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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통법 10년]덩치 커진 韓펀드, 수익률은 약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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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식형펀드 작년 평균수익률 -18.58%
2008년 금융위기 시절 -38.64% 이후 최저
최근 몇 년 공격적 투자로 공모 앞지른 사모
"펀드 시장 크려면 공모 살아나야"

[자통법 10년]덩치 커진 韓펀드, 수익률은 약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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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정민 기자] 자본시장통합법이 2009년 2월 시행된 이후 국민 재테크 수단이 된 펀드의 성장 추세를 한 마디로 설명하면 '덩치 커진 고등학생, 체력은 초등학생'으로 표현할 수 있다. 시장 규모는 66%나 커졌지만 연간 수익률은 그때나 지금이나 마이너스다. 특히 공모펀드 부진이 눈에 띈다. 대신 사모펀드가 뜨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펀드 시장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공모펀드 시장이 살아나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속 빈 강정 韓 펀드시장= 2009년 정부는 펀드 시장 활성화를 위해 자산운용사들이 펀드 자산을 다양한 곳에 투자할 수 있도록 했다. 그렇게 해서 레버리지 인덱스펀드, 멀티매니저펀드, 목표배당형펀드 등 다양한 투자대상과 운용전략을 구사하는 펀드들이 출현했다. 매년 수많은 펀드 상품들이 출현하면서 설정액 기준 2009년 331조9000억원이던 국내 펀드 시장은 2015년 421조7000억원으로 400조원 벽을 넘었고 지난해에는 551조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로 불었다.

외형은 커졌지만 내실은 챙기지 못했다. 지난해 537개 국내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 18.58%를 기록했다. 100만원을 투자했다면 18만5800원을 잃었다는 이야기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닦쳤던 2008년(-38.64%) 이후 최악의 성적이었다. 금융투자협회는 "지난해 글로벌 증시 불안으로 국내 주식형 펀드 역시 손실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수익률 하락세에 1조원 넘게 굴리던 스타 펀드도 힘을 못쓰고 있다. 과거 10개가 넘던 1조원 이상의 공룡펀드 중 현재 유일하게 살아남은 것은 '신영밸류고배당펀드'다. 2003년 출시된 장기투자 지향 펀드로 전성기에는 몸집이 4조원에 육박할 정도로 커졌지만 수익률 하락, 펀드매니저 이탈로 이름값이 무색해졌다. 메리츠코리아펀드, KB밸류포커스펀드 등도 투자자 환매가 이어지면서 지금은 1조원 클럽에서 탈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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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 빈자리 채우는 '사모'님= 공모와 달리 사모펀드 성장세는 남다르다. 지난해 기준 공모펀드 순자산은 213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8% 감소했지만 사모펀드는 330조7000억원으로 14.2%증가했다. 사모펀드가 잘 나가는 비결은 공모펀드에 비해 제약이 적고 공격적인 투자가 가능한 덕분이다.

가령 공모펀드는 한 종목에 자산의 10% 이상 투자할 수 없지만 사모는 이런 투자비중 제한이 없다. 저성장 시기와 맞물려 부동산, 오피스 빌딩, 항공기 등 대체 투자가 활발한 사모펀드의 장점이 부각되며 2016년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격차는 확대되는 추세다. 2016년 38조원, 2017년 71조8000억원, 지난해 117조1000억원으로 계속 벌어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는 "사모펀드는 2015년 10월 제도 개편 이후 자금 유입이 늘고 부동산ㆍ실물펀드도 성장하면서 순자산이 빠르게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올해도 주식시장이 불안정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측되면서 사모펀드의 인기가 지속될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지배적 시각이다. 아울러 정부 정책도 사모펀드 시장을 키우는 데 한몫했다. 사모펀드의 성장요인 중 하나인 한국형 헤지펀드는 정부가 2015년 10월 최저가입금액을 '5억원 이상'에서 '1억원 이상'으로 낮추면서 시장이 빠르게 성장했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017년 정부는 최소 가입금액 500만원으로 사모펀드에 투자하는 재간접 공모펀드를 허용했다"며 "투자자 입장에서는 사모재간접 공모펀드에 투자하면 다양한 자산과 전략의 헤지펀드에 투자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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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시장 부활하려면 '공모' 살아나야= 부진한 수익률 탓에 개인 투자자들은 펀드 시장을 떠나고 있다. 2008년 국내 펀드 시장에서 52%를 차지하던 개인 비중은 지난해 21%로 줄었다. 자본시장연구원은 '국내주식형 공모펀드 판매양상의 특징 및 성과 분석' 보고서를 통해 "판매잔고 감소로 나타나는 개인 투자자의 공모펀드 투자 기피 현상은 펀드 성과의 부진뿐 아니라 판매 과정에 내재된 투자자와 판매사 간 정보 비대칭 및 이해 상충 문제와도 연관돼 있다"면서 "이 결과 투자자들은 애초 기대했던 수익률보다 더 낮은 수익률을 얻은 상태에서 환매했다"고 분석했다.


시장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공모 상품 출현도 요구된다. 이지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개인투자자의 간접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자산운용사들이 개인투자자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공모펀드의 유형을 다양화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1월 기준 사모펀드의 유형별 비중은 주식형 5%, 채권형 22%, 단기금융 6%, 부동산 22%, 특별자산 20% 수준이다. 공모펀드의 경우 주식형 28%, 채권형 12%, 단기금융 37%이고 부동산 및 특별자산은 1%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주기적으로 수익을 제공하는 인컴펀드나 사모 재간접 공모펀드 등 중위험-중수익 상품도 적극적으로 제공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김종민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공모 펀드에 대한 투자자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운용업계의 운용성과 제고 노력과 감독당국의 제도개선 노력이 함께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정민 기자 ljm1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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