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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장칼럼]자본시장 규제, 당근과 채찍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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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늘어나는 규제에 증권업계의 한숨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옥죄는 강도가 세지는 반면 풀어주는 강도는 그에 미치지 못해 업계의 답답함만 쌓여가고 있다.


정부가 최근 시장 건전성 강화를 위해 환매조건부채권(RP)과 머니마켓펀드(MMF) 규제 카드를 꺼냈다. RP시장에서 차입비중이 큰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를 대상으로 차입규모에 연동하는 '현금성 자산 보유비율 규제'가 연내 도입된다. RP거래란 RP매도자(자금차입자)가 증권을 담보로 RP매수자(자금운용자)로부터 단기간 자금을 차입하는 거래다. 금융위원회는 RP거래의 90% 이상이 익일물 거래에 치중되면서 대규모 차환 리스크나 차입기관의 유동성 리스크 등으로 자금시장 불안이 증폭될 수 있다고 보고 RP 차입액의 일정비율 이상 현금이나 예금, 또는 CD 등 이에 준하는 자산을 보유하도록하는 현금성자산 보유 비율 규제를 도입키로 했다.

또한 RP 차입액의 만기에 따라 보유비율을 차등화해 기일물 비중을 늘려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들은 RP거래 만기가 짧을수록 차환 리스크에 대비한 현금성자산보유비율을 높여야 한다. 은행 등 시장참가자가 RP 매수 시 담보증권 특성과 차입자 신용 위험이 반영된 최소증거금율도 적용키로 했다. 그동안에는 국내 RP 거래시 헤어컷이 일률적으로 5%가 적용됐었다. 헤어컷이란 RP거래시 차입자금 규모보다 추가적으로 제공해야 하는 담보의 비율을 말한다. 앞으로는 담보증권의 신용등급이 낮고 만기가 길수록 그리고 차입자의 신용위험이 높을수록 높은 헤어컷이 적용되게 된다. MMF의 규제도 강화된다. 국채나 통안채, 은행예금 등 상대적으로 안전한 자산의 편입 비율이 30% 이하인 MMF에는 장부가가 아닌 시가평가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


이 같은 규제 강화에 업계는 시장 위축과 수익성 악화 등을 우려하고 있다. RP거래는 증권사의 대표적인 자금운용 방식으로 규제 도입으로 인해 조달 비용이 늘고 수익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현금성 자산 보유비율 만큼의 자금은 투자할 수 없게 되는 것"이라며 "자금 조달 비용도 늘 수밖에 없어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MMF 규제 역시 시가평가를 할 경우 수익률이 일정치 않게 되고 결국 시가평가를 받지 않는 국공채형 MMF로만 자금이 몰릴 수 있어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다.


갈수록 규제는 많아지는데 규제 완화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최근 증권거래세 폐지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지만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15일 더불어민주당과 증권사ㆍ자산운용사 대표들과 간담회 이후 증권거래세 개편 여론이 탄력을 받고 있지만 기획재정부에서는 사실무근이라며 증권거래세 폐지 가능성을 일축했다. 올해 국내 주식시장의 거래대금이 지난해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증권사들의 실적 우려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상황에서 증권거래세가 폐지될 경우 가뭄 속 단비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채찍만으로 자본시장을 옥죄기만 한다면 발전은 기대할 수 없다. 적절한 시점에 당근으로 활력을 불어 넣어줘야 자본시장이 제 기능을 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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