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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은 처음이라] 개점휴업 朴항소심 '국정원 특활비 상납' 쟁점은

최종수정 2019.02.10 18:30 기사입력 2019.02.10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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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서는 국정원 특활비 뇌물 인정 안 돼

문고리 3인방 항소심서 첫 인정

서울고법 형사4부(김문석 부장판사)가 24일 박 전 대통령의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1심의 판단을 깨고 징역 25년과 벌금 200억원을 선고했다. 사진은 지난 2017년 10월 16일 박 전 대통령이 구속 연장 후 첫 공판에 출석하는 모습. 2018.8.24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고법 형사4부(김문석 부장판사)가 24일 박 전 대통령의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1심의 판단을 깨고 징역 25년과 벌금 200억원을 선고했다. 사진은 지난 2017년 10월 16일 박 전 대통령이 구속 연장 후 첫 공판에 출석하는 모습. 2018.8.24 [연합뉴스 자료사진]


'법은 처음이라'는 법알못(알지 못하는 사람)의 시선에서 소소한 법 궁금증을 풀어보는 코너입니다. 법조기자들도 궁금한 법조계 뒷이야기부터 매일 쓰는 사건 속 법리와 법 용어까지 친절하게 설명해드립니다.


[아시아경제 이설 기자] '국정농단' 사건으로 상고심 재판을 받고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대법원이 지난 7일 구속 기간을 연장했습니다. 형사소송법상 상고심의 경우 2개월씩 총 3차례 구속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데 이번이 마지막입니다. 기한은 오는 4월 16일 24시입니다. 1년 6개월이 소요된 1·2심 재판기간은 물론 같은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의 상고심 재판이 1년 가까이 진행된 점을 고려하면 구속 기간 내 대법원이 심리를 끝내기에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이처럼 박 전 대통령과 관련된 3개의 재판은 하나를 제외하곤 모두 결론을 못 내고 있습니다. 대법원에 계류 중인 국정농단 사건 외에 국가정보원으로부터 특수활동비를 상납받은 혐의에 대한 항소심 재판은 6개월 넘게 개점휴업 상태입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옛 새누리당 공천 과정에 불법 개입한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받았지만 상고하지 않아 형이 그대로 확정됐습니다. 오는 4월 구속기간이 만료될 때까지 상고심 재판이 마무리 되지 않으면 박 전 대통령은 구속 피고인 신분이 아닌 수형자 신분으로 재판을 받게됩니다.


결국 관심은 계류돼 있는 재판에 쏠리고 있습니다. 항소심이 아직 시작되지 않은 국정원 특활비 재판은 박 전 대통령에게 돈을 건넨 국정원장들, 중간에서 이를 전달한 '문고리 3인방' 재판 결과로 유추해볼 수 있습니다. 두 재판 모두 항소심까지 결론이 나왔습니다.


우선 박 전 대통령의 1심은 그가 뇌물을 수수한 게 아니라 국고를 손실했다고 보고 이에 대해서만 유죄로 인정했습니다. 결과는 징역 6년과 추징금 33억원이었습니다. 남재준·이병기·이병호 등 국정원장들의 1·2심도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뇌물 공여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바 있습니다. 재판부는 이들이 박 전 대통령에게 특활비를 상납한 것은 인정하면서도 직무 대가성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뇌물로 보기는 힘들다고 밝혔습니다.

정호성, 이재만, 안봉근 전 비서관.(왼쪽부터)

정호성, 이재만, 안봉근 전 비서관.(왼쪽부터)


하지만 지난달 4일 이재만·안봉근·정호성 전 비서관 등 '문고리 3인방' 2심 재판부는 국정원이 건넨 특활비 36억여원 중 2억원은 뇌물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국정원에 막대한 영향력을 갖는 대통령이 거액의 금품을 제공한 것만으로도 직무 집행의 공정성을 의심받을 만하다는 취지였습니다.

문제의 2억원은 2016년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진 이후 국정원의 자금지원이 일시 중단됐을 때 건네진 돈입니다. 청와대는 국정원에 "명절에 쓸 돈을 지원해달라"고 요구했고, 이병호 전 국정원장은 정 전 비서관을 통해 2억원을 전달했습니다. 재판부는 이 전 국정원장이 대통령이 경제적으로 어렵다는 말을 듣고 자진해서 특활비를 교부한 점, 매월 교부하던 1억원의 2배에 이르는 점 등을 들어 뇌물로 판단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이 받은 특활비 일부가 처음 뇌물로 인정됐기 때문에 향후 이 혐의에 대한 유무죄 판단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죄는 수뢰액이 1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게 돼 있습니다. 항소심에서 일부 뇌물이 인정된다면 박 전 대통령의 형량도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박 전 대통령은 현재까지 선고된 세 사건에서 총 33년 징역형을 받은 상태입니다.


오는 14일 법관 정기 인사로 담당 판사까지 바뀌게 된 박 전 대통령의 항소심은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왔습니다. 박 전 대통령의 항소심이 문고리 3인방 재판부의 판단을 어떻게 볼지 관심사입니다.




이설 기자 sseo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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