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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교 교복·두발 자유화…"편한 교복 도입"vs"학생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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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고교 새학기 '교복 공론화' 권고
학생 의견 50% 반영 두고 '생활복 도입' vs '교복 폐지' 의견 갈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관계 없음. 사진=연합뉴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관계 없음.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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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효원 기자] 서울의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내년부터 불편한 교복 대신 편안한 교복을 입을 수 있게 되는 가운데 서울시교육청은 오는 1학기부터 학교 공론화를 통해 교복과 두발 자유화 공론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러한 교복과 두발 자유화로 인해 교사와 학부모 등 교육 주체들 간 찬반이 엇갈리고 있는 상태다.
서울교육청에 따르면 각 학교는 공론화 과정을 통해 기존의 정장식 교복을 대체할 생활복을 도입하거나 기존 교복 개선 또는 복장 자율화 등 여러 방안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게 된다.

서울 중·고등학교 705곳 중 98%가 교복을 착용하고 있지만 학생들은 편안함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또 학교마다 교복선정위원회를 두고 있지만 학생위원 비율이 과반을 넘는 곳은 20%도 채 안돼 교복을 입는 학생들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는 의견이 존재하고 있다.

이에 서울시교육청은 기존 교복에서 탈피해 생활복으로 대체해 활동 편의성을 높이겠다는 것인데 이를 두고 다양한 시각이 존재하고 있다. 시대 흐름에 맞게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야 한다는 입장과 서울시교육청의 가이드라인은 학교 자율성을 침해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중학생 이모(14)양은 “여름철 폴리에스테르 소재를 사용한 교복 셔츠를 입고 있자니 견디기 힘들다. 신축성과 땀 흡수 모두 기대할 수 없다. 또 여학생 교복의 경우 허리라인이 잘록하게 들어가 있어 교복 상의가 짧아 팔을 살짝만 올려도 너무 불편하다”고 토로했다. 이 양은 “셔츠나 치마가 아닌 생활복 형태의 교복 도입이 빨라지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고등학교 3학년생인 박모(18)양도 “정규수업 외에 자율학습까지 하다보면 학교에 있는 시간이 대단수인데 불편한 교복을 입고 있자니 너무 불편하다. 티셔츠를 입고 있어도 허용해주는 선생님과 그렇지 않은 분에 따라 복장을 달리해야해 불편하다. 요즘에는 어느 정도 허용해주시기는 하지만 확실한 가이드라인이 제시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교복 공론화는 서울시교육청의 권고사항으로 모든 학교에 공론화 작업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또 현행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9조는 각 학교가 자유롭게 학생지도규칙을 결정할 수 있고 학칙도 교장이 학생과 학부모, 교원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도록 규정했는데 교육청에서 시기를 정해 밀어붙이면 학교 차원에서 불만이 커지고 선언이 형식적으로 남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 우려가 제기되는 것이다.
한가람고등학교 교복. 사진=한가람고 홈페이지

한가람고등학교 교복. 사진=한가람고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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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김모(44)씨는 “가뜩이나 외모에 관심이 많은 때인데 교복 자율화와 두발자유까지 허용된다면 학교 측에서 통제가 이뤄질까 싶다. 사복을 입게 될 경우 아이들은 등교하기 전 무슨 옷을 입어야 할까 고민도 할 것이고 학부모들은 경제적 압박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라며 “학생들은 ‘학생다움’에서 벗어나면 안된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일부 학생들은 ‘교복을 아예 없애자는 것이 아닌 여름에는 반바지, 겨울에는 후드티 교복’ 등 편의성을 높이자고 주장하고 있다.

한 학부모는 “‘추리닝’이라는 어감이 반갑지 않다. 기존 꽉끼고 몸매가 드러나던 교복 대신 통을 넓히고 신축성이 좋은 소재를 사용한 교복이 도입된다면 그것은 환영이다. 학생, 어른 모두 장소에 맞는 적절한 의복을 갖춰입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직장에 ‘추리닝’을 입고 다니지 않는 것이라 생각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지나친 교복 규제’에서 벗어나 호응을 얻은 곳도 있다. 서울 양천구에 위치한 한가람고등학교는 기존 교복에서 후드티와 반바지 교복을 채택했다.

이준희 한가람고등학교 교감은 “사복보다 경제적이고 학생들에게 소속감을 부여하는 장점을 얻었다. 복장 관련 규정도 기존 정장형 교복과 비교하면 유연해져 선생님과 학생들의 불필요한 갈등을 줄일 수 있었다”면서 “후드티를 포함한 동복은 서울시 평균 가격과 비교하면 14% 가량 저렴해져 비용 면에서도 긍정적인 변화를 꽤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편안한 교복이란 무엇인가’라는 토론회에 참석한 시민참여단 231명은 ‘학교 지정한 생활복’(45.8%)를 가장 많이 꼽았고, ‘기존 교복개선’(22.2%)가 그 뒤를 이었다.

또 지난해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두발 길이를 자유화하고 염색파마 등 두발 형태는 학교별로 의견수렴을 하되 학생 자율로 맡기는 것을 권유한다고 밝혔다. 현재 두발 자유화는 서울시내 중고등학교 약 84%가 이미 시행중이다. 두발 길이의 자유화에서 나아가 두발 형태까지 자유화를 추진하는 것을 두고 찬반 의견이 팽팽한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가이드라인 제시가 학교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나섰다.

조 교육감은 “올 하반기부터 모든 서울 학생들이 두발 모습을 선택하고 내년부터는 편안한 교복을 착용할 것이다. 이를 토대로 활력과 개성 넘치는 학교생활 문화가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황효원 기자 wonii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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