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고꾸라지는데…정반대로 간 조세정책
나라 씀씀이는 3년새 85조원↑…세수 증대 대책은 해마다 감소
투자세액공제 축소로 기업 투자 활력 저하…올해 다시 확대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나라의 씀씀이가 최근 3년새 85조원 증가했지만 세수(稅收) 증대에 도움이 되는 정책은 해마다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정부 첫해에는 세율 인상 등의 조치를 통해 세수를 늘렸지만, 지난해와 올해는 상대적으로 세수증대 효과가 낮은 정책이 많았다. 또 지난해부터 투자와 직결되는 기업 세액공제를 축소하는 세법이 시행되면서 결과적으로 경기활성화를 통한 세수 확대로 이어지지 않았다. 재원 부족으로 내년도 예산편성에서 적자국채 발행을 검토하는 상황을 감안하면 '재정건전성과 경제활성화'라는 두마리 토끼를 모두 놓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기획재정부가 23일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실에 제출한 '최근 3년간 증세 및 감세 정책 현황' 자료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직후인 2017년 세법 개정으로 2018부터 적용되는 세수 증대 전망액은 5조7000억원이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세법 개정으로 그 규모가 1조6000억원으로 하락했으며, 올해 세법개정안에는 세수 증가를 기대할 수 있는 규모가 1000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당시 정부는 과표구간 3000억원 이상을 신설해 법인세율을 최고 25%로 상향조정했다. 소득세 역시 '1억5000만~5억원' 구간을 '1억5000만~3억원''3억~5억원'으로 쪼개 세율을 차등적용했다. 5억원 이상 과표구간에 대한 세율을 40%에서 42%로 상향조정했다. 기재부는 이에 따라 법인세수와 소득세수가 각각 2조2500억원과 1조8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내다봤다. 또 대주주 주식양도 과세 강화와 양도소득세 공제·감면 합리화 조치로 각각 5600억원과 4400억원의 세수 확대를 기대했다.
기재부는 당시 세율을 인상하면서 기업들의 투자관련 세액공제 규모는 줄였다. 대기업의 투자와 연구개발(R&D) 세액공제가 축소되면서 세수는 4000억원과 2500억원 증가했다.
2018년 세법개정에서는 종합부동산세율과 공정시장가액 비율을 인상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이를 통해 1조2200억원의 세수확대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 발전용 유연탄과 LNG 제세부담금을 조정하면서 2400억원의 세금이 더 걷힐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함께 외국인투자 법인세 감면 폐지로 1400억원의 추가 세수를 기대했다.
올해 세수확대에 기여할 수 있는 사업은 근로소득공제 정비와 임원 퇴직소득 과세강화 등이 대표적이다. 세수증대효과는 각각 600억원과 400억원으로 예측됐다. 결과적으로 내년 세수에 도움이 되는 정책 효과가 1000억원에 불과하다는 의미하다는 얘기다.
세수를 늘리는 세법개정은 해마다 줄어든 반면, 조세지출 규모는 최근 3년간 대폭 늘었다. 특히 기업 활동 보다는 저소득층 지원에 무게를 실었다. 2017년 세법 개정으로 고용증대세제와 근로·자녀장려금 확대가 실시된데 이어 지난해 세법 개정으로 근로장려금(2조6200억원)과 자녀장려금(3400억원) 지급 규모가 더욱 늘었다.
또 지방소비세율 인상에 따른 부가가치세 세수 3조2500억원이 지방정부로 이양되면서 결과적으로 국고에서 빠져나가는 효과가 생겼다. 지난해 세법개정으로만 7조원 이상의 조세지출이 발생했다.
정부는 투자활성화를 위한 세법개정을 2017년 대폭 축소한 이후 올해 세법개정안에 다시 확대하는 내용을 담았다. 생산성향상시설 투자세액공제를 일년 한시로 확대하고 창업중소기업 세액감면 확대 조치를 실시하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이미 경기가 2017년 4분기 이후 고꾸라지기 시작한 점을 감안하면 선제대응에는 실패한 셈이다. 조장옥 서강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막대한 예산보다는 투자할 수 있는 심리를 만들어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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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관계자는 "근로장려금과 자녀장려금 시행으로 올해부터 결과적으로 세수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었다"면서도 "저소득층 지원을 위한 제도를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세수에는 영향이 없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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