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총선 후보 등록 앞두고 민주당 격랑…서울·경기·인천 정당 득표율, 국민의당에 밀린 민주당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정치, 그날엔…’은 주목해야 할 장면이나 사건, 인물과 관련한 ‘기억의 재소환’을 통해 한국 정치를 되돌아보는 연재 기획 코너입니다.

[정치, 그날엔…] 비례 2번 '셀프공천' 김종인, 미스터리 총선의 의문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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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비례대표를 추구하던 사람도 아니고, 자기네들 도와주기 위해서 필요하니까 하려고 하는 건데 필요없다고 하면 안하면 그만이다.” 2016년 3월20일 김종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전한 말이다.


민주당은 제20대 총선 후보 등록을 앞둔 시점에서 격랑에 휘말렸다. 비대위 체제를 이끄는 김종인 대표의 비례 2번 채택이 적절한지를 놓고 정치권 안팎에서 비판 여론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남성 비례대표 순번 중 가장 상위에 대표의 이름을 올려놓은 상황, 본인은 언론 인터뷰에서 이런 주장을 펼쳤다. “옛날에 김대중 전 대통령식으로 끝번호에 넣어 동정을 구하는 식의 정치는 안하는 게 좋다.”


선거를 책임지는 대표이니 당당하게 비례 최상위 순번을 받아 유권자의 선택을 받겠다는 논리다. 과거 당 ‘총재’ 시절에는 당을 상징하는 유력 정치인이 비례 최상위 순번을 받으며 선거를 이끌었던 게 사실이다.

김종인. 사진=아시아경제DB

김종인. 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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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반대의 전략을 내놓기도 했다. 특정 정당의 비례대표(전국구) 득표율을 올리고자 당선 여부가 불확실한 순번에 대표급 인사를 배치시키는 선택이다. 당의 간판 정치인을 의회로 입성시키려면 비례 후순위 후보까지 당선되도록 선택해달라는 전략이다.


김종인 대표가 본인 이름을 비례 2번에 올리자 민주당 중앙위원회가 후보 명부를 확정하지 않는 등 진통이 이어졌다. 결국 김종인 대표는 당무 거부와 거취 논란 등 배수진을 치고 맞대응에 나섰다. 제20대 총선 후보 등록을 앞둔 시점에 자중지란에 빠진 셈이다.


결국 민주당 비상대책위원들이 김종인 대표 자택까지 방문했고 당무 복귀를 설득하면서 엉킨 실타래가 조금씩 풀렸다. 김종인 대표는 2016년 3월23일 기자회견을 열고 “고민 끝에 이 당에 남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선거 직전에 당 대표 역할을 하는 인사가 사퇴를 한다는 것은 선거 패배로 연결될 수 있는 대형 악재이다. 김종인 대표는 “제가 이 상황에서 나의 입장만 고집해 우리 당을 떠난다고 할 것 같으면, 선거가 20여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어떤 상황이 전개될지에 나름대로 책임감도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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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의 불씨가 됐던 ‘비례 2번 김종인’ 카드는 결국 유지됐다. 우여곡절 끝에 갈등은 봉합됐지만 논란의 불씨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김종인 대표는 당의 체질을 바꿔놓기 위해 다양한 승부수를 띄웠지만 그의 행동은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들의 반발로 이어지기도 했다.


20대 총선 결과만 놓고 보면 민주당이 예상을 깨고 원내 제1당을 차지했지만 결과를 찬찬히 뜯어보면 의문도 남는다. 민주당은 수도권 지역구 선거 압승을 토대로 원내 제1당에 등극했지만 정치적 텃밭인 호남에서는 참패를 면하지 못했다.


20대 총선에서 또 하나 의문으로 남은 것은 비례대표 정당 득표율이었다.


민주당은 서울, 경기, 인천 등 지역색이 상대적으로 덜한 수도권 정당득표에서 쓴맛을 봤다. 서울은 25.93%, 경기는 26.83%, 인천도 25.43%에 머물렀다. 새누리당이 서울, 경기, 인천 모든 지역에서 30%대 정당지지율을 기록한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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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충격적인 결과는 민주당이 서울, 경기, 인천 등에서 정당 득표율 3위로 처졌다는 점이다. 국민의당은 호남은 물론이고 서울과 경기, 인천에서도 민주당에 우위를 지켰다. 사실 이런 상황에서도 민주당이 원내 제1당을 기록했다는 것은 미스터리에 가까운 결과물이다. 새누리당은 질 수 없었던 선거에서 패배한 셈이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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