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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 예방에 지자체는 ‘앞장’ 공기업은 뭐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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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산구, 선제적 대응 위해 송정역·공항 ‘발열감지기’ 설치

공기업들, 구매보다 자치구에 요구만…분담 역할 앞세워

광주송정역 출구에 발열감지기가 한 대 설치돼 있어 열차에서 내린 수백명의 사람들이 병목현상으로 인해 정체되고 있다. 정부가 강력하게 권고하는 '사회적 거리두기'와는 동떨어져 시민들의 원성이 높다.

광주송정역 출구에 발열감지기가 한 대 설치돼 있어 열차에서 내린 수백명의 사람들이 병목현상으로 인해 정체되고 있다. 정부가 강력하게 권고하는 '사회적 거리두기'와는 동떨어져 시민들의 원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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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호남취재본부 윤자민·김육봉 기자]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사회적 거리 두기’ 등 정부가 강력한 권고를 한다는데 여기는 다른 나라인가요? 사람들이 몰리면 카메라를 늘리든지 해서 분산시켜야 하는 것 아닙니까”


지난 26일 오후 7시께 KTX를 이용해 광주송정역에 도착한 한 시민의 목소리다.

이 시각 열차에서 내린 수백 명의 이용객은 출구에 설치된 ‘발열감지기’ 앞 통과를 위해 1열로 긴 줄을 서 있었다.


시민들은 저마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지만 뒤에서 끊임없이 밀고 나오는 탓에 앞뒤 간격이 50㎝도 채 되지 않게 보였다.


중간에 섞인 일부 시민들은 앞으로 가지 않고 멈추자 고개를 옆으로 빼꼼히 들어 앞의 상황을 내다보기도 했다.

줄을 서서 오랜 시간 기다린 끝에 빠져나온 정모(46)씨는 “코로나19 확산을 예방하기 위해 발열감지기를 운영하는 것은 매우 좋은 취지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이 밀집해 있어 감염의 우려로 불안하다”며 “통과하는 데 지체되지 않도록 통로를 추가 운영한다거나,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불만 섞인 목소리로 지적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광주는 물론 정부가 ‘사회적 거리 두기’ 등을 강력히 권고하고 있는 가운데 다중이용 집합장소의 모습이 이렇다 보니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게다가 자치구가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선제적 대응을 위해 앞장서고 있는 반면, 공기업들의 자세는 사뭇 다르다.


광산구는 지난달 4일 지역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자 긴급회의를 열어 광주 대표 관문인 송정역과 광주공항에 발열감지기를 설치·운영했다. 송정역에는 2대, 공항에는 1대를 지원했다.


하지만 구는 코로나19 확산세가 계속되자 유동인구가 많은 광산구청사에도 한 대를 설치해야 한다고 판단, 송정역에서 1대를 철수했다. 추가로 구매해 설치할 법도 한데 하지 못했던 것은 발열감지기 1대당 약 1500만 원 정도에다가 전국적으로 구하기가 어려운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광산구는 코레일과 협의 후 발열감지기가 없는 송정역 출구 1곳은 폐쇄하기로 했는데 문제는 이용객들이 남은 1곳으로 몰리면서 ‘사회적 거리 두기’와 멀다며 집단 감염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용객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자 송정역 측은 지난 27일 광산구에 발열감지기 인력 자체 지원을 전제로 한 대 더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광산구는 긴급예산을 투입해 한 대를 더 구입, 지난 30일 지원했다.


인력 운영은 자체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한 것은 공기업이 직접 구매하거나 확보해 코로나19 확산 예방에 적극적으로 나서도 부족한 상황인데 자치구의 지원만 바라본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공기업들의 소극적인 자세에 이용객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송정역 측은 발열감지기 구매·설치보다는 매일 2차례씩 송정역 내부 화장실, 맞이방 등을 약품을 사용해 방역·실시하고 있으며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항변한다.


발열감지기를 직접 구매하지 않는 이유는 장비 금액의 문제가 아닌 코로나19에 대응에 대한 역할이 분담돼 있다는 게 역 관계자의 설명이다.


송정역 이용객들이 직접 사용하는 손 소독제 등은 금액이 얼마일지라도 직접 구매한다는 입장이지만 유증상자 원천 차단 등의 대응은 지자체의 업무라는 것이다.


또 발열감지기를 추가 운영할 경우 증상자 발견 시 임의동행 등을 할 수 있는 전문인력이 필요한데 현재 열차 이용객이 이전보다 30~40% 줄어든 상황에서 광산구 보건소의 인력을 낭비할 필요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한다.


송정역 관계자는 “안전상의 이유로 1개 출구는 그대로 유지하되, 비접촉식 온도계 등을 이용해 1줄을 더 만들고 이용객들이 안전거리를 유지할 수 있도록 직원이 안내할 수 있게 조치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광주공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공항에는 당초 발열감지기 1대를 광산구에서 운영하고 있었지만 최근 이용객들의 민원으로 인해 운영 인력은 자체 지원한다는 전제로 구에 한 대를 더 요청했다.


이에 구는 예산을 긴급 편성해 급하게 구입하고 광주공항에 지원해 현재 공항에는 총 2대가 운영되고 있다.


물론 추후 코로나19가 종식되면 발열감지기의 사용빈도수가 아무래도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다보니 기업에서 자체적으로 구입하기에는 부담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이 장기화함에 따라 ‘착한 임대료 운동’, ‘기부’ 등 사회 곳곳에서 너나 할 것 없이 움직이고 있는 가운데 ‘역할 분담’의 주장은 현재 상황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호남취재본부 윤자민 기자 yjm3070@gmail.com
호남취재본부 김육봉 기자 bong29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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