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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이름을 불러주세요" … 달라지는 가족호칭

최종수정 2019.02.04 18:13 기사입력 2019.02.04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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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련님', '처남' 등 남성 중심 가족 호칭 개선안 마련


"차라리 이름을 불러주세요" … 달라지는 가족호칭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아내가 결혼하고 가장 충격을 받은 게 제 아우에게 '도련님'이라고 불러야 한다는 사실이었어요. 심지어 두 사람은 어릴 때 한동네에서 자란 동창이거든요. 차라리 대화할 자리를 아예 안만들겠다며 거부감을 보이더라고요. 물론 저는 아내 여동생에게 '처제님'이라고 부르는데 어른들도, 처제 본인도 그저 제가 장난스레 그런다 여기더라고요."

"작년 추석에도 남녀 가족간 호칭을 평등하게 하자는 말이 나왔잖아요. 빨리 정부에서 올바른 호칭을 정해 강제적으로 적용을 하든, 온국민 계몽운동을 하든 좀 바꿔주셨으면 좋겠어요."


예부터 사용해오던 가족간 호칭에서 성차별적인 요소를 없애자는 요구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정부도 대안 마련에 나섰지만 오랫 동안 관습으로 내려오던 호칭을 사회구성원들이 모두 합의할 수 있는 새로운 말로 바꾸는 일이 쉽지 않은데다 새로이 대안으로 제시될 호칭을 사용할지 여부 또한 개인의 선택에 맡겨야 하기 때문이다. 호칭 만큼이나 사회적 인식 변화가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성가족부는 올해 추진되는 '건강가정 기본계획(2016~2020) 시행 계획'에 따라 가족호칭 양성평등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민주적이고 평등한 가족관계를 실현하기 위해 그동안 남편의 동생은 '도련님' 혹은 '아가씨'로 부르고, 부인 동생은 '처남' 혹은 '처제' 등으로 부르는 결혼 후 성별 비대칭적인 가족호칭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오는 22일까지 국민권익위원회 온라인 참여 플랫폼 '국민생각함(idea.epeople.go.kr)'을 통해 '성별 비대칭적 가족호칭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의 가족호칭이 불편한 적이 있었는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가족호칭에 대한 개선이 필요한지, 호칭 개선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을 묻는다.


일례로 시댁과 처가라는 호칭에 문제가 있다고 느끼는지, 이를 대신해 시댁과 처댁, 시가와 처가 등으로 말하는 게 적절한지 일반 국민들의 의견을 듣는다. 또 남편의 동생을 도련님이나 아가씨로 높여 부르지만 아내의 동생은 처남, 처제로 부르는 것에 대해서는 똑같이 OO 씨, OO 동생 등으로 부르는 등 대안에 대해서도 선호도를 조사한다.


남편의 부모님은 아버님, 어머님으로 부르고 아내의 부모님은 장인어른, 장모님으로 부르는 것에 대해서도 양가 모두 똑같이 아버님, 어머님 등으로 부르는 방안 등도 제시됐다.


여가부는 이번 설문 결과를 바탕으로 전문가와 시민이 참여하는 공청회를 열고 올 상반기 안에 가족호칭 개선 권고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권고안이 나와도 국민들이 반드시 사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현실에 적합한 호칭에 대한 사회적 공론화가 이뤄질 것으로 여가부는 기대하고 있다.


이보다 앞서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은 이번 설 명절을 앞두고 친가와 외가를 포함해 명절에 개선해야 할 성차별 언어와 관용 표현을 모아 '서울시 성평등 생활사전' 설 특집 편을 발표하기도 했다. 지난해 시민들이 제안한 성차별 언어 522건 중 전문가 자문을 거쳐 개선 대상과 대안을 선정한 것이다.


우선 집사람·안사람·바깥사람은 배우자로, 외조·내조는 배우자의 지원이나 도움으로 바꾸는 안을 제안했다. 남성은 집 밖에서 일하고, 여성은 집안에서 일한다는 고정관념을 담고 있는 표현이라는 이유에서다.


'살림살이를 꾸려가는 안주인'이라는 의미의 '주부'는 '살림꾼'으로 바꿔 남성과 여성 모두 쓸 수 있게 하고, 친가·외가는 아버지 혹은 어머니 본가, 장인·장모·시아버지·시어머니는 어머님이나 아버님으로 통일하는 안도 내놓았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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