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 외무장관 "北 핵보유국 인정 못해…외교적 해법 추진키로"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뉴욕 김은별 특파원]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부 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기로 뜻을 함께했다. 양국 외무부 장관은 외교적으로 한반도 비핵화를 이끄는 해법을 모색한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27일(현지시간) 헤더 노어트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전날 틸러슨 장관과 라브로프 장관이 전화 통화를 통해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그는 성명에서 "두 장관은 안정을 저해하는 북한의 핵 프로그램과 관련한 우려에 대해 논의했고 미국과 러시아 어느 쪽도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어 "양측은 한반도 비핵화 달성을 위한 외교적 해법을 위해 계속 노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29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을 시험 발사한 이후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언하며 핵보유국 반열에 올랐다고 주장한 바 있다.
러시아 외무부도 전날 언론보도문을 통해 두 장관의 통화 사실을 전하면서 "양측은 북한의 핵ㆍ미사일 개발이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의 요구를 위반하는 것이라는 데 견해를 같이했다"고 소개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틸러슨 장관과의 전화 통화에서 "미국이 북한에 대한 공격적 수사(修辭)와 역내 군비 증강 등을 통해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며 "제재의 언어 대신 협상으로 미국이 태도를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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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이 같은 행보는 미ㆍ북 관계의 중재자로 나서겠다고 강조한 후 나온 것이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전날 미 CNN 방송에서 러시아가 미국과 북한의 외교 대화에 중재자로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그동안 외교적 해법을 강조해온 틸러슨 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엇박자를 보여왔다는 점에서 러시아와의 공조 노력이 어느 정도 실효성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난 10월 트럼프 대통령은 틸러슨 장관이 북한과의 대화를 시도하자 "시간 낭비를 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최근에도 틸러슨 장관이 북한과의 조건 없는 대화를 언급한 후 백악관 인사들이 이를 번복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후 틸러슨 장관은 지난 20일 "북한이 대화할 준비가 돼 있지 않으면 우리는 대화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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