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1일~2일간 베트남 공식방문하는 김정은
김정남 암살 이후 냉랭해진 양국관계 회복 위한 포석
26일 전용열차편으로 베트남 랑선성 동당역에 도착해 손을 흔들고 있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모습. 김 위원장은 이날 첫 공식일정으로 베트남 주재 북한대사관을 방문했다.(사진=A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열리는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마치고 내달2일까지 하노이에 체류하며 베트남 친선방문을 이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회담과 별도로 과거 베트남전 당시 혈맹으로 불렸다가 급격히 냉각돼온 베트남과의 친선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분석돼 주목을 받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매체들은 27일 김 위원장의 북미정상회담 보도를 통해 "최고영도자 동지는 2월27일부터 28일까지 미합중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와 상봉하시고 역사적인 제2차 조미수뇌회담을 진행하시게되며 3월1일부터 2일까지 베트남사회주의공화국을 공식친선방문하시게 된다"고 밝혔다. 북미정상회담이 끝나는 28일 오후 6시(현지시간) 귀환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김 위원장은 2일까지 베트남에 체류하며 공식 방문일정을 가질 것이란 소식에 전 세계적 관심이 쏠렸다.
앞서 김 위원장은 26일 베트남에 도착한 직후 첫 공식일정으로 하노이의 주 베트남 북한대사관을 방문하기도 했다. 북미회담 관련 최종보고를 받는 자리임과 동시에 베트남과의 관계계선에 본격적으로 나서겠다는 제스처로 풀이된다. 이는 북한과 베트남이 베트남전 이래 공식적으로는 공산주의 '혈맹'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나 1992년 베트남과 대한민국의 수교 이후 급속도로 냉각된 양국 관계를 복원하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김일성 북한 주석과 호치민 베트남 주석이 만나는 모습. 김일성은 과거 1958년과 68년 두차례에 걸쳐 베트남을 공식방문했고 베트남전에도 북한이 많은 지원을 해 양국 관계는 '혈맹'이라 불렸다. 그러나 1992년 베트남과 한국 수교이후 양국관계는 소원해졌다.(사진=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북한과 베트남은 1950년 수교했으며, 1957년 베트남 지도자인 호치민이 평양을 국빈방문하고 김일성이 이듬해 하노이를 국빈방문 하는 등 일찍부터 혈맹관계를 구축했다. 1966년 베트남전 당시에는 북한이 공군조종사 및 정비사 200여명, 심리전 요원 100여명, 공병부대 등을 파병했으며 무기 10만정, 대포, 차량, 군복, 현금 등을 무상지원했다. 이후 1970년대까지 양국은 끈끈한 관계를 유지해왔으나, 1979년 베트남의 캄보디아 침공에 대해 북한이 비판을 이어가고, 1992년 한국과 베트남이 수교하면서 관계가 소원해졌다.
이후 2000년대 들어 북한이 베트남의 경제개발 모델 연구에 관심을 가지고 인적 교류가 이어지면서 다시 양국관계가 회복의 기미를 보였으나 지난 2017년, 김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 암살 사건에 베트남 국적 여성이 개입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외교단절 위기까지 갔었다. 이후 지난해 11월부터 다시 양국관계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김 위원장 역시 베트남의 경제개발 모델에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은 1995년 미국과의 수교 이후 대만, 싱가포르, 홍콩 등 주변 국가들의 투자가 이어지기 시작했으며 2006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는 등 대외개방조치를 이어가고 있다. 2000년대 이후 베트남의 GDP 성장률은 매년 6~7%대를 기록 중이며 1인당 GDP는 2000달러선을 넘어섰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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