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식이법 좀 바꿔주세요"…'과한 우려' 지적도
靑, 민식이법 개정 청원에 "무조건 형사처분 아냐, 과한 우려"
운전자들, 스쿨존에서 방어운전 한계 토로
정치권, 법 개정 목소리도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민식이법 개정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21대 국회에서 이 법을 다시 수정 보완하자는 의견이 나오는 하면, 법을 수정해달라는 취지의 청와대 국민청원도 수십만 동의를 얻었다. 고(故) 김민식 군 부모도 법에 문제가 있다면 수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렇다 보니 실제 민식이법(특정범죄 가중처벌법 개정안)이 또 다시 개정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만 청와대는 청원 답변으로 해당 법에 대한 불안감은 다소 과한 부분이 있다는 취지로 밝혀 사실상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민식이법은 법 개정 초기부터 과잉 처벌 논란에 휩싸였다. 교통사고 사망 과실 처벌 수위가 살인행위와 비슷한 음주운전 사망사고, 강도 등 중범죄 형량과 비슷하거나 높다는 지적이다. 법조계 일부에서도 이를 두고 '과잉금지 원칙'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무엇보다 운전자들은 법 개정 취지에 공감 한다면서도 스쿨존 상황을 이해 못하고, 처벌만 강화한 법이라는 지적을 했다.
스쿨존은 초등학생들이 많고, 아이들은 언제 어디서 갑자기 차량으로 튀어나올지 몰라 방어운전에 한계가 있다는 주장이다.
30대 운전자 A 씨는 "민식이법이 도입된 이유는 공감을 한다"면서도 "아무리 주의의무를 다하고 운전해도 뒤에서 옆에서 막무가내로 튀어나오는 애들까지는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 상황에서 민식이법으로 징역형에 처해지면, 정말 억울할 것 같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다른 30대 운전자 B 씨 역시 "아이를 치고 싶어서 치는 운전자가 어디 있겠나, 단 한순간의 실수로 직장을 잃는 것은 물론 감옥에 갈 수 있다니, 이건 좀 아닌 것 같다"고 지적했다.
민식이법에 따르면 운전자 부주의로 스쿨존에서 어린이가 사망할 경우,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진다. 피해자가 상해를 입으면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 원 이상 3000만 원 이하 벌금형이 부과된다.
상황이 이렇자 민식이법을 개정해달라는 취지의 청와대 청원도 올라왔다. 지난달 2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민식이법 개정을 청원합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청원은 35만 이상 동의를 얻었다.
청원인은 "사망 사고의 경우 받을 형량이 음주운전 사망 사고 가해자와 같아 헌법에서 보장하는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성 원칙에 어긋난다"며 "아울러 운전자가 피할 수 없었는데도 모든 책임을 운전자에게 부담시키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전날(20일) 청와대는 해당 청원은 과한 우려일 수 있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김계조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차관)은 이날 오후 답변자로 나서 "현행법에 어린이안전의무 위반을 규정하고 있고, 기존 판례에서도 운전자가 교통사고를 예견할 수 없었거나 사고 발생을 피할 수 없었던 상황인 경우에는 과실이 없다고 인정하고 있다”며 “이러한 현행법과 기존 판례를 감안하면 무조건 형사처벌이라는 주장은 다소 과한 우려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 3월 25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개정 시행된 이후 과잉 처벌이라는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며 "어린이보호구역에서 기준 이하의 속도를 준수하더라도 사고가 나면 무조건 형사처벌 대상이라는 불안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린이 안전을 지키고자 하는 입법 취지와 사회적 합의를 이해해 주시길 부탁드린다"며 "정부 또한 입법 취지를 반영해 합리적 법 적용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것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도로교통공단 등의 과학적 분석을 통해 사건마다 구체적으로 판단하여 억울한 운전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민식이법 개정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실제 개정으로 이뤄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강효상 미래통합당 의원은 해당 법에 대해 형벌 수위를 개정 이전 수준으로 환원하거나 완화하는 방향으로 개정하자고 했다.
강 의원은 19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제안하며 "민식이법 개정안을 21대 국회 1호 민생법안으로 다루자"고 촉구했다.
강 의원은 "교통사고로 사망을 야기한 과실이 사실상 살인행위와 비슷한 음주운전 사망사고, 강도 등 중범죄의 형량과 비슷하거나 더 높아서는 안 될 것"이라며 "스쿨존에서 주의 의무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만, 고의와 과실범을 구분하는 것은 근대형법의 원칙"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는 우리 헌법상 과잉금지의 원칙에도 위배된다"며 "하태훈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한문철 교통전문 변호사 등 여러 법조인들도 저와 같은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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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故 김민식 군 부모도 지난달 28일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민식이법은 보복을 위한 법이 아니다"라며 "(민식이법) 수정될 부분은 수정되고, 보완될 부분은 보완돼 완벽한 법으로 바뀌는 것을 부정적으로 보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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