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시위로 세이브더칠드런 자선모금행사 취소

[아시아경제 베이징=박선미 특파원] 전 세계의 빈곤아동을 돕는 국제적 비정부기구(NGO) 세이브더칠드런이 주말 홍콩에서 예정됐던 자선모금 행사를 안전상의 이유로 취소했다.

2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당초 세이브더칠드런이 21일 홍콩 침사추이 내 로즈우드 호텔에서 창립 100주년을 기념하는 갈라 기금모금 만찬을 열 예정이었지만 안전상의 이유로 행사를 취소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100명의 어린이가 참여해 작은 공연을 할 예정이었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고문이자 미국 싱크탱크인 허드슨연구소의 마이클 필스버리 중국전략연구센터 소장도 게스트 명단에 포함돼 있었다.

세이브더칠드런 대변인은 "이벤트에 참석하는 손님들과 어린이들의 안전이 걱정된다"고 말하며 "행사 개최 취소를 요구하는 외부의 압력은 없었지만 최근 홍콩에서 시위가 발생한 것을 감안해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행사 게스트로 필스버리 소장을 초대하기로 한 것에 대해 세이브더칠드런 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했다고 전했다. 홍콩에서 16주 연속 반(反)정부 시위가 벌어지고 배후에 미국이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하면 세이브더칠드런 행사가 잘못된 정치적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다만 세이브더칠드런은 행사 취소 결정에 필스버리 소장 참석에 대한 우려가 작용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철회에도 불구하고 홍콩에서 계속되는 시위로 인해 행사 취소 행렬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18일에는 홍콩의 대표적인 볼거리인 경마 경기가 폭력과 혼란이 발생할 우려를 안고 취소됐다. 또 홍콩 정부는 10월1일로 예정돼 있던 중국 건국 70주년 기념 불꽃놀이 행사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베이징=박선미 특파원 psm82@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