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포스트 코로나, 한국경제의 새로운 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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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펜데믹에 따른 영향으로 한국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리스크 환경이 급격히 악화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발 경기충격에 따른 위기 대응에 모든 정책역량을 결집해야할 시기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코로나발 경제 위기는 단순한 경기충격을 넘어 세계경제의 질서를 재편하는 트리거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선험적으로, 그간의 크고 작은 경제 위기는 충격 이후에 강한 복원력을 보이며 'U'자형 복원 과정을 거치곤 했다. 2008년 금융위기 때에는 실질GDP가 2009년 0.8%로 급락한 후 2010년 6.8%로 회복했던 경험이 있다. 최근 발표한 IMF의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도 이와 유사하다. 올해는 ?1.2%의 역성장이 불가피하나 내년에는 3.4%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과연 이번에도 그럴 수 있을까 짚어볼 대목이다.

코로나19 충격 이후 세계경제가 그동안 가보지 못한 길로 접어들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 경제 역시 이전의 자리로 회귀하기 보다는 새로운 균형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미국의 헨리 키신저 전 장관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진정되더라도 세계는 이전과 전혀 같지 않을 것이며, 세계질서가 영원히 바뀔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포스트 코로나 경제는 '비대면·비접촉'의 확증 편향성에 본 모습이 가려지는 분위기다. 이로 인해 우리 경제가 직면한 위험의 형질과 새로운 균형이 무엇인지를 가늠하기 쉽지 않다.


첫째로는 '저성장'이 세계경제 전반에 걸친 새로운 표준으로 보편화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는 점이다. 대공황(Great Depression)에 버금가는 글로벌수요 위축이 세계경제의 디플레 압력을 높이고 있다. 특히, 신흥국 경제를 견인했던 1980~90년대의 선진국 소비시장, 2000년대의 중국의 원자재수요 등과 같은 수요의 원천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 경제가 그간 경험하지 못한 3低(0%대의 저성장·저금리·저물가) 위험에 직면한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즉, 만성적 소비부진, 기업투자 역성장의 파고를 넘어야 하는 난제를 앉고 있다는 의미다.

둘째, 포스트 코로나 경제는 글로벌 공급사슬 와해로 국가간 생산 협업구조가 해체되는 방향으로 균형을 찾아가고 있다. 핵심 생산기반을 자국으로 불러들이는 미국의 리쇼어링(Reshoring) 정책이 이제는 보편적인 산업정책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산업정책의 패러다임이 '산업의 지역화'를 통한 일자리창출로 전환되는 과정을 거치고 있는 것이다. 국가 산업전략의 틀 안에서 핵심 제조기업을 불러들이는 정책로드맵을 새로 짜야한다는 의미다.


셋째, '비대면·비접촉'이 주도하는 사회 및 경제구조 변화가 디지털 위에 새로운 산업질서를 재편하고 있다. 세계 10대 기업만 보더라도, 이미 플랫폼 기반의 기술혁신 대기업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고용을 잠식하는 언텍트(Untact) 산업의 부상은 구조적 실업을 수반하는 산업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점에서, 디지털경제로의 전환은 반드시 '자영업 과잉', '제조업 구조조정' 등의 현안 해결과 맞물려 질서 있게 추진될 필요가 있다.


한국경제는 그간 내수부진의 공백을 수출로 메우며 성장률 하락을 방어해왔으나, 코로나19 충격 이후에는 수출엔진의 연비마저 급격히 떨어지는 모습이다. 기존의 정책기조를 확대 재생산하는 방식으로는 새로운 위기를 결코 막을 수 없다. 내수의 축인 민간소비와 기업투자의 불씨를 살려내기 위해서는 경제정책의 대전환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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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두한 NH농협금융지주 NH금융연구소장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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