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4월7일 이후 처음으로 5만명선 붕괴…오래 전 영화 재상영 급급
인건비 문제로 아르바이트생 줄면서 위생 상태 더 나빠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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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극장 산업이 붕괴됐다. 근근이 풀칠하던 기반마저 잃었다. 일일 관객 5만명이다. 13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전날(12일) 영화관을 찾은 관객은 4만9621명이다. 2004년 4월7일 4만9802명 이후 처음으로 5만명을 채우지 못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장기화되면서 관객의 발걸음이 현저히 줄었다.


극장은 전염 가능성이 높은 밀폐된 공간이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방문하면 두 시간여 동안 무방비로 감염 위험에 노출된다. 예방책인 방역 조치는 매일 이뤄질 수 없다. 회당 20만원 이상이 소요된다. 오히려 인건비 문제로 근래 아르바이트생 고용이 줄면서 위생 상태는 더 나빠졌다. 별다른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중국, 이탈리아, 폴란드, 덴마크, 노르웨이, 쿠웨이트, 그리스, 인도 등은 서둘러 모든 극장을 폐쇄했다.

국내 영화관들은 영업시간을 축소하면서까지 영화 상영을 강행한다. 돌아온 결과는 처참하다. 이달 1일부터 12일까지 영화관을 찾은 관객은 고작 89만221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666만4160명의 약 7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매출 또한 580억8487만215원에서 75억6148만7750원으로 쪼그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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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 수위는 12일 한계선을 넘어섰다. 박스오피스 정상에 오른 ‘인비저블맨’이 1만명도 동원하지 못했다. 스크린 534개(1383회 상영)에서 9700명을 모으는데 그쳤다. 신작 ‘다크워터스(7902명)’와 빼어난 작품성이 검증된 ‘1917(6279명)’은 겨우 5000명을 넘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2667명)’, ‘작은 아씨들(2242명)’, ‘스타 이즈 본(2152명)’, ‘정직한 후보(2089명)’ 등은 이보다도 못한 2000명대다.

좌석판매율 5%를 넘긴 영화는 ‘어바웃 타임(5.8%)’과 ‘스타 이즈 본(5.1%)’ 두 작품뿐이다. 200석 이상 스크린이 소수 관객의 대관 수준으로 전락한 셈이다. 극장들이 파산할 지경에 이르렀으나 영화진흥위원회는 실태 조사 설문지를 보낼 뿐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손소독제 5000병을 지원했으나 이마저도 모든 극장에 돌아가지 않았다.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멀티플렉스의 대처도 미흡하기는 매한가지다. 신작들이 개봉을 앞다퉈 미루자 오래 전 영화들을 재상영하기에 급급하다. 위생 관리에 주안점을 두기 보다 어떻게든 코로나19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심보다. 신작들이 쏟아지는 특수만 목 놓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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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수원 A극장을 찾은 김민영씨는 “구매한 좌석에 이물질이 묻어 있어 다른 좌석으로 이동했다. 청소를 제대로 하는지조차 의심된다”고 했다. 같은 극장을 방문한 박혜준씨는 “고객을 응대해야 할 아르바이트생이 자리를 자주 비워서 문의에 시간이 오래 걸렸다. 매표소 외 공간에서는 마스크도 쓰지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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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 기피 현상은 한동안 계속될 수 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위협하는 지경으로 이르러 국내 상황이 진정돼도 안심할 수 없다. 자칫 코로나19가 재확산되는 온상이 될 수 있어 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아직까지 뾰족한 방안을 내놓은 극장은 없다. 영화관에서 감염된 사례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는 극장들의 대처가 빼어나서가 아니다. 그만큼 방문을 기피한다는 증거일뿐이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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