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위한 시세조종·분식회계 불법” vs “합병 과정·회계처리 적법”
스모킹 건 될 ‘보고문건’ 실체 관건

옛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관련 경영권 부정승계 의혹과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들어서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옛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관련 경영권 부정승계 의혹과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들어서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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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석진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52)의 영장심사에서는 우선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시세조종 등이 경영권 승계를 위한 합병을 목적으로 이뤄진 불법행위인지가 첫 번째 쟁점이 될 전망이다.


특히 검찰이 이 부회장이 이 같은 과정을 보고받았다는 사실을 입증할 ‘스모킹 건’으로 어떤 물적 증거를 확보해 법원에 제출했는지가 관건이다.

구속 여부를 결정할 구속사유 중에는 ‘증거인멸’ 가능성이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전망이다. 삼바의 회계 과정에 대한 금융당국의 엇갈린 결론과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관련된 최근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도 참고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 스모킹건 될 ‘보고문건’ 확보했나=검찰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은 이 부회장의 안정적인 경영권 승계를 위한 과정이었고, 그 과정에서 그룹 수뇌부의 주도로 불법적인 시세조종과 삼바의 회계 부정 등이 이뤄졌다는 입장이다.

반면 삼성 측은 두 회사의 합병은 관련법에 따라 적법하게 진행됐고, 삼바의 회계처리 역시 국제회계기준에서 볼 때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앞서 법원이 김태한 삼바 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범죄성립에 다툼이 있다”고 지적한 것은 검찰로선 부담이다.


한편 검찰의 판단처럼 시세조종·분식회계의 불법성이 어느 정도 소명되더라도, 그 같은 과정을 이 부회장이 지시하거나 보고받아 인지했는지는 또 다른 문제다.


검찰 출신 A변호사는 “검찰이 범죄사실로 적시한 내용들이 이건희 회장이 쓰러지기 전후에 걸쳐있는데, 특히 결정적인 사건들은 이 회장이 쓰러지고 불과 몇 달 뒤의 일”이라며 “당시 이 부회장의 그룹 내 지위나 여러 상황으로 봐서 보고받을 위치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때문에 검찰이 압수수색을 통해 최지성 전 삼성미래전략실장 등이 이 부회장에게 합병 과정과 관련해 보고한 결정적 문건을 압수했는지가 이 부회장의 범죄 소명에 있어 중요한 열쇠가 될 전망이다. 삼성 내부적으로는 검찰이 확보한 그 같은 보고문건은 없다고 보고 있다.


◆금감원 결정, 대법원 전합 판결 영향도=삼바의 분식회계와 관련해서는 앞서 금융위원회 산하 회계감리위원회가 두 차례에 걸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A변호사는 “콜 옵션을 어떻게 회계 처리해야 되는지 문제인데 여태까지 전례가 없어 회계실무자들도 어떻게 할 건지 헷갈려 하는 사안”이라며 “그걸 자본으로 기장하는 게 맞느냐 부채로 하는 게 맞느냐와 관련해 확립된 결론이 없다”고 말했다.


반면 검찰은 당시 판단은 경영권 승계나 합병의 목적을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내려진 결론이라는 입장이다. 검찰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그 일을 왜 했는지를 정확하게 모르면 정상적인 건지 아닌지 알기가 어렵다”며 “금감원도 나중에는 문제가 있다고 보고 검찰에 고발을 했고, 검찰도 수사 과정에서 대법원 전합 판결 등을 기초로 합병, 경영권 승계 작업까지 연결해서 볼 때 정상적인 회계처리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정농단 사건에서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경영권 승계 목적을 인정한 것은 삼성에 불리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증거인멸 가능성’ 구속 여부 가를 듯=한편 형사소송법이 정한 구속사유 중 이번 심사에서는 ‘증거인멸의 우려’가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 부회장이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된 최 전 실장이나 김종중 전 미전실 전략팀장 등과 ‘말 맞추기’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볼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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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삼성 측에서는 외부전문가들에게 기소의 적정성을 묻기 위해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신청한 상태에서 검찰이 구속영장 청구를 통해 사실상 제도를 무력화시키는 것이란 점도 부각시킬 것으로 보인다.


최석진 기자 csj040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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