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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신인감독 김윤석의 질문, 누가 진짜 '미성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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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이슬 연예기자]

[리뷰]신인감독 김윤석의 질문, 누가 진짜 '미성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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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학교에서 어른이 되면 자기 일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배웠다. 그런데 어떠한가. 무늬만 어른이 난무하는 세상이다. 영화 '미성년'은 그런 요지경 세상 속 어른들을 새로운 렌즈로 들여다본다. 그렇게 김윤석 감독은 우리에게 묻는다. 누가 진짜 미성년이냐고.


'미성년'은 미희(김소진 분)를 응시하는 주리(김혜준 분)의 눈에서 시작한다. 주리는 미희를 조심스레 바라보는데 그녀의 곁에는 아빠 대원(김윤석 분)이 있다. 둘 사이 기류가 심상치 않지만 주리는 이미 알고 있다는 듯 가만히 응시한다. 이때 미희의 딸 윤아(박세진 분)는 그런 주리를 발견한다.

"어떻게 모르냐. 배가 불러오는데…."


같은 고등학교 2학년 주리와 윤아는 주리의 아빠 대원과 윤아의 엄마 미희 사이에 벌어진 일을 알게 되고, 영주(염정아 분) 역시 이를 알게 된다. 그렇게 폭풍같은 사건이 두 가족을 둘러싼다. 급기야 하나의 진실을 놓고 세 명의 어른과 두 명의 고등학생이 마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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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명의 어른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자신 앞에 놓인 문제를 대처한다. 잘못을 외면하면 잘못이 아닌 게 될 것처럼 책임지지 않고 도망가는 어른과 자기연민에 빠진 채 감정을 바라보지 못하는 이, 부도덕한 일인 줄 알면서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는 어른들의 이기적인 단면이 펼쳐진다. 이렇게 '미성년'은 '어른스럽다'는 말을 정면으로 부정한다.

반면 여고생 주리와 윤아는 법적 미성년자(성년이 되지 않은, 만 19세에 달하지 않은 자)인데도 성숙한 모습을 보여준다. 문제를 외면하지 않고 자신만의 방법으로 돌파한다. 속 깊은 그들은 기성세대의 얼굴을 화끈거리게 한다.


'미성년'으로 감독 데뷔하는 김윤석은 솔직한 방식을 택했다. 돌아가거나 기교를 부리기보다 자신과 자신의 영화 세계를 툭 펼쳐 보인다. 또 김윤석은 극 중 불륜을 저지고도 지질한 민낯을 드러내는 대원으로 분하는데, 메소드 연기(?)로 실감 나게 그려낸다.


다소 진부한 불륜 소재를 섬세한 터치로 완성했다. 상황을 설명하고자 하면 장황해질 터. 그러나 김윤석은 극강의 리얼리즘으로 공감대를 형성한다. 이 과정에서 블랙코미디라는 뜻밖의 재미를 발견하게 된다. 관객이 이 부분을 어떻게 바라볼지는 '미성년'이 가진 숙제다.


그러나 쪽지, 우유, 휴대전화 설정처럼 중간중간 투박하고 올드한 장면설정은 아쉽다. 또 대사에 '꽃뱀'이 등장하는 대목은 현 상황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다소 불편하다. '미성년'은 여고생의 시선을 표방했지만, 결국 불륜을 저지른 대원을 비롯해 남성 시각으로 그려지는 부분도 투박하게 다가오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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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은 인간 김윤석의 의외의 매력을 발견할 수 있는 영화다. 신인 감독 특유의 신선함과 패기가 곳곳에 녹아있지만, 영화는 다소 지루하다. 그나마 짧은 러닝타임이 신의 한 수다. 그런데도 담고픈 이야기가 많았을까. 후반부로 갈수록 혼란스럽다.


가장 아쉬운 부분은 엔딩이다. 망치에 머리를 맞은 듯 탄식을 자아내는 결말은 큰 오점이다. 김윤석의 소통이 부족했던 걸까. 왜 이런 결말을 고집해야만 했는지 아쉽다.


'미성년'은 15세 관람가. 96분. 오는 11일 개봉.


이이슬 연예기자


사진=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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