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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시장보다는 종목에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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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ㆍ중 무역 전쟁이 글로벌 경기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만들면서 지난해 4분기 주가 급락을 가져왔고, 미ㆍ중이 다시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면서 시장은 안도 랠리를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중국에 대한 미국의 관세는 결국 중국의 수출 증가율을 마이너스로 만들었고, 중국 경제와 그에 영향을 받는 유럽과 한국, 나아가서는 글로벌 경제 전반이 부진세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한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의 상장 기업 이익 감소 폭 추이도 가파르다.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올해 주식시장도 많은 고민을 안고 출발했다. '미국은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을까?' '국내 기업들의 이익은 지난해 대비 얼마나 감익(減益)될까?' '위안화는 평가 절상될 수 있을까?' 등과 같은 경제 환경과 펀더멘털에 대한 고민이 우선될 수 있을 것이다.

다행히 각국의 통화 정책은 긴축 기조에서 통화 완화로 바뀌고 있다. 대표적으로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 등 주요 정부의 '경기 부양으로의 정책 회귀'는 연초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 위험 지표 개선과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증시에서의 외국인 순매수를 가져왔다. 그리고 올해 주식시장이 지난해보다 좋아질 수 있다는 기대가 공감대를 만들어가고 있다. 그러나 연초 이후 주식시장의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한 것은 유동성뿐이다. 주식시장은 유동성보다 실적 장세로 진입할 때 안정적으로 지수가 상승하고 수익률을 제고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지난해 10월 올해 코스피 상장 기업 순이익 추정치는 160조원에 육박했지만 지금은 120조원 후반대까지 하향 조정됐다. 충분히 낮아졌던 주가와 기업이익 추정치가 오히려 연초 이후 상승 반전의 단초가 됐지만, 실제로 낮아진 이익 추정치가 현실화될 경우 주가지수에는 상승 한계가 나타날 것이다. 박스권을 벗어나기 어렵다는 투자 심리가 빠르게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이후 실적 장세로 갈 수 있는가는 좀 더 시간을 두고 확인할 필요가 있다.


주가가 상승세로 안정감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크게 두 가지 전제조건이 필요하다. 하나는 미ㆍ중 무역 전쟁의 완화이고, 다른 하나는 경기 부양책에 따라 기업 이익이 하향 조정을 멈추고 상승 반전하는 것이다. 두 가지 전제가 이뤄진다면, 시기적으로는 올해 2분기가 실적 바닥이 되고 하반기에 글로벌시장은 회복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정치학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이 있는 내년 하반기까지 미ㆍ중 무역 전쟁은 반복될 것이라는 전망도 하고 있다. 조심스럽지만 가능성이 있는 이야기다. 결국 올해 글로벌 금융시장은 위험 요인이 자리 잡고 있는 박스권으로 보는 것이 맞을 듯싶다.

한국시장은 내부적으로 다른 국가에서 찾아볼 수 없는 부분이 있다. 바로 '기업 지배구조 개선(스튜어드십 코드ㆍ주주 친화 정책 강화 여부)'과 '남북 평화 협정'이 그것이다. 시기상으로 보면 2월 말에 북ㆍ미 2차 협상이 예정돼 있기 때문에 남북 관계 개선 및 경제 교류 관련 부분에 대한 기대가 재차 높아질 것이다. 3월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주주 친화 정책에 대한 요구나 이슈화도 커질 전망이다.


한국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0배, 같은 신흥국 증시로 분류되는 대만의 PER는 15배다. 대만의 시중금리가 낮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배당 성향(대만 62%ㆍ한국 25%)에도 큰 차이가 있다. 한편으로는 한국이 전쟁 위험 국가이기 때문에 대만보다 주식시장의 프리미엄이 낮다는 결론도 유출할 수 있다.


결국 올해는 지정학적인 리스크나 남북 경제협력에 따른 한국 기업의 잠재성장률 개선의 장기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와 소액주주의 주주 가치 회복이라는 또 하나의 디스카운트 해소를 기대할 수 있는 해이기도 하다.


국내 증시의 기업 실적은 주요 2개국(G2)의 경기 사이클이나 수출 등과 같은 외부 매크로 환경에 의해 결정된다. 다만 주식시장의 프리미엄을 결정하는 변수는 내부 변화에 의해서도 나올 수 있다. 올해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큰 틀의 산업 체계 변화 속에서 개별적인 실적 호전이 예상되는 종목과 함께 기업 지배구조 개선이나 남북 관계 개선의 틀 속에서 투자 유망주가 나올 수 있다. 시장보다는 종목, 즉 박스권 장세를 고려한 종목 고르기가 필요한 해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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