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2% 지지율의 꼴찌 후보가 전국을 뒤흔들기 시작한다." 다큐멘터리 영화 '노무현입니다'는 극적인 대선 승부와 관련한 '카피'로 관객을 유혹했다. 한국 정치에서 '언더독 효과'의 파괴력을 입증한 인물,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얘기다.


정치인 노무현과 관련된 대표적인 착각은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무명의 정치인'이 대선 승자가 됐다는 해석이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1999년 7월 유력 시사주간지는 '대중이 선호하는 차세대 리더십'이라는 제목으로 표지 모델을 실었다. 그 모델은 정치인 노무현이었다.

고 노무현 대통령 서거 10주기인 23일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 설치된 시민분향소에서 시민이 휴대폰으로 사진을 찌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고 노무현 대통령 서거 10주기인 23일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 설치된 시민분향소에서 시민이 휴대폰으로 사진을 찌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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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이 있기 3년 전부터 대중은 차기 지도자로 그를 점찍고 있었다는 얘기다. 정치인 노무현이 당내 경선에 뛰어들었을 때 지지율이나 조직 기반은 미약했지만 당원들의 마음을 움직일 '확실한 카드'를 하나 쥐고 있었다.


SBS는 2002년 3월13일 메인 뉴스에서 "민주당 노무현 고문이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를 근소한 차이로 앞서는 것으로 SBS 여론조사 결과 나타났다"면서 "가상대결에서 여당의 주자가 1위로 올라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정치인 노무현이 '이인제 대세론'을 꺾고 당내 경선에서 승리한 것은 그를 선택하면 대선에서 이길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선거는 우연의 결과물이 아니다. 새로운 인물이 등장해 국민의 폭발적 지지를 받을 것이란 가정은 현실 정치에서 '신기루'에 가깝다. 총선 참패를 경험한 미래통합당이 잊지 말아야 할 대목이다.


민경욱 미래통합당 의원이 11일 국회에서 열린 '4.15총선 개표조작 의혹 진상규명과 국민주권회복대회'에 참석, 참석자들과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민경욱 미래통합당 의원이 11일 국회에서 열린 '4.15총선 개표조작 의혹 진상규명과 국민주권회복대회'에 참석, 참석자들과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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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을 후보로 만들면 정권 탈환에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줘야 당이 패배의식에서 벗어날 수 있다. 차기 대선까지는 1년10개월도 남지 않았다. 총선이 끝난 지 한 달이 다 돼가는데 아직도 통합당 내부에서는 '개표 조작' 정치 음모론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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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민심에 대한 뼈를 깎는 참회와 반성은커녕 엉뚱한 논쟁에 빠져 허송세월하고 있다. '정치 시계'는 대선을 향해 역동적으로 움직이는데 '통합당 시계'만 여전히 무사태평(無事泰平)이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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