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현 靑 정책수석 "집값 오른만큼 공시가격 현실화 주안점"
올해 부동산 공시가격 폭탄은 시작인가…시세반영율 촉각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올해 표준 단독주택 공시가격 최종 심사가 오는 23일로 연기됐다. 정부의 공시가격 현실화 방침은 연초부터 '세금 폭탄' 논란 등 조세 저항과 초고가 부동산의 공시가격 인상 주장 등 여론이 양분되면서 진통을 겪고 있다. 다만 문재인 정부가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만큼 초고가 부동산의 공시가격은 큰 폭으로 인상될 것으로 보여 향후 논란은 더 커질 전망이다.
당초 정부는 이날 위원회 심의를 거쳐 결정된 표준주택 가격을 오는 25일 공시한다는 계획이었지만,심의 일정을 미뤄 공시일 직전에 열기로 했다. 해당 위원회에 외부 위원이 다수인 만큼 큰 폭의 공시가격 인상을 밀어붙이는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논란을 최소화하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중앙부동산공시가격위원회 회의 이후 발표까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면서 "중앙공시가격위 심사 이후 공식 브리핑을 통해 올해 공시가격 제도 개선에 대해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은 표준주택 및 표준지와 공동주택 간 공시가격 시세반영률의 형평성을 거론하며 현실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김 정책실장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초(超)고가주택에 대해서는 현실화하는 것을 형평성이라는 관점에서 들여다 보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집값이 오른 만큼 그 수준에서만 공시가격을 현실화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부동산 공시가격은 크게 뛸 전망이다 지난달 19일 공개된 표준단독주택 공시가격 예정안의 경우 전국 평균상승률이 10.23%로 2005년 주택 공시가격 제도 도입 이후 처음으로 두자릿수를 기록했다. 서울은 20.7% 급등했다. 특히 강남구는 42.8%로 가장 높은 상승율을 기록했다. 용산구(39.4%)와 마포구(37.3%)ㆍ서초구(30.6%)ㆍ성동구(24.55%) 등 지난해 부동산 가격이 급등한 지역도 공시 가격이 폭등했다. 표준지 공시지가 예정안 역시 전국 평균 9.49% 상승한다. 2008년(9.64%) 이후 11년 만의 최고 상승률이다. 지난해 아파트 가격이 급등한 만큼 공동주택 공시가격도 큰 폭의 인상이 예고되고 있다.
부동산 공시가격 최종 결정을 앞두고 찬반 논쟁도 격화되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공시지가 제도 도입 이후 서울의 대규모 33개 아파트 단지(강남3구 16개, 비강남권 17개)의 땅값 시세와 공시지가 및 공시가격 변화를 비교한 결과 공시지가 시세반영율은 아파트 공시가격 시세반영률의 절반에 불과하다며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박덕흠 자유한국당 의원은 부동산 공시가격 평가 산정 과정에서 정부가 개입할 수 없도록 '부동산 가격 공시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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