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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 자유한국당에 미래는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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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지지율이 26.7%까지 올랐다. 2016년 10월 3주 차 이후 2년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라는 게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의 설명이다. 한국당은 이 같은 지지율 상승에 웃어야 할까? 글쎄다. 오히려 더 자책하고 더 반성해야 하지 않을까. 더불어민주당 지지율(38.7%)에 비하면 여전히 오차범위를 벗어난 열세다. 지금 당장 선거가 있다면 총선이 됐건 대선이 됐건 필패다.


한국당이 지지율 상승에 활용할 수 있는 정치적 호재는 차고도 넘쳤다. 여당이 한국당과 보수 세력을 의심하고 검찰에 기소했으나 거꾸로 자신들의 치부를 드러낸 드루킹 댓글 사건부터 최근의 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 수사관과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의 양심선언, 손혜원 의원의 목포 원도심 투기 의혹까지 실타래가 풀리듯 이어졌다.

무엇보다도 경제가 어렵다. 매우 어렵다. 자영업 소상공인의 몰락, 소득 최하위계층의 소득 악화, "동남아시아 가서 일자리 찾아라"라고 내몰리는 청년과 중ㆍ장년 층 등 소득 주도 성장의 한계가 분명히 드러나 있다. 그럼에도 반사이익을 얻어야 할 한국당의 지지율은 30%조차 넘기지 못하고 있다. 무엇이 문제일까.


한국당에 '국민의 마음을 얻고자 하는 간절함'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 대통령의 정치적 임명에 시비를 걸고 '웰빙' 단식을 할 시간이 있으면 의원들이 모두 지역구에 내려가 경제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경제위기백서'라도 내서 정부를 압박해야 하는 것 아닌가.

국민은 냉정하다. 아무리 '독재' '내로남불'을 외쳐도 소용없다. "그래, 너희가 한 짓과 똑같은 짓을 문재인 정부가 하고 있는 것을 안다. 그렇다고 너희가 다른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질문한다. 국민은 "한국당이 확실히 환골탈태했다" 혹은 "환골탈태할 것"이라고 믿지 않는 것이다.


이 상태라면 한국당이 다수당이 되는 유일한 길은 이삭줍기밖에 없다. 국민이 민주당이 싫어서 한국당에 표를 줄 때만 가능하다. 그렇게 다수당이 된다 한들 그다음 대선은 또 기대할 수 없는 불임 정당이 되고 말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해야 하나.

한국당이 할 수 있는 일은 정치적으로는 '구체제와의 단절', 경제적으로는 '보수본색의 회복'을 국민에게 엄중하게 약속하는 일이다. 진보건 보수건 정권의 색깔과 관계없이 누구나 대통령이 되면 반복하고 있는 제왕적 정치가 바로 구체제다. 정치 보복, 사법권 침해, 검찰의 시녀화, 정치적 임명권의 남용, 무능한 보은 인사, 내각을 무시한 비서 정치 등 국민이 염증을 내고 있는 구정치와의 단절이다. 그것을 약속하고 어떻게 실천할 것인지 국민에게 제시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한국당 스스로 먼저 내려놓아야 할 것도 많을 것이다. 예컨대 국회의원의 어떠한 일탈도 용납해서는 안 될 것이다. 먼저 실천하지 않으면 국민이 믿지 못한다.


경제적으로는 보수적 대안을 확실히 제시하는 데서 살 길을 찾아야 한다. 한국당은 집권을 위해 보수적 정체성을 적지 않게 훼손해왔다. 보수적 정체성은 '국민의 재산권 보호와 시장경제 활성화'다. 그러나 표가 필요하면 언제든 반시장적 법안에도 표를 던져왔다. 한국당은 기업 정책, 노동 정책, 한국 경제의 구조 전환을 저해하는 집단이기주의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 필요하면 민주노총 비리 척결 같은 적대적 대안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집권 내내 노조의 압력에 절대 굴복하지 않았던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 같은 보수적 강인함이 한국당에는 없다.


국민의 질문은 간단하다. 한국당이 과거와 단절한 새로운 진정한 보수적 대안 세력인지를 묻고 있다. 이 질문에 "예스(Yes)"라고 주저 없이 대답하지 못하는 한 한국당에는 미래가 없다.


강영철 한양대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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