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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김성수법과 OTT 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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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 '동네변호사 조들호' '신과 함께' '내부자들'의 공통점은 원작이 웹툰이라는 점이다. '좋아하면 울리는'이라는 웹툰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제작돼 8월22일 전 세계 190여개국에 공개된다. 마블, DC 등 만화 강국 미국에서 네이버 웹툰은 올해 2분기 거래액이 전 분기 대비 3배 증가했고 월간 이용자는 700만명을 넘어섰다.


유튜브와 넷플릭스로 상징되는 글로벌 플랫폼 기업이 한국시장을 초토화 할 기세를 떨치고 있는 현시점에 우리 웹툰이 국내를 넘어 해외로 경쟁력을 높여가는 비결이 무엇일까?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웹툰 산업이 성장 과정에서 규제가 거의 없어 시장에서 자유로운 혁신과 경쟁이 이뤄졌다는 점을 꼽고 싶다.

이런 점에 비춰 볼 때 지난주 공개된 방송법 개정안이 과연 시대정신에 부합하는지 본질적 의문이 든다. 지난 1월 발의된 방송법 전부개정안은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를 '부가유료방송사업'으로 분류해 기존 방송 사업자와 동일한 규제를 적용하겠다는 의도를 내비쳐 많은 논란을 일으켰다.


이를 의식한 듯 법안 대표 발의자인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주 개정법률안을 발표하면서 '최소 규제 원칙'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개정안에서는 OTT를 '온라인 동영상 제공 사업'으로 규정해 방송과 차별화된 별도의 역무로 전제하고 있다. 문제는 개념만 새롭게 규정했을 뿐 OTT를 방송법의 틀 안에 우겨 넣는다는 것은 동일하다는 점이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OTT 사업자들에게는 이용약관 신고 의무 외에도 심의 규정 준수, 경쟁 상황 평가 실시, 방송광고 구분 표시 의무 등이 부과된다. 법안은 위반에 따른 과징금 처벌까지도 명시하고 있다. 글로벌 OTT기업에 비해 아직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국내 OTT 사업자들에 대해 지원보다는 규제 방안부터 구체화하고 있는 것이다. 우선은 시장 현황을 파악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자료 제출 정도를 의무화한 후 단계적으로 미디어시장의 경쟁 상황 분석 등을 통해 규제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도 늦지 않다.

현재 시가총액 기준으로 10대 글로벌 기업 중 애플, 구글 등 7개사가 ICT 기반 플랫폼 사업자일 정도로 이제는 플랫폼 경제가 핵심이다. 정부 역시 지난 1월 기존 규제에 발목이 잡혀 있는 ICT 등 신산업 분야의 육성을 위해 규제 샌드박스를 시행하고 있다. OTT야말로 플랫폼 뿐만 아니라 콘텐츠 영역에서 다양한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영역이기에 이를 육성하는 데 정책적, 법률적 초점이 모아져야 한다.


비틀스의 대표곡 중 하나인 'Let it Be'라는 곡을 우리말로 번역하면 '그냥 내버려두세요' 정도가 될 것이다. 지금은 자국 산업을 보호하고 육성하는 진흥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서두에 소개한 웹툰산업의 성장 과정을 보더라도 규제 중심의 법안을 만들 시점은 더욱 아니다. 국내의 OTT산업이 공정한 환경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당분간 진정한 의미의 최소 규제 원칙을 지키며 내버려두는 것이 어떨까. 


성동규 중앙대 교수 / (사)한국OTT포럼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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