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폴트 직전"…S&P, 아르헨티나 신용등급 'B-'→'SD'로 강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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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아르헨티나의 국가신용등급이 부도 직전까지 곤두박질쳤다. 오는 10월 진행될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치른 예비선거에서 좌파 포퓰리즘 야당 후보의 집권 가능성이 높아진데 따른 후폭풍이 거세지는 분위기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S&P는 29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의 국가신용등급을 기존 'B마이너스(-)'에서 'SD(Selective Defaultㆍ선택적 디폴트)'로 하향조정 했다. SD는 전체 국가 채무 가운데 일부를 상환하지 못할 때 적용되는 등급으로 'D(디폴트)'에 이어 두번째로 낮은 단계다.

S&P는 성명을 통해 "아르헨티나 정부는 지난 28일 일방적으로 모든 단기 채권의 만기를 연장했다"면서 "이는 우리 기준에 따라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로 간주한다"고 신용등급 조정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 15일 아르헨티나 신용등급이 B에서 B-로 떨어진 지 보름 만이다. 이와 함께 단기 채권 신용등급은 B에서 D로, 장기 채권 신용등급은 B-에서 CCC-로 낮췄다.

S&P의 이번 결정은 아르헨티나 정부가 1010억달러(약 122조1898억원) 규모의 채무 상환이 미뤄질 수 있다고 발표한 이후 나왔다. 에르난 라쿤자 아르헨티나 경제부 장관은 전날 "기관 투자자들이 보유한 70억달러의 단기 국채 상환일을 연기하고 500억달러의 장기부채도 만기를 재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르헨티나는 국제통화기금(IMF)이 지급한 구제금융 440억달러에 대해서도 채무 만기를 연장해달라고 요청했다.

아르헨티나 금융시장은 지난 11일 대선 예비선거에서 좌파 알베르토 페르난데즈 후보가 1위를 차지한 이후 변동성이 커졌다. 시장 친화적인 마우리시우 마크리 현 대통령의 실각으로 경제 개혁 가능성이 낮아지고 포퓰리즘이 부활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아르헨티나 페소화 환율은 지난 9일 달러대비 45.3135페소였으나 예비선거 직후인 14일 60페소를 넘기며 32% 올랐고, 이후에도 페소화 환율은 50페소 후반대를 유지하며 가치가 크게 떨어진 상태다. 아르헨티나 증시 벤치마크인 메르발지수는 지난 9일 이후 이날까지 46% 가까이 폭락했다. 이날은 2만3984.83에 장을 마감하며 2년여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자금 조달 문제에 직면한 상태다. 블룸버그는 캐피털이코노믹스를 인용해 아르헨티나가 보유한 순외환보유액이 지난 4월 중순 300억달러에서 190억달러로 크게 줄었다고 전했다. EMSO자산운용의 옌스 니스테드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많은 것이 페르난데스 후보가 어떻게 결정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전망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