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전면중단, 관련 법 무시한 '朴 일방적 지시'
통일부 혁신위 대북정책 검토결과 발표…"통치행위도 적법해야"
靑주도로 '임금 전용'이 중단 근거로 삽입되기도
정부가 개성공단 전면 중단 등 지난 보수정부의 대북정책의 점검결과 발표를 앞둔 28일 서울 여의도 개성공단기업협의회로 관계자가 들어서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아시아경제 이설 기자] 지난해 2월 개성공단 전면 중단 조치는 관련법에 근거하지 않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일방적인 지시로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통일부 정책혁신위원회(혁신위)는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5ㆍ24조치, 개성공단 전면중단 등 보수정부에서 이뤄진 대북정책 점검 결과를 발표했다.
혁신위에 따르면 박근혜 정부는 지난해 2월7일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직후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고, 북한의 거듭된 핵·미사일 도발에 단호하게 대응해 나가기로 했으나 개성공단 전면중단에 대해선 결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튿날 김규현 당시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홍용표 당시 통일부 장관에게 개성공단을 철수하라는 박 전 대통령의 구두 지시를 통보했다. 이에 통일부는 긴급히 개성공단 철수를 위한 세부계획을 마련했고, 이틀 뒤인 10일 NSC 상임위는 통일부가 마련한 계획을 기초로 개성공단 전면중단을 결정했다.
혁신위는 "공식적인 의사결정 체계를 거치지 않고 대통령의 일방적 구두 지시로 개성공단 전면중단이 결정된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당시 개성공단 자금이 핵무기 개발에 전용될 수 있다는 근거는 구체적인 정보나 관계 기관과의 협의 없이 청와대의 의견으로 삽입됐다"고 지적했다.
혁신위는 개성공단 철수 일정과 집행도 급박하게 진행되면서 기업의 재산권 보존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으며, 여건이 조성된다면 개성공단 재개를 적극 준비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김종수 혁신위 위원장은 "안보적 위기상황에서 고도의 정치적 행위를 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해도 해당 조치는 헌법과 법률에 따라 적법한 절차를 준수해야 된다"면서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준수하면서도 국제정세 변화 등에 따라 여건이 조성된다면 개성공단을 재개할 필요성이 있고 이를 적극적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개성공단 전면중단 조치 뿐만 아니라 이명박 정부에서 이뤄진 5.24조치에 대해서도 헌법, 남북관계발전법, 남북교류협력법, 행정절차법 등에 근거하지 않은 '통치행위'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5.24조치는 2010년 3월26일 북한의 천안함 폭침사건에 대한 대응으로 같은 해 5월24일 정부가 내놓은 대북 제재조치다. 당시 개성공단과 금강산을 제외하고 방북이 불허됐고, 남북 교역 중단, 대북 지원사업 보류, 인도적 지원 차단 등의 조치가 시행됐다.
혁신위는 "남북관계도 법치의 예외가 될 수 없고, 법을 뛰어넘는 통치행위는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통일정책은 정치적 당파성에 휘둘리지 않고,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법률에 근거하여 일관성 있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텀블러에 담아 입 대고 마셨는데…24시간 지난 후...
혁신위는 지난 9월 외부 전문가 9명으로 구성돼 3개월 간 남북관계 및 대북·통일정책 추진 과정에서 제기된 쟁점 사안들을 검토하고 개선방안을 모색해왔다.
통일부 당국자는 "혁신위의 의견서를 바탕으로 바로 반영할 수 있는 것들은 반영하고 법·제도 정비 등 시간이 걸리는 사안들은 차근차근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