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친 승객에 치료비도 안준 항공사…법원 "5000만원 배상"
[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아시아나항공 비행기에서 다친 승객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법원이 5년 만에 항공사의 책임을 인정해 약 5000만원을 승객에게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8부(김범준 부장판사)는 최근 류모(83)씨 모녀가 아시아나항공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항공사는 류씨에게 약 2200만원, 류씨의 딸 김씨에게는 약 3000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류씨 모녀는 2012년 8월21일 미국 호놀룰루 국제공항을 출발해 일본을 거쳐 한국으로 입국하는 아시아나항공 비행기에 탑승했다. 류씨는 같은날 오후 화장실에 다녀오던 중 항공기가 급격하게 흔들려 공중으로 부양했다 바닥에 떨어지면서 좌측 경골 골절상을 입었다.
김씨는 쓰러져 있던 류씨를 돕기 위해 안전벨트를 풀고 일어났는데, 다시 항공기가 심하게 흔들리는 바람에 김씨 역시 공중으로 부양했다가 떨어지면서 좌석에 얼굴을 부딪쳐 상해를 입었다.
이에 류씨 모녀는 항공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지만 아시아나항공 측은 "예측할 수 없는 난기류를 만나 불가항력적으로 발생한 사건이어서 운항승무원들에게 어떤 과실도 없다"고 주장했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아울러 "류씨 모녀에게 안전벨트 착용표시등이 점등돼 있었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좌석을 이탈한 중대한 과실이 있으므로 배상을 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증거 등을 종합한 결과 해당 사고는 전적으로 아시아나항공 운항승무원들의 과실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항공사는 류씨 모녀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인정했다.
당시 항공기가 급격히 흔들린 이유는 적란운에서 발생한 난기류 탓인데, 아시아나항공 운항승무원들 중 누구도 항공기 기상레이더가 꺼져 있는 것을 인식하지 못해 기상 상황의 변화에 적절히 대비하지 못했다는 게 재판부 판단이다.
재판부는 "다른 항공기들은 적란운의 존재를 인식해 대부분 적절한 대응을 했던 것으로 보이고, 당시 아시아나항공 외에 난기류로 인한 문제를 겪은 항공기는 보고된 바가 없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류씨는 안전벨트 착용표시등이 꺼져 있는 상태에서 화장실에 다녀오다 갑자기 난기류를 만나 골절상을 입게 된 것으로 (류씨에게) 주의의무 위반이 있었다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김씨에 대해서는 안전벨트 착용표시등이 켜진 상태에서 좌석을 이탈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바닥에 쓰러져 몸을 가누지 못하고 있던 류씨를 구호할 목적으로 안전벨트를 풀었고, 두 사람은 모녀관계인 점을 고려하면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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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재판부는 "아시아나항공은 류씨 모녀가 사고로 치료 중이던 2012년 중간합의를 제안한 것 이외에는 사고 발생일로부터 5년 이상이 지난 현재까지도 자신에게 어떤 책임도 없고 이들에게 책임 있는 사유로 상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치료비조차 지급하지 않고 있는 등 피고의 태도와 원고들의 상해 정도 등을 참작해 위자료를 1000만원으로 정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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