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사 뒤덮은 실적 공포…"위기는 이제 시작"(종합)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한화손해보험과 롯데손해보험은 지난해 순익이 6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업계 1위 삼성화재도 실적이 40%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황 부진이 현실화되고 있는 손해보험사들은 실적 악화가 이제 시작이라는 우려가 감지되고 있다. 중소형사 몇 곳은 사업을 지속하기가 어려울지도 모른다는 비관론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제도적 해법은 물론 구조적인 개선책 마련에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실적을 발표한 손보사들은 경영비상을 선언하고 인건비 등 비용 축소와 업무효율화를 통해 사업비를 절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롯데손보는 작년 당기순손실 526억원을 기록하면서 2013년 이후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직전 연도보다 무려 1440억원이나 손실이 늘었다. 롯데손보는 보험 손해율이 상승하고, 롯데에서 빅튜라로 최대주주가 변경된 이후 매각위로금과 명예퇴직금 등으로 인해 손실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롯데손보는 보험상품 포트폴리오를 전면 개편하고 강도높은 사업비 절감에 착수하겠다고 방침을 정했다. 작년 12월 8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으로 재무안정성을 강화했지만 올해 추가적인 자본확충도 예고했다.
한화손보도 2018년보다 손실이 1500억원 가량 늘어나면서 지난해 적자전환했다. 순손실 규모는 690억원에 달한다. 저금리로 인한 투자영업수익이 줄고, 자동차 등 주요 보험금 청구가 늘어나 보험영업손익이 악화됐다.
대형 손보사들도 '어닝쇼크'가 이어지고 있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6478억원으로 전년도 1조707억원 대비 40%나 줄었다. DB손보 순이익은 5377억원에서 3876억원으로 30% 감소했으며, 흥국화재도 22% 뒷걸음질쳤다.
오는 6일 나란히 실적 발표를 앞둔 현대해상이나 KB손보도 실적 하락이 유력시된다. 지난해 1~3분기 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3.9%, 14.5% 감소를 기록했다. 앞서 자동차보험 비중을 줄인 메리츠화재만 유일하게 순익이 28% 증가했지만, 우량채권 매각으로 순익을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예상을 밑도는 실적에 손보사들은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핵심은 실손보험과 자동차보험. 손보업계에서는 지난해 실손보험과 자동차보험 적자가 각각 2조2000억원, 1조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손보사들은 올해 들어 실손에 이어 자동차보험의 보험료를 올리면서 손해율 상승을 방어하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손보사 관계자는 "대형사도 실적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앞으로 중소형사는 점점 더 힘들어지는게 불보듯 뻔하다"며 "손해율이 높은 보험 상품의 판매를 중단하는 등 특단의 조치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보험연구원은 올해 손해보험 원수보험료가 전년 대비 2.6% 증가하는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장기 상해와 질병보험, 자동차보험, 일반손해보험의 증가세가 둔화되고 장기 저축성보험과 개인연금의 감소세도 이어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제도적으로 과잉진료 우려가 큰 백내장이나 도수치료 같은 비급여항목에 대한 관리를 통해 등 보험금 누수를 막아야 한다고 제안한다. 또 손보사들이 매출 확대 전략에 대해 재검토하고 장기적 수익성과 리스크를 고려한 상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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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희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험료 인상 요인을 억제하고 가입자의 선택권도 늘리기 위해 비급여 항목에 대한 자기부담금을 늘릴 필요가 있다"며 "장기적으로 보험에서 보상하는 비급여 항목을 명시하는 포지티브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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