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나아졌다고? 착시효과"…30년 고용정책 베테랑의 일침
청와대·정부·여당 '8월 고용동향' 자화자찬에
임무송 前 고용정책실장 "고용시장 왜곡, 취약점 뚜렷" 반박
취업자수 45만명 증가는 기저효과
낮은 실업률은 노인 임시 일자리 효과, 구직단념자 역대 최대 영향
청년 고용률 올라도 취업난 여전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청와대와 정부가 높이 평가한 '8월 고용동향'에 대해 실체를 알고 보면 좋아할 수 없는 처지라는 보고서가 나왔다. 지난주 "고용이 양과 질 모두에서 뚜렷하게 개선되고 있다"고 했던 문재인 대통령의 평가를 시작으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까지 고용지표 개선에 찬사를 쏟아냈다.
그러나 임무송 한국산업기술대학교 석좌교수는 23일 국가미래연구원에 공개된 '8월 고용동향은 정책을 바꾸라는 시그널' 보고서에서 "고용지표를 한 꺼풀 뜯어보면 고용시장 왜곡과 취약점이 선명하게 드러난다"며 큰 온도 차를 보였다. 이들 지표가 '기저효과'와 '착시효과'의 결과일 뿐이라는 것이다.
임 교수는 서울지방고용청장, 고용노동부 고용정책실장을 지낸 고용 전문가다. 1988년 행정고시 32회로 공직에 들어선 뒤 2017년 7월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위원장에서 물러날 때까지 약 30년간 고용정책을 다뤘다.
◆허점 투성 취업자 증가
임 교수는 먼저 8월 취업자 수가 45만2000명 증가한 것은 '기저효과' 때문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지난해 8월은 2017년 8월 대비 취업자가 3000명 밖에 늘지 않은 이례적인 시기였다. 현 정부의 일자리 정책이 본격 시행된 2017년 8월부터 따져보면 취업자 수는 연간 22만7000명 증가했다. 이는 전(前) 정부 임기였던 2013년 8월부터 2016년 8월까지 4년간 연평균 취업자 수 증가(40만3000명)의 56%에 그치는 수준이다.
취업자 증가의 구성 내용을 따져봐도 허점이 있다는 지적이다. 연령별 구성을 보면 60세 이상이 39만1000명으로 87%를 차지하는 반면 40대는 작년 8월보다 12만7000명이 감소했다. 이는 고령화 영향도 있지만 재정 투입으로 만든 노인 임시 일자리 효과가 작용한 결과다. 그럼에도 매해 예산안에서 대폭 키우는(2018년 51만개→2019년 64만개→2020년 74만개) 것은 적절치 못하다는 설명이다.
실업률이 역대 최저치로 하락한 배경도 노인 취업자가 대폭 증가하고, 구직단념자를 포함한 비경제활동인구 증가율(1.0%)이 경제활동인구 증가율(0.6%)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한 결과로 봤다. 구직단념자는 지난해 8월 대비 1만명 증가한 54만2000명으로 집계됐다. 구직활동을 안 하고 '그냥 쉬었다'는 사람도 지난해 같은 달 대비 34만9000명 증가한 217만3000명으로 2003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대 수준을 보였다.
◆ 청년층 취업난 여전
청년층(15~29세) 고용률(44%)이 상승하고, 실업률(7.2%)이 하락한 것은 긍정적이나 청년층 취업난 완화 흐름은 아니란 지적도 나왔다. 취업준비자는 74만4000명으로 작년 8월 대비 11% 늘었다. '그냥 쉰다'는 청년들은 37만8000명으로 20% 증가했다. 통계청의 '2019년 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 부가조사'에 따르면 1년 이상 청년 장기 미취업자는 2018년에 비해 4만명 늘어난 68만명으로 집계됐다. 15~29세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7.5%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76만4000명ㆍ7.8%)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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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교수는 "현 일자리 문제는 주력 산업의 경쟁력 저하와 신성장동력 부재 같은 구조적인 문제들 때문"이라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기 위한 구조조정과 이 과정에서 '아픔이 따르는 파괴적 혁신'을 뒷받침하려면 적극적인 노동시장 프로그램과 고용안전망 효율화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년 일자리 사업 예산안을 보면 실업소득과 고용장려금, 직접일자리, 창업지원에 집중되고 직업 훈련과 고용 서비스 비중은 여전히 작게 편성돼있다"고 문제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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