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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火요일에 읽는 전쟁사] 개는 언제부터 전쟁에 동원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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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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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극단주의 테러조직 IS의 수괴였던 알 바그다디 격살의 일등공신인 군견 '코넌'이 백악관에 초청받아 방송을 통해 공개돼 국제적 화제가 됐다. 이렇게 정계에서 군견을 활용한 마케팅을 쓰는 것은 현대에 이뤄진 일이지만, 실제 군견 자체가 전쟁터에 동원되기 시작한 것은 인류사의 시작과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미 지금으로부터 약 3000여년전인 기원전 10세기, 오늘날 이라크 일대에 있던 고대왕국으로 알려진 아시리아 왕국의 벽화에 군견이 등장한다. 아시리아를 비롯한 메소포타미아 지역은 물론 고대 이집트에서도 군견을 활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에는 오늘날처럼 수색견, 탐지견으로 쓸 뿐만 아니라 실제 전장에서 백병전에 활용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으로 알려져있다. 원래는 늑대나 다른 짐승들이 목장에 침입하는걸 막기 위해 기르던 목양견들이 전투에 활용된 셈이다.

로마제국 시기로 넘어와서는 대규모로 군견 사육이 이뤄졌으며 로마 뿐만 아니라 그리스 지역의 스파르타, 중국에서도 군견이 활발히 이용됐던 것으로 알려져있다. 주로 티베트를 비롯한 산악지방에서 유래한 대형견종으로 알려진 마스티프(Mastiff) 종이 군견으로 많이 활용됐다. 오늘날에는 그레이트 피레니즈, 그레이트 데인, 로트와일러 등 대형견종으로 알려진 개들 대부분이 이 종의 후손으로 알려져있다.


3000여년전 아시리아 왕국 벽화에 등장한 군견의 모습(사진=위키피디아)

3000여년전 아시리아 왕국 벽화에 등장한 군견의 모습(사진=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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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 일부 군견들은 아메리카로 건너가 스페인 정복자들의 원정에 동원되기도 했다. 베쎄리요(Becerrillo)라 알려진 마스티프 계열의 스페인 대형투견들은 16세기 아즈텍제국 및 잉카제국 원정 등에 동원됐으며, 화승총 및 철갑옷과 함께 아메리카 원주민들에게 공포의 대상으로 불렸다. 아메리카 지역에는 소형견종이 대부분이었으며 완전 살상용으로 길러진 대형견종을 처음 본 아메리카 원주민들은 전투에서 큰 피해를 입었다고 한다.


이 대형견종들은 원래 발정기 통제 불능인 황소를 잡거나 곰사냥 등 대형 육식동물 사냥에 이용됐던 수렵견종으로 주인의 명령에 따라 사람을 공격하도록 훈련받았다. 또한 온몸에 갑주까지 둘러 전투에 투입돼 사실상 정식 전투병력으로 활약했다. 일반병과 동일한 대우와 급여까지 받았던 것으로 알려져있으며 일부 원주민들은 공포심을 극대화하기 위해 원주민들을 일부러 개를 동원해 처형하기도 했다.

동화 '플란더스의 개'의 실제 모델로 추정되는 벨기에 말리노이즈와 같은 목양견 셰퍼드 종류들도 전쟁에 많이 동원됐다. 이들 지역에서는 우유수레를 끌 뿐만 아니라 전쟁시에는 폭탄을 나르거나 박격포, 무기 등을 나르는데 동원됐으며 적진 깊숙이 침투해 서신을 배달하는 매우 위험한 전령 역할을 도맡기도 했다.


1990년 북한의 제4땅굴 소탕작전시 목함지뢰를 발견후 산화해 11명의 병사를 살리고 사망한 군견 '헌트'의 동상 모습(사진=양구통일관 홈페이지/http://ygrp.or.kr/)

1990년 북한의 제4땅굴 소탕작전시 목함지뢰를 발견후 산화해 11명의 병사를 살리고 사망한 군견 '헌트'의 동상 모습(사진=양구통일관 홈페이지/http://ygrp.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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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군견의 대명사로 알려진 저먼 셰퍼드의 경우에는 원산지는 오늘날 프랑스 지역인 알사스 지역으로 알려져있으며, 1차대전 이후부터 독일군 뿐만 아니라 러시아, 영국, 프랑스 등 대부분 국가에서 군견으로 활약했다. 아돌프 히틀러의 애완견이던 블론디의 유명세에 따라 정치인들의 애완견으로도 많이 활약했다. 루즈벨트 대통령이나 케네디 대통령도 저먼 셰퍼드를 애완견으로 키웠다. 2차대전 당시 구소련과 일본에서는 개에게 탱크 밑으로 들어가 자폭하도록 훈련을 시키기도 했으며, 국제적인 비난이 일기도 했다.


현대로 넘어와서는 글자그대로 백병전에 활용되는 역할보다는 주로 폭발물 탐지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실제 중동이나 분쟁지역에서는 폭발물 탐지 도중 병사들 대신 사망하는 군견이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이는 개의 후각을 능가할만한 폭발물 탐지 장치가 아직까지도 좀처럼 개발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에도 폭발물 탐지 도중 사망해 소위로 추서된 군견이 있다. 1990년 당시 강원도 양구지역 북한군의 제4땅굴 소탕작전시 북한군의 목함지뢰를 탐지한 뒤 산화해 11명의 분대원 전체를 살린 '헌트'라는 이름의 군견이다. 해당 군견은 사망한 후 인헌무공훈장이 수여됐고, 소위로 추서됐으며 현재도 제4땅굴 일대 헌트의 동상이 세워져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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