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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딜' 트라우마 김정은, DMZ '노쇼' 가능성도 여전

최종수정 2019.06.30 10:21 기사입력 2019.06.30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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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 'DMZ회동' 제안에 北 긍정 반응
다만 '기념 사진' 위해서만 DMZ 향할지는 의문
하노이 충격 여전…대내적 위상 하락 재연 우려
美, 김정은이 위험 감수할만한 '당근' 제시해야
文대통령이 말한 '김정은 유연성·결단력'은 변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원장에게 깜짝 제안한 비무장지대(DMZ) 회동에 북측이 긍정적인 답신을 보내오면서 김 위원장이 DMZ로 내려올 지 관심이 쏠린다. 북·미정상의 만남이 이뤄질 경우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이후 교착된 대화 국면이 일대 전환을 맞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하노이 회담이 '노 딜(No Deal)'로 끝나면서 김 위원장은 큰 충격을 받았고 대내적인 위상도 하락한 상태다. DMZ 회동을 통해 김 위원장이 커다란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확신을 미국이 주지 않았다면, 김 위원장의 '노 쇼(No Show)' 가능성 역시 적지 않다는 평가다.


30일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DMZ 방문 계획을 확인하며 "오랫동안 계획됐던 것"이라고 말했다. 방한 이틀째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윗을 통해 "나는 지금 한국에 있다"며 "오늘 나는 우리의 부대를 방문해 그들과 이야기할 것"이라며 "또한 DMZ에 간다(오랫동안 계획된)"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만찬 직전에도 기자들과 만나 '북측에서 연락받은 것이 있느냐'는 물음을 받았는데, "그렇다. 연락을 받았다"고 했다. 이어 '내일 남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느냐'라는 취지의 질문에는 "우리가 지금 일을 하고 있으니 지켜보자"고 답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트윗을 통해 DMZ에서 김 위원장과 만나고 싶다며 깜짝 만남을 제안한 바 있다. 이에 북측은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의 담화를 통해 약 5시간만에 긍정적 입장을 밝혀왔다.

최 제1부상은 "나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대로 분단의 선에서 조미(북·미)수뇌상봉이 성사된다면 두 수뇌분들사이에 존재하고있는 친분관계를 더욱 깊이하고 양국 관계 진전에서 또 하나의 의미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다만 "매우 흥미로운 제안이라고 보지만 우리는 이와 관련한 공식제기를 받지 못하였다"면서 여지를 남겼다. 정말로 만나고 싶다면 미측이 '공식제기'를 하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공식제기'는 김 위원장이 DMZ에 가느냐 마느냐를 결정하는 결정적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일대일 3차 정상회담 개최가 가능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만약 이뤄진다면 우리는 그걸 정상회담이라고 부르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그걸 악수(handshake)라고 부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DMZ 회동을 양국이 중대한 의사교환을 통해 합의를 도출하는 식의 '정상회담'이 아니라, '포토세션' 정도로 정의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비록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에 신속한 반응을 통해 긍정적 답변을 내놨지만, 포토세션 정도로만 그칠 경우 김 위원장이 DMZ로 갈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66시간 기차를 타고 하노이를 갔지만 끝내 빈손으로 돌아왔던 하노이 회담의 재연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하노이 노딜로 인해 협상을 주도하던 북한의 통일전선부는 대대적인 검열을 받았고, 북한 내부적으로 여진은 아직도 여전한 것으로 관측된다.


더군다나 김 위원장은 지난 4월 시정연설을 통해 3차 회담을 올해 연말까지는 기다려볼 용의가 있다면서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불과 사흘전에는 권정근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이 담화를 통해 "조미(북·미) 대화가 열리자면 미국이 올바른 셈법을 가지고 나와야 하며 그 시한부는 연말까지"라면서 "미국이 쌍방의 이해관계에 다 같이 부합되는 현실적인 방안을 마련할 생각은 하지 않고 대화 재개를 앵무새처럼 외워댄다고 하여 조미(북미) 대화가 저절로 열리는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이 "제재 따위에는 연연하지 않겠다"면서 대화에 목매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는 기색이 역력한 상황에서, 굳이 악수만 하러 DMZ까지 갈 개연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때문에 김 위원장의 전격적인 DMZ행은 사실상 미국의 반대급부에 달렸다. 북·미 실무진 간에 물밑 접촉이 이뤄지고 있다는 정황은 나온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보좌관은 29일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주재한 만찬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행사가 열린 상춘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의 즉흥적 성격이 중대한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참석을 앞두고 연합뉴스 및 세계 6대 뉴스통신사와 합동으로 진행한 서면인터뷰에서 "나는 김 위원장과 여러 차례 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상당히 유연성 있고 결단력 있는 인물이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예를 들면 1차 남북정상회담 결과발표를 양 정상이 전 세계에 생중계된 기자회견으로 했는데, 그전까지는 없었던 일"이라며 "원래 공동성명 등 서면 형식으로 하게 돼 있었는데 회담과 합의의 역사성을 감안해 기자회견으로 하자는 나의 제안을 김 위원장이 즉석에서 수용했다"고 말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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