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협법 개정안 국회 통과 가능성에…금융권 반대 목소리↑(종합)
신협 영업구역 확대 방안 국회 논의
대형 신협 등장해 저축은행과 경쟁
"신협법 정의 및 목적 조항 안맞아"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신용협동조합의 영업 구역을 확대하는 신협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금융권에서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신협의 대형화로 독과점화 및 조합간 과당경쟁을 유발하고 다른 금융기관과의 형평성에도 어긋나기 때문이다. 경쟁 금융사들과 금융당국이 완강하게 반대하면서 법안이 통과될 경우 신협이 받고 있는 세제혜택 등을 대폭 축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금융위원회 고위 관계자는 12일 “신협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다른 금융권과의 형평성이 어긋나고 자칫 부실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조합은 밀접한 생활권을 바탕으로 공동체 유대감을 기초로 하며 세제를 비롯해 각종 다양한 혜택을 받고 있는데 광역화하면 신협법상 정의와 목적 조항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현재 시ㆍ군ㆍ구 단위인 기존 영업구역을 전국 10개 권역으로 확대하는 신협법 개정안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이 개정안은 지난 3월5일 국회 정무위원회를 만장일치 통과한 뒤 지난달 29일 법사위 회의에서 한 차례 논의됐다. 개정안은 조합 설립ㆍ가입 기준인 공동유대(영업 구역)를 현행 226개 시ㆍ군ㆍ구에서 전국 10개 권역으로 광역화하는 내용이 골자다. 10개 권역은 서울, 인천ㆍ경기, 부산ㆍ울산ㆍ경남, 대구ㆍ경북, 대전ㆍ충남, 광주ㆍ전남, 충북, 전북, 강원, 제주로 나뉜다. 예를 들어, 서울 중구에 있는 신협조합은 현재 중구 내에서만 회원 모집, 여수신 업무를 할 수 있는데 개정안이 시행되면 서울 전역에서 영업할 수 있다.
하지만 저축은행과의 영업 지역이 겹치는 데다 새마을금고, 수협 등 다른 상호금융사들도 영업 구역 확대를 들고 나설 가능성이 커지면서 당국은 크게 우려하는 상황이다. 특히 신협 조합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일부 조합의 대형화와 독과점화, 영세 조합의 부실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 저축은행의 경우 79개사가 전국을 서울, 인천ㆍ경기 등 6개 권역으로 나눠 영업하고 있다. 880여개에 달하는 신협이 4000만원의 비과세를 ‘무기’로 지역 내에서 급성장하면 버틸 재간이 없다는 게 저축은행 업계의 주장이다. 신협 조합원은 예ㆍ적금에 대해 3000만원까지 농어촌 특별세(연 1.4%)만 내면 되지만 저축은행에 예ㆍ적금을 맡기면 이자소득의 15.4%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 출자금에 대해서도 최대 100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받고 있다. 저축은행들이 신협의 혜택을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저축은행 업계는 최근 법 개정 반대 의견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신협이 비조합원을 영업대상으로 확대하고자 하는 것은 민간 영리 금융사와의 차별화를 포기하고 존재가치를 부인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다른 상호금융회사들도 개정안이 ‘신협 특혜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새마을금고, 수협, 농협, 산림조합 등 다른 상호금융사들은 개정안이 통과되면 21대 국회에서 자신들도 영업 구역 확대를 위해 나서겠다는 엄포도 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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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안팎에선 신협이 거대한 회원 조직을 앞세워 법 통과를 밀어붙이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신협은 지난 3월 말 기준 883개 조합, 636만명의 회원을 거느리고 있다. 총자산은 104조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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