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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차 文정부 '부동산 稅폭격'…시장은 떨고 있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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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억제ㆍ시장 규제→세제 강화 '정조준'
재정개혁특위, 고가 1주택자 장기보유 혜택 축소 권고
소득주도성장 일환으로 전월세 신고제 도입 검토
올 초 고가 부동산 공시가격 대폭 인상…세금폭탄 현실화

3년차 文정부 '부동산 稅폭격'…시장은 떨고 있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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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민규ㆍ지연진 기자] 올해로 3년차에 접어든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세제 강화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대출 억제와 시장 규제에 초점을 맞췄으나 서울 집값 하락세가 본격화되자 세제 강화로 결정타를 날리려는 것이다.


27일 정부에 따르면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재정개혁특별위원회(이하 재정개혁특위)는 전날 고가 1주택자에 대한 장기보유 특별공제 혜택 축소 권고를 담은 '재정개혁 보고서'를 기획재정부에 제출했다. 재정개혁특위는 이른바 '똘똘한 한 채'에 대한 투기 수요를 억제하기 위해 고가 1주택자에 대한 공제율을 축소하거나, 최대 공제를 받기 위한 보유기간을 현행 10년에서 더 늘리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행 소득세법에서는 실거래가 9억원 초과분 등에 대해 양도소득세 비과세 혜택을 못 받는 1가구 1주택자에게 장기보유 특별공제 혜택을 주고 있다. 보유기간이 3년 이상인 경우 공제율 24%에서 시작해 보유기간이 1년씩 늘어날 때마다 공제율이 8%포인트씩 오른다. 10년이 되면 최대치인 80% 공제율을 적용 받는다. 재정개혁특위는 최대 한도 80%는 유지하되 연간 공제율 증가 폭을 줄여 최대 공제율이 적용되는 보유기간을 늘리도록 요구했다.


이와 함께 재정개혁특위는 1가구 1주택 양도세 비과세 요건에 거주기간을 추가할 것을 권고했다. 현재는 2017년 8ㆍ2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조정대상지역에서 구입한 1주택에 한해 2년 이상 거주기간을 적용하고 있다. 나머지 지역은 2년 이상 보유만 하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앞으로는 모든 지역에서 2년 이상 거주해야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주도록 한 것이다.


재정개혁특위의 이번 보고서는 권고안 형식을 취하고 있기는 하지만 대통령 직속 기구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 부분 정책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해 종합부동산세 개편안도 재정개혁특위의 권고안을 바탕으로 미세조정됐다.

소득주도성장의 일환으로 '전월세 신고제'를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주택 매매거래처럼 전월세도 실거래가 신고를 의무화하려는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9·13 대책에서 주택임대차정보시스템(RHMS) 구축으로 주택임대시장의 투명성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시스템만으로는 임대시장 전반을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추가로 제도 개선에 나서려는 것이다. 주택 매매거래에 대한 실거래가 신고제는 2006년 도입돼 양도소득세와 취득세 등 실거래가를 바탕으로 한 과세 체계를 구축했다. 그러나 임대차거래는 신고 의무가 없어 정부가 전월세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다. 임대료 정보를 확인하지 못하면 과세가 불가능해 주택임대차정보시스템을 구축하는 의미가 사실상 없어진다.


국토부는 올 상반기 중 의원 입법 형태로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부동산거래신고법) 개정안 발의에 나설 예정이다. 신고 대상은 주택으로 한정하고 오피스텔이나 고시원 등은 신고 의무 대상에서 제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정 금액 이하 소액 보증금과 서민 주택에 대해서는 신고 의무를 부과하지 않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앞서 국토부는 올 초 고가 주택 및 토지에 대한 공시가격을 크게 올리면서 세금 폭탄을 예고했다. 시세 25억원 초과 단독주택의 공시가격을 올해 36.49% 올려 평균치(9.13%)의 네배에 달하는 인상률을 나타냈다. 1㎡당 추정 시세 2000만원 이상 고가 토지의 공시지가도 올해 20.05% 인상했다. 부동산 공시가격은 재산세와 종부세 및 상속ㆍ증여세 등 세금을 부과하는 기준이 된다. 공시가격이 뛴 만큼 세금 부담도 커진다.


지난해에는 세제 개편으로 다주택자에 대한 종부세율을 끌어올린 바 있다. 이에 따라 다주택자에 대한 종부세율이 0.1~1.2%포인트 올라가고 세부담 상한도 기존 150%에서 300%로 확대됐다.


전문가들은 세제 강화 정책이 집값 하락에 어느 정도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융단폭격식으로 가해지고 있는 세금 폭탄이 부동산 투자 심리를 급격히 위축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출구전략 없이 부동산세제 강화에만 초점을 맞춘 정책으로 1주택 보유자 등 중산층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데 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고가 주택의 경우 부자들이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보유세가 늘어난다고 팔지는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보유세 강화에 따른 중산층의 세부담이 늘어나 서민들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지금 경제가 하락하는 시점에서 부동산 과세 강화는 경제에 더욱 부담을 줄 수 있다"며 "부동산 가격은 수요ㆍ공급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수요가 급증하며 오히려 가격이 올라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제 강화의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권 교수는 "세금을 현실화하는 것은 맞지만 중장기적으로 해야지 단기간에 쏟아내면 사회적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며 "집값을 더 떨어뜨리기 위해서는 수요를 분산하든가 공급을 더 늘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민규 기자 yushin@asiae.co.kr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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