선임해야 한다. 이 과정을 거쳐 계획대로 임시 주총이 열릴 경우 그간 공전을 거듭해 온 이스타항공 인수전은 다시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당장 이스타항공의 계획대로 임시 주총이 개최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제주항공은 인수 협상 진전과 무관하게 이스타항공이 주총을 소집키로 한 데 대해 "이해할 수 없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베트남 등지의 기업결합심사 등도 지연되고 있어 아직까지 딜 클로징 일정은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주총을 소집해 신규 이사·감사를 선임하겠다는 상황 자체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인수전이 공전하고 있는 이유론 250억원에 이르는 이스타항공의 '체불임금'이 꼽힌다. 이스타항공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 된 지난 2월부터 현재까지 임직원 임금을 체불하고 있는 상태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과 대주주 이스타홀딩스가 체임을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이스타홀딩스는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재선·전북 전주시을)의 두 자녀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지주회사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에도 "기존 경영진과 대주주가 (체임 해결에) 책임감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하기도 했다.
업계에선 제주항공 역시 코로나19 여파에서 자유롭지 않은 만큼 체임이 부담스러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제주항공은 최근 운영자금 및 채무상환 등을 위해 500억원을 단기차입한데 이어 유상증자도 추진하고 있는 상태다.
업계 한 관계자는 "KDB산업은행 등에서 인수금융 1700억원을 주선키로 하면서 부담은 한 층 줄었으나, 그 역시 빚이고 정상화엔 그보다 많은 자금이 소요될 것"이라면서 "제주항공으로선 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에 부담을 추가로 떠안게 되는 셈"이라고 짚었다.
파산 위기에 내몰린 이스타항공으로서도 뾰족한 수는 없는 상태다. 대주주 측도 사재출연 등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스타항공은 노동조합 및 직원들에게 고용유지를 전제로 4월 이후 휴업수당을 반납하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거센 반발에 부딛힌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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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선 인수불발로 이스타항공이 파산에 이르는 최악의 수를 피하기 위해 대주주의 적극적 태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한편 이스타항공 노동조합은 이날 오후 여당인 민주당 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주주 측을 압박할 예정이다. 이들은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해 나가기 위한 책임은 집권여당에게 있다. 하물며 소속 국회의원이 직접 연관된 일에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다"면서 "책임있는 자세로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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