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클럽발 코로나 집단 감염 비상
정부 '생활 속 거리두기' 당분간 지속할 것
전문가 "확진자 없어도 지역사회 감염될 수 있어…거리두기 강화해야"

지난 6일 서울 구로구 지하철 1호선 신도림역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열차를 타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지난 6일 서울 구로구 지하철 1호선 신도림역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열차를 타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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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강주희 인턴기자] "'생활 속 거리두기' 만으로 안전한 건가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안정세를 보이면서 정부가 지난 6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종료하고 '생활 속 거리두기'로의 전환을 결정했다.

하지만 이태원 클럽 집단 감염 사태로 확진자 수가 또다시 증가하면서, 방역 체계를 다시 강화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는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더라도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속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1일 자정 기준 이태원 클럽 관련 누적 확진자는 총 86명으로 확인됐다. 서울 51명, 경기가 21명, 인천이 7명, 충북이 5명, 부산이 1명, 제주 1명 순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지난 6일부터 시작한 '생활 속 거리두기'를 다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로 전환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이를 논의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래통합당은 지난 9일 이태원 클럽 집단 감염 사태가 전국으로 확산될 것을 우려해 '생활 속 거리두기'에 대한 재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김성원 통합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돌이켜보면 지난 2월 상황과 유사한 부분이 많다. 대구에서 31번째 확진자가 나오기 전 나흘간 확진자가 나오지 않자 2월13일 문재인 대통령이 '머지않아 종식될 것'이라는 발언을 했다"라면서 "이렇게 느슨해진 상황에서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31번째 확진자가 2월18일 등장해 대구·경북을 시작으로 대규모 지역감염이 현실화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때의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혹시 모를 상황에 대해 준비해야 한다"라면서 "위험도 차이를 고려하지 않은 일괄적인 생활 속 거리두기가 옳은지 재검토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지난 22일 발표한 '생활 속 거리두기' 개인 방역 5대 핵심 수칙/사진=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공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지난 22일 발표한 '생활 속 거리두기' 개인 방역 5대 핵심 수칙/사진=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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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빠르게 증가하자 시민들 또한 감염병 확산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30대 직장인 A 씨는 "공교롭게도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하자마자 이런 집단감염 사태가 또다시 발생했다"라면서 "아무래도 방역 대책이 느슨해진 만큼 사람들도 경각심이 약해지는 것 같다. 확진자가 줄어도 거리두기가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방심한다면 언제든 집단감염은 또 발생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된 이후로 마스크를 안 쓴 사람들도 많아진 걸 느낀다. 모임도 재개하고, 운동도 재개하고 모든 것을 코로나19 전처럼 생각하고 행동한다. 거리두기를 하는 취지가 무색해진 것 같다"라고 우려했다.


한편 정부는 이태원 클럽 집단 감염에도 불구하고 '생활 속 거리두기' 방역 체계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이번 이태원 소재 클럽 사례와 관련해 당분간 확진 환자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생활 속 거리두기 체제는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사회적 거리두기로의 전환 여부는 이미 예고한 대로 1일 평균 신규환자 수,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 비율, 집단 발생 건수나 규모 등을 지표로 위험도를 평가하고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할 것"이라면서 "이 과정에서 우리 의료체계가 감당 가능한 수준을 넘어 감염이 확산된다면 언제든지 다시 사회적 거리두기로 돌아갈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는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더라도 지역사회 감염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속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1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번 사건은 지역사회 내에 무증상자 또는 숨은 감염자들이 계속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라면서 "(확진자) 숫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이번 사건이 발생했다는 것, 지역 사회 내 감염이 지속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한 의미다. 코로나19 대책이 '생활 속 거리두기'로 넘어가면서 밀접시설 감염이 여러 군데서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사건은 신천지 집단 감염 사태와 비슷한 상황이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신천지처럼 특정 집단에 속한 사람들이 아니다"라면서 "신천지는 전체 명단 확인이 가능했지만, 이번 사건은 명단 확인이 어려워 상당히 안 좋은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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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집단발병이 연쇄적으로 발생한다면 지역사회 감염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다시 돌아가지 않고는 지역사회 유행을 막을 수 없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강주희 인턴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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