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바른은 내부에 4차산업혁명대응팀을 신설했다. 인공지능(AI)ㆍ사물인터넷(IoT)ㆍ빅데이터 관련 법률 이슈를 진단하고 대응하는 조직이다. 지난달 6일에는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인 비트포렉스(Bitforex)와 업무협약(MOU)도 체결했다.
회계ㆍ재무나 기업 관련 소송에서 두각을 보이던 법무법인 화우는 지적재산권 부문을 강화하는 추세다. 지난해 국내 로펌 가운데 처음으로 한국콘텐츠진흥원ㆍ포맷산업협의회와 방송포맷 산업 발전과 지식재산권 보호 관련 MOU를 맺었다. 또 SBS PD, 메이콘텐츠 대표이사 등 지낸 이용해 변호사도 영입했다. 해외에서 벌어지는 한국기업 상표권 침해 소송 등 시장에 진출하려는 포석이다. 일부 중견로펌 중에서는 방송사나 제작사와 손잡고 드라마에 법률자문을 하거나 아예 제작투자에 나서는 경우도 있다. 모두 문화콘텐츠나 지적재산권의 산업적 잠재력에 주목하는 것이다.
한편 법무법인 지평은 올해부터 소셜벤처ㆍ사회적기업과 협약을 맺고 변호사 1명과 소셜벤처 1곳을 연결해 법률자문ㆍ교육 사업을 펼치고 있다. 사업을 총괄하는 임성택 대표변호사는 "소셜벤처가 사회적 목적을 실현하는 것을 지원하고 소속 변호사들에게는 양질의 재능기부 기회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들이 지원하는 업체는 주로 시민참여형 투자 플랫폼, 장애인 이동기술회사들이다. 사회적 기여뿐 아니라 미래 산업과 연결된 기업에 사전 투자한다는 복안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이런 변화의 바람은 법조계 내부의 경쟁 가열 분위기를 방증한다. 기존 시장에서 벗어나 새 먹거리 창출을 위한 투자라는 것이다. 현직 변호사 사이에선 무분별한 변화나 모험에 대한 경계심도 보내고 있다. 신산업 진출이 자칫 투기로 흐를 수 있지 않겠냐는 것이다.
하지만 법조계의 변화 바람은 국내에 국한된 것이 아닌 만큼, 일정 수준의 위험을 감수하는 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제발 결혼하세요"…5박 6일 크루즈까지 보내준다...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