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주식시장의 반등과 달리 우리 경제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기대보다 우려감이 더 큰 게 사실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유가 하락과 반도체 경기 둔화로 석유화학, 석유제품, 반도체 등 우리 경제에서 수출 비중이 큰 산업들의 부진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우리 수출 중 석유화학 및 석유제품의 비중은 각각 8%, 반도체 비중은 21%에 달했다. 수출 중 총 37%를 차지하는 산업에서 빨간 불이 켜진 것이다.
반도체 산업에서도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디램(DRAM), 낸드(NAND) 등 반도체 가격은 작년 하반기부터 빠르게 떨어져 최근에는 작년 고점 대비 60~70%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특히 연말로 가면서 가격 하락 폭이 빨라졌는데, 이를 반영해 작년 반도체 수출은 상반기 중 40%대에서 하반기 20%대로, 특히 12월에는 -8%대로 증가율이 떨어졌다.
더 큰 문제는 유가나 반도체 가격이 떨어지는 현상 자체가 수요 부진을 의미할 수 있다는 점이다. 즉 현재 물량 측면도 동반 위축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을 가능성이 큰데 이는 물량으로 계산되는 실질 성장률에 부정적이다. 특히 반도체의 경우 2018년 상반기까지 나타난 아마존 등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 후 반작용, 2020년에 본격화될 5G 서비스 때문에 스마트폰 매수를 늦추려는 심리, 가상통화 가격 급락으로 중단된 채굴 수요 등이 맞물려 올해 내내 수요가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등 공급자들이 생산을 조정하면서 가격 하락은 멈출 수 있지만 생산 조정이 투자 축소를 의미한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성장률에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물론 주식시장은 부진한 경제에도 불구하고 오를 수 있다. 미ㆍ중 무역전쟁,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등 각종 악재로 주가가 우리 기업들의 이익 규모 대비 이미 많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년 초 고점을 넘는 수준까지 주가가 상승하려면 유가와 반도체 가격이 오르거나, 다른 산업에서 기대 이상의 수출이 나타나거나, 고용이 획기적으로 늘어나거나, 부동산시장이 상승세로 돌아서야 한다. 무엇 하나 만만해 보이지 않는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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