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올해 미국 정부가 외국 기업을 상대로 한 무역 분쟁 건수가 16년 만에 최고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국 우선주의'를 내걸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한국을 포함해 전세계 기업을 상대로 무역 전쟁을 일으킨 결과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외국 기업들을 상대로 한 무역관련 제소 건수가 급증하는 등 무역전쟁이 가열되고 있다고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가 미 상무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 한해 개시된 무역분쟁은 23건, 분쟁 대상국은 29개국으로 2001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새롭게 시작된 조사건수는 79건으로 16년 만에 가장 많았다. 이는 전년 대비 65% 늘어난 수준이다. 한국산 세탁기, 스페인산 올리브, 중국산 알루미늄 포일, 캐나다산 제트여객기 등이 포함된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지난달 21일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가정용 세탁기에 대해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로 120만대를 초과하는 물량에 대해 50%의 관세를 부과하는 권고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 같은 추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무역적자 등을 내세워 자국 우선주의를 외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외국 경쟁사를 상대로 한 ITC 등에 대통령 승인이 필요한 세이프가드 청원 등도 잇따르고 있다. WP는 "백악관이 세계경제에서 미국의 역할을 재정립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며 "미국 기업들도 외국 경쟁사에 대한 새로운 무역소송을 계속 제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윌버 로스 상무부 장관은 WP에 "트럼프 대통령의 지침에 따라 어느 행정부보다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뜻을 미국 기업에 전달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서 미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 등이 주최한 토론회에서도 "업계 청원뿐 아니라, 상무부 차원의 불공정 무역거래 조사를 강화해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었다.


제지업체 놀펙, 벨 카터 푸드, 바이오디젤 연합 등 수입관세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미국 기업들은 "무역제한 조치는 운동장을 평평하게 만들고 미국의 일자리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주장은 업계 내에서도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WP의 분석이다. 태양에너지산업연합은 앞서 이 같은 조치가 8만8000개의 일자리를 사라지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AD

미국 월풀과 ITC에서 맞선 삼성전자의 존 해링턴 전무는 "우리는 미국에서 제조기업을 하며 1만8000명 이상의 근로자를 고용해왔다"고 반박했다. 그는 성명을 통해 "그 누구도 미국에서 일자리를 창출하려는 우리의 의지를 의심해서는 안 된다"라며 "우리는 사실상 미국의 제조업체로 장기적인 전략을 갖고 기업을 경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월풀은 미 무역대표부(USTR)에 최근 발표된 ITC 권고안이 부족하다며 세탁기 완제품에 대한 50% 관세와 부품 수입 쿼터가 필요하다는 기존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USTR은 내달 초 공청회에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청취한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