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생산 1.5%↓석유정제 14% 감소
제조업 생산능력지수 0.9% 하락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제조업 생산능력이 10개월 연속 하락한 것은 그만큼 우리나라 제조업 부진이 장기화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수출 악화ㆍ조선업 구조조정, 해외 공장 설립 등 대내외 여건이 제조업 침체를 불러오고 제조업 부진이 다시 투자와 산업생산을 위축시키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2019년 5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제조업 생산은 자동차(0.6%), 전기장비(1.0%) 등에서 증가했지만 석유정제(-14.0%), 금속가공(-3.6%), 식료품(-2.4%) 등에서 줄며 전월 대비 1.5% 감소했다. 제조업 생산 감소 여파로 제조업평균가동률은 1.0%포인트 하락한 71.7%를 기록했다. 제조업 가동률 지수도 전월보다 1.3% 낮아졌다.
1년 전과 비교하는 제조업 생산능력지수는 0.9% 떨어지며 2018년 7월 이후 10개월 연속 하락했다. 이는 1971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최장 기간 하락세다. 제조업 생산능력지수는 기업이 정상적인 조업 환경일 때 국내에서 최대로 생산할 수 있는 양을 뜻한다. 이 수치가 감소하면 국내 공장을 증설하는 대신 해외 공장을 늘리는 곳이 많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제조업 출하는 전월 대비 1.4% 감소했는데 지난달과 비교해 석유정제(-17.8%), 화학제품(-2.6%) 등이 줄어든 영향이다. 제조업재고는 전월보다 0.9% 증가했으며 재고율(재고/출하)은 2.6%포인트 상승한 118.5%로 1998년 9월 122.9% 이후 가장 높았다. 제조업생산능력, 제조업평균가동률 등 제조업 경기를 보여주는 대부분의 생산 지표들이 부진한 셈이다.
제조업 부진은 광공업 생산 지표에서도 드러난다. 지난달 광공업 생산은 자동차(0.6%) 등에서 증가했으나 석유정제(-14.0%), 금속가공(-3.6%) 등이 줄어 전월보다 1.7% 감소했다. 석유정제 감소 폭이 유난히 컸는데 지난 4월 큰 폭의 증가 이후 기저효과와 유류세 인하 조치가 영향을 미쳤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고용ㆍ투자ㆍ생산 등에 영향을 주는 제조업 경기가 부진을 이어가면서 앞으로의 경기 전망도 밝지 않다. 경기를 판단하는 지표도 혼재돼 있다.
현재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인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2포인트 상승했다.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상승한 것은 14개월 만이다. 앞으로의 경기를 예측하는 지표인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2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4월 0.1포인트 상승해 11개월 만에 하락세가 멈췄다가 지난달 다시 하락했다. 4월 발표에서는 두 지표가 모두 보합을 보였지만 건설기성과 수주에서 변동이 있어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1포인트로,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증가로 바뀌었다는 게 통계청 설명이다.
김보경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동행지수는 상승했으나 선행지수는 하락해 향후 전망이 좋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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