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활동 끝내는 '재정개혁 특위' 왜 보고서를 두개 만들었을까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내부보고용엔 세제개편 관련 구체적 수치 적시

언론보도용엔 고가 1주택자 혜택·경유세 조정 등 방향성만 제시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대통령 직속 재정개혁특별위원회가 26일 공개한 재정개혁보고서가 언론보도용과 내부보고용 두 개가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언론보도용 보고서에는 경유세 인상, 고가 1주택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 등에 대해 방향성만 있고 구체적 내용이 빠져있지만 내부보고용 보고서에는 제시한 과제에 대한 로드맵과 적정 수치 등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불황, 고용부진 등 경제 상황에 대한 국민적 불만이 가중된 상태에서 세금 이슈를 쟁점화할 경우 정부에 부담이 될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27일 정부 등에 따르면 재정개혁특위는 전날 언론에 공개한 재정개혁보고서 이 외에 별도의 보고서를 작성해 청와대와 기획재정부에 보고했다. 언론공개용으로 발표된 보고서에는 상속ㆍ증여세제 합리화, 경유세 조정 등 일부 개혁과제에 대한 권고를 담았지만 각 과제에 대한 구체적 해법과 적정수치 등은 제시하지 않았다. 재정개혁특위에 대해 "특위 활동이 용두사미로 끝났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 유다. 작년 상반기 종부세 인상안을 공개했을 당시 적용 세율과 구간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에 대해 강병구 재정특위 위원장은 "작년 상반기에는 종부세 등 단기과제가 많았고 8월 세법개정안에 담아야 했기 때문에 수치가 들어갔지만 이번에 제시한 과제는 중장기 과제가 많다보다 수치를 제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에게 이미 서면으로 보고된 보고서는 이날 공개된 보고서와는 다른 원본 형식의 보고서로 각 과제에 대한 추진 절차와 로드맵이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위 관계자는 "특위 위원들도 원본 보고서를 회람만 했지 우리에게 따로 배포는 하지 않았다"며 "보고서를 두 개로 만든 것은 총선을 앞두고 있고 현 경제 상황에 대응하는 정부 정책 방향 변화 등을 고려하면 세금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상황임을 감안한 조치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일례로 특위는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환경ㆍ에너지 세제 개편과 관련해 "세수 중립 원칙하에 휘발유ㆍ경유 상대가격을 점진적으로 조정하라"고 권고하며 경유가격이 구체적으로 얼마만큼 인상돼야 하는지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원본 보고서에는 휘발유와 경유의 상대가격을 100대 91 수준으로 연차별로 올려야 한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휘발유와 경유의 상대가격은 100대85 수준이다.


강병구 특위 위원장도 "수치를 제시할 경우 정부 정책의 자율성을 제약할 수 있어 기본 방향만 담았다"고 설명했다. 경유세 인상을 직접 언급하기엔 정치적으로 민감해 정부에만 이를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재정개혁보고서를 지난해 여름에 냈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또 다른 특위 관계자는 "정부가 여러가지 경기요인을 고려해 정책을 추진하다보니 조세개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에는 부담스러운 게 있다"며 "이런 측면에서 보면 특위위원들이 조세개혁에 대해 목소리를 내더라도 수용되지 않는 상황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6년 만에 솔로 데뷔…(여자)아이들 우기, 앨범 선주문 50만장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강릉 해안도로에 정체모를 빨간색 외제차…"여기서 사진 찍으라고?"

    #국내이슈

  • "죽음이 아니라 자유 위한 것"…전신마비 변호사 페루서 첫 안락사 "푸바오 잘 지내요" 영상 또 공개…공식 데뷔 빨라지나 대학 나온 미모의 26세 女 "돼지 키우며 월 114만원 벌지만 행복"

    #해외이슈

  • [포토] 정교한 3D 프린팅의 세계 [포토] '그날의 기억' [이미지 다이어리] 그곳에 목련이 필 줄 알았다.

    #포토PICK

  • "쓰임새는 고객이 정한다" 현대차가 제시하는 미래 상용차 미리보니 매끈한 뒤태로 600㎞ 달린다…쿠페형 폴스타4 6월 출시 마지막 V10 내연기관 람보르기니…'우라칸STJ' 출시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 용어]'비흡연 세대 법'으로 들끓는 영국 사회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