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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을 읽다]①'아침 사과는 금, 저녁 사과는 독'은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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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사과 만큼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과일은 많지 않습니다. 사과가 들어간 속담이나 속설도 그 만큼이나 많습니다. 영국에는 '하루 한 알의 사과를 먹으면 의사를 멀리 한다', 우리나라에는 '사과 나는데 미인 난다'는 속담도 있습니다.
또, 콩심은데 콩나고 팥심은데 팥난다는 의미의 '사과는 사과나무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는다', 사람의 시기심을 경계하는 '남의 담 너머 사과가 제일 달다', 미꾸라지 한 마리가 웅덩이를 흐린다는 뜻의 '썩은 사과 한 개가 사과 한 상자를 못쓰게 만든다' 등등 사과에 빗댄 많은 경구들이 있습니다.

특히 많이 알려진 말은 '아침 사과는 금(金), 저녁 사과는 독(毒)'이라는 말입니다. 진실일까요? 요즘 말로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아침에 이로운 것은 사실이고, 저녁 늦게 먹으면 해로운 것도 사실이며, 아침에만 이로운 것이 아니라 저녁 늦게도 먹으면 이로울 수 있으니까 틀렸기도 하구요.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100g(작은 크기의 사과 한 알 정도)짜리 사과 한 알의 열량은 50㎉ 이상인데 85% 이상이 수분이고, 당분(13~16g), 단백질(1.4g), 섬유(1.4g), 유기산(0.5g), 비타민A·B·C, 칼슘, 칼륨, 인 등 다양한 영양소가 들어 있습니다.
이 가운데 사과의 특징을 나타내는 가장 중요한 성분은 '당분'과 섬유의 25%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펙틴(pectin)', 그리고 '유기산(organic acid)'입니다.

당분은 대부분 과당과 포도당으로 이뤄져 몸에 바로 흡수되는데 특히 포도당은 뇌 활동에 절대적인 에너지여서 두뇌 활동에도 큰 도움을 줍니다.

사람들, 특히 여성들이 사과에 열광하는 이유가 바로 펙틴 때문입니다. 널리 알려진 사과의 효능이 변비 예방과 다이어트입니다. 수용성 식이섬유가 풍부하게 들어있는 펙틴은 장의 기능을 활발하게 해 배변을 촉진시키고, 장의 벽에 보호막을 형성해 몸에 해로운 유독성 물질의 흡수를 막으며, 장 안의 이상 발효까지 방지하는 탁월한 효과가 있습니다.

사과를 3일간 계속해서 먹으면 펙틴이 대변과 소변을 활발히 배출, 체내 숙변과 수독이 제거돼 자연스레 체중이 줄어듭니다. 사과는 다른 과일에 비해 열량이 적지만 고섬유질이어서 식후 포만감도 높아 최고의 다이어트 식품으로 손꼽히는 것입니다.

펙틴은 유독 성분을 흡수·배출해 장에 해로운 가스가 생기는 것을 막아 피부를 깨끗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에 피부미용에도 효과적입니다. 사과팩을 하면, 유기산 성분이 기미 등을 제거하는 천연 필링제 역할을 해 피부 톤도 밝아집니다. 껍질에는 안토시아닌 등 세포 노화를 방지하는 성분이 있어 피부 노화도 예방해 준다고 합니다.

'아침 사과는 금, 저녁 사과는 독'이라는 말이 나온 이유가 유기산 때문입니다. 사과의 유기산은 대부분 구연산과 사과산으로 이뤄져 있는데 이 산들은 우리 몸에 흡수되자마자 바로 에너지원으로 사용되는 장점이 오히려 분란으로 작용하는 셈입니다.


유기산은 위액 분비를 촉진시키고 소화 흡수를 잘되게 해 활기찬 하루의 시작을 돕는다는 의미로 아침에 일어나서 먹는 사과는 '금사과'라고 불립니다. 반면, 밤에 사과를 먹으면 과다한 섬유질이 장을 자극해 위액 분비를 촉진시켜 배변과 속쓰림, 뱃속이 불편한 느낌 등으로 잠을 설치게 된다는 이유로 '저녁사과는 독사과'라고 외면 당합니다.

그런데 사과는 알칼리성 식품입니다. 브로콜리나 당근, 마늘 등과 비슷한 산도를 지닌 중알칼리 식품인데 약간 신맛이 있다고 해서 사과가 산성식품으로 오해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사실이 있습니다. 밤에 먹는 모든 음식, 특히 자기 전 한 시간 이내에 먹는 모든 음식은 '독'이라고 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요? 음식을 독에 비유하는 것은 지나친 감이 있지만 잠들기 전에 먹는 모든 음식이 위와 장에 큰 부담을 주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래서 늦은 저녁에 먹는 사과만 독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신맛 나는 과일은 다 마찬가지고, 저녁 늦게 음식물을 먹는 것 자체가 바람직한 식생활이라고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아침 사과는 금, 저녁 사과는 독'이라는 말은 한국에서만 통용되는 말입니다. 서구에서는 밤에 허기를 채우기 위해 사과를 먹기도 합니다.

저녁 늦게 과자나 케익 등 당이 엄청나게 든 음식을 먹거나 기름진 음식, 매운 음식을 먹는 것은 숙면을 취하지 않아도 좋다는 의도와 다름 없습니다. 그런 음식들은 먹느니 차라리 사과 몇 쪽을 먹는 것이 몸에 훨씬 이롭기 때문입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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