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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뷰] ‘동전 택시기사’ 유족 “정말 억울하고 분통 터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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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관계없음.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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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만약 이번 일이 가해자 아버지 일이면 그는 단순 폭행이라고 인정할까요”


지난해 12월 인천 남동구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30대 승객과 실랑이를 벌이다 승객이 차비로 동전을 던지고 폭언해 이를 듣다가 그 자리에서 쓰러져 숨진 70대 택시기사의 아들 이모 씨는 현재 심경을 묻는 말에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정말 억울하고 분통이 터집니다. 정말 아버지는 오래 사시면서 손주들 보며 살고 싶다고 하셨는데, 이제는 그렇지도 못하니 정말 괴롭습니다”라고 토로했다.


그는 “당시 사건 현장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만을 봤을 때도, 화가 났지만 (가해자의) 음성을 들으니까 너무 억울하고 분합니다”라며 거듭 분을 삭이지 못했다.


당시 승객 A 씨는 택시기사인 이 씨 아버지에게 “그게 뭐냐”, “그냥 가”, “세워” 등 반말과 폭언을 했다. 그러면서 택시에서 내려 주차장에 있던 자신의 차로가 동전 여러 개를 꺼내, 택시 운전석에 던졌다.

동전을 고스란히 맞은 택시기사는 경찰에 신고한 뒤 바닥에 갑자기 쓰러졌다. 출동한 경찰은 급히 병원으로 옮겼지만 택시기사는 숨졌다. 사인은 급성 심근경색이었다.


사건을 맡은 인천남동경찰서는 A 씨를 폭행치사 혐의로 긴급 체포해 조사했지만, 폭행치사가 아닌 폭행 혐의만 적용해 기소 의견으로 최근 검찰에 송치했다.


“왜 폭행치사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정말 아버지 죽음에 가해자는 아무런 영향이 없는 건가요?”


숨진 택시기사의 아들은 경찰이 가해자에 대해 폭행 치사가 아닌 폭행 혐의만 적용한 것에 대해 절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정말 젊은 사람이라도 충격이 큰데 아니면 싸우겠죠”라며 “그런 치욕과 모욕을 듣고 가시려는 분에게 동전까지 던져 (아버지가) 쓰러졌는데도 방치하고 나중에 119에 전화했죠. 그럼 뭐 해요? 이미 늦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아들은 평소 아버지 인품에 대해 절대 다른 사람과 다투는 성격이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버지는 절대 나이가 어리다고 반말을 하지 않습니다. 또 자신의 이익보다는 상대방의 불편함과 손해를 더 생각하셨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버지는) 자신이 조금 손해를 봐도 항상 배려했습니다. 제가 전화를 해 혹시 필요하신 것 있냐고 여쭤봐도, 항상 ‘필요한 것 없다’며 애 엄마랑 손주들 챙기라고만 하셨습니다”라며 “그만큼 욕심도 없으시고 남들한테 피해를 안 주시려고 노력하시며 사셨습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 아버지의 선행에 대해서 “예전에 한 군인을 태웠는데 군인이 지갑을 버스에 두고 내렸다고 하자, 어디까지 가느냐고 묻고 목적지까지 돈도 안 받고 태워주시기도 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아들은 아버지가 운동 관련 직종에 있다가 택시 기사로 전업, 올해로 경력 10년이 넘었다고 말했다.


택시 회사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택시 회사에서도 평소 말씀도 없으시고 점잖게 조용히 운전만 하셨다고 합니다”라며 집 안에서나 밖에서나 아버지는 분란을 일으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택시기사의 며느리가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가해자에 대한 엄벌을 촉구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택시기사의 며느리가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가해자에 대한 엄벌을 촉구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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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택시기사의 며느리는 지난 1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동전 택시기사 사망 사건. 철저한 수사와 엄정하고 강력한 처벌을 촉구합니다. 저희 아버님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은 올렸다.


그는 “가해자로부터 최소한의 진심 어린 사과가 전달되기만을 기다려왔다”며 “최근 우연히 SNS를 통해 보게 된 가해자의 평화로운 셀카 그리고 면접 준비 모습을 보니 그동안의 기다림은 우리 가족만의 착각이었던 같다”고 토로했다.


이어 “지난해 칠순이 된 시아버지가 사건 한 달 전 받은 건강검진 결과에서도 아무런 이상이 없을 정도로 건강했다”며 “단순 폭행이라면 왜 아버님은 그 자리에서 쓰러져 일어나지 못하셨던 걸까요?”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더욱 분통 터지는 것은 언쟁하다 사람이 쓰러졌음을 보고도 그냥 방치했다는 사실”이라며 거듭 분노했다. 이 청원은 19일 오전 9시30분 기준 67,029명이 동의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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