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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의 '새로운 계산법'…북핵동결-관계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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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매체 "비건, 北에 WMD 동결 제시할 것"
북한의 단계적 비핵화 해법 일부 수용 시사
대신 폭 넓은 인도적 지원·관계개선 등 제공
양측 문턱 낮춰 비핵화 협상 진전 계기 주목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왼쪽)과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왼쪽)과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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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 미국이 북· 비핵화 협상에서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포함하는 '대량살상무기(WMD) 동결'을 1차적 목표를 설정하며 기존의 빅딜-일괄타결론에서 한 발 물러났다. 미국이 내놓은 '새로운 계산법'을 북한이 수용할지는 불투명하지만 미국이 일각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단계적 해법이라는 요구를 일부 수용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북한의 수용 여부에 따라 앞으로 비핵화 협상에 획기적인 진전이 마련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미국측 실무협상을 이끌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의 'WMD 동결' 언급은 북핵 해결의 단계적 해결을 시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동안 미국은 북한 내 모든 핵시설의 폐기라는 일괄타결식 접근법을 고수해왔다. 반면 북한은 동결-감축-폐기라는 3단계 해법으로 제시해왔다.

미국이 핵을 포함하는 WMD 동결을 처음 들고 나온 것도 아니다. 앞서 미 당국자는 지난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모든 WMD·미사일 동결을 강조한 바 있다. WMD에는 핵무기뿐만 아니라 생·화학무기 등도 포함된다.


당시 미국이 협상 타결을 위해 선동결 후 핵폐기로 한발 물러섰다는 예상이 지배적이었지만 막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협상에서 영변 플러스 알파를 주장하며 회담장을 박차고 나왔다.


6·30 파문점 회담 이후 나온 이번 발언은 핵 프로그램과 탄도미사일 등 대량파괴무기 등을 "생산 중단"하라는데 방점이 찍혀있다. 비건 대표는 비핵화의 엔드 스테이트(최종 상태)에 대한 개념도 원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상근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비건 대표의 '완전한 핵 동결'은 북한의 비핵화 방법인 '단계적 해법'을 일정 부분 수용하는 것으로서 합의가 이뤄진다면 비핵화 협상의 역사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월 30일 판문점에서 만났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일 보도했다. 사진은 중앙통신이 홈페이지에 공개한 것으로 판문점 남측 자유의집 VIP실에서 만나 밝은 표정으로 대화하는 북미 정상의 모습.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월 30일 판문점에서 만났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일 보도했다. 사진은 중앙통신이 홈페이지에 공개한 것으로 판문점 남측 자유의집 VIP실에서 만나 밝은 표정으로 대화하는 북미 정상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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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건은 미국이 내놓은 안을 북한이 그대로 수용할 지 여부다. 비건 대표는 핵 동결의 대가로 '인도적 지원'과 '관계개선'을 반대급부로 제시했다.


미 인터넷매체 악시오스(Axios)는 비건 대표가 미측의 더 포괄적인 대북 인도적 지원, 일부 남북 간의 제한된 범위의 경제적 교역 허용 등이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북·미간 이익 대표부 개설 방안도 거론됐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 위원장도 4월 시정연설에서 '제재 해제 따위에는 연연하지 않겠다'면서 관계정상화에 의미를 부여했다"면서 "핵 동결은 북한이 미국과의 관계개선의 대가로 못 받을 카드가 전혀 아니다"고 말했다.


다만 협상과정에서 '핵 동결'의 범위가 쟁점이 될 수 있다. 북한은 영변 외 시설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데, 미국은 영변 외 강선 등 다른 비밀시설의 폐기나 동결도 요구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


NYT는 "미측의 양보는 북한이 영변뿐만 아니라 다른 핵프로그램 지역으로 알려진 강선에서의 모든 우라늄 농축활동을 중단하겠다고 합의할 때만 이뤄질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


때문에 북측이 '완전한 동결'의 대가로 부대조건을 걸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다. 북한은 하노이 2차 북ㆍ미 정상회담에서 요구한 5개의 대북제재안의 폐기 요구 대신 일부 제재 해제를 요구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북한이) 협상 과정에서 제재완화를 요구할 수 있다"면서 "동결을 대가로 제재완화가 따라붙을 경우 비핵화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동결만으로 북·미의 관계개선이나 인도적 지원이 이어질 수 있게 합의가 된다면 그 자체는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판문점 회동에서 교착 상태인 북미 대화를 재개하기로 합의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일 보도했다. 사진은 중앙통신이 홈페이지에 공개한 것으로, 판문점 남측 자유의집 앞에서 대화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판문점 회동에서 교착 상태인 북미 대화를 재개하기로 합의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일 보도했다. 사진은 중앙통신이 홈페이지에 공개한 것으로, 판문점 남측 자유의집 앞에서 대화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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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미 행정부내 불협화음으로 비건 대표의 '새로운 계산법'이 무산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NYT의 보도가 알려진 직후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NSC)은 "어떠한 NSC 참모도 나도 북한의 핵 동결에 만족하려는 어떠한 바람에 대해서도 논의해본 적도 들어본 적도 없다"고 강력 부인했다.


NYT는 "트럼프 정부 당국자들이 북한과의 협상에 대한 접근법을 두고 분열돼 있다"고 했다. 비건 대표가 창의적 해법을 고민하더라도, 매파들은 이를 미국의 굴복, 북한에 대한 핵 보유국 인정으로 받아들여 실현이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북한은 하노이 회담이 끝난 이후 미측의 일괄타결식 핵폐기 요구를 '강도적(gangster-like)'이라고 비난하면서 '새로운 계산법'을 들고 나올 것을 주장해왔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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